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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분석

제2롯데월드 항공운항학회 보고서

3도 틀어도 동편활주로는 사실상 착륙 불가능, 이륙도 위험

  • 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mn@donga.com│

제2롯데월드 항공운항학회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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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FAA 기준 운운하다 국내법으로 판단
  • ● 국내 사정 때문에 7구역 설정 안 했는데, 이를 거꾸로 이용한 롯데
  • ● 연구 용역 계약도 하기 전에 난류·와류 조사 맡겨
제2롯데월드 항공운항학회 보고서
행정조정협의회의 용역을 받아, 제2롯데월드를 건설해도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은 보장된다고 한 한국항공운항학회의 결론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제2롯데월드 건설 허가 방침에, 학회가 그에 필요한 결론을 도출해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한 대답은 무엇일까. 먼저 ‘폭풍의 눈’이 된 이 학회의 위상부터 살펴봤다. 과학기술단체를 육성 지원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는 416개 과학단체가 회원으로 있는데, 이 학회는 회원이 아니다. 그리고 이 학회가 발간하는 ‘한국항공운항학회지’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등록돼 있지도 않다. 이 때문에 이 단체의 능력과 위상은 의심받고 있다.

두 번째 궁금증은 행정조정협의위원회가 이 학회를 선정한 ‘과정’이다. 행정조정협의회는 해당 부처의 과장급 인사들이 ‘실무협의’를 한 뒤, 차관급을 대표로 한 ‘실무회의’를 열고, 이어 장관급이 모인 ‘본회의’에서 추인하는 형태로 결론을 도출한다.

찬성론자끼리 모여 연구기관 선정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급 실무협의다. 3월2일 처음 열린 실무협의에 국방부 대표로 참석한 이는 군사시설기획관실 시설기획과의 중령이었고, 공군에서는 전력계획과장(대령)이 참석했다. 그리고 롯데와 입장이 같은 국토해양부에서 항공교통기획담당관이 참여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2월3일 국회에서 열린 제2롯데월드 공청회에서 “제2롯데월드와 서울공항에 입출항하는 항공기가 충돌할 확률은 1000조분의 1이다”라고 주장한 국방부 김광우 군사시설기획관이 이끄는 부서의 중령이 공군 대령과 함께 국방부 대표로 나온 것이다. 행정조정협의회는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여는 것인데, 3월2일의 실무협의에서는 이견이 없는 부서의 대표자들이 모여 이 학회에 연구를 맡기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이 학회의 부회장인 송병흠 항공대 교수는 2월3일 국회 공청회에서 제2롯데월드 건설 찬성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2003년 공군과 국방부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했다. 이때 국방부와 롯데입장을 옹호했던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의 전신)는 같은 문제를 놓고 행정조정협의회를 열어,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연구 용역을 맡긴 적이 있다. 그리고 2004년 초 FAA의 최종 보고서를 받고 제2롯데월드 건설 불허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6년이 지나 똑같은 문제를 항공운항학회에 맡기자, 180도 다른 결론이 나왔다. 그로 인해 왜 항공운항학회에 연구 용역을 맡겼느냐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돈 때문에 외국기관에 조사를 맡기지 못했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FAA는 2004년 1월에 최종 연구보고서를 낸 바 있으니 또 맡겨서는 안 된다는 합의가 있었다. 외국기관에 조사를 맡기면 용역비가 1억~2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마련하려면 따로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그런데 추경예산을 편성하면 연구 용역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대한 빨리 조사하기 위해 예비비에서 지출이 가능한 3000만원 정도에 연구조사를 맡겨야 하는데, 이 돈으로 할 기관을 찾다 보니 이 학회를 선정하게 됐다.”

돈 때문에, 그리고 시간 때문에 항공운항학회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항공기의 초고층 건물 충돌사고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생각한다면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완전히 거꾸로’ 간 것이다. 행정조정협의 회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빠른 시간 내에 제2롯데월드를 지을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결국 항공운항학회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 학회가 공개한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사실관계는 물론이고 논리 전개에 상당한 허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FAA 규정 아닌 국내법으로 판단

국내법인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은 군용기지 주변에 ‘여섯 개의 비행안전구역을 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는 비행안전 6구역 바로 바깥에 위치한다. 따라서 국내법만으로 본다면 제2롯데월드 건설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했던 것은 제2롯데월드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정한 비행안전구역은 물론이고, 비행안전에 대해서는 가장 권위 있는 곳으로 인정되는 FAA의 비행안전구역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비행안전에 관한 법은 미국 것을 베끼다시피 한 것이다. 그런데 왜 한국 법이 정한 비행안전구역은, FAA는 물론이고 ICAO의 규정과 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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