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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프라이버시 존중하더라도 남편 이름 공개는 가능”

  • 최강욱│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choepro@lawcm.com│

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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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톱 탤런트 이영애씨의 결혼 보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며 법률적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씨 변호인 측의 ‘압력’에 언론은 이씨 남편의 이름도 거론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해외토픽에 나올 법한 이 희한한 사태를 법은 어떻게 해석할까.
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연예인의 사랑과 결혼은 대중의 커다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의 발달로 온갖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세상에서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두말할 나위 없이 주요한 뉴스가 된다.

굵직굵직한 연예인 관련 기사가 연일 지면을 장식하는 가운데 최근 희한한 일이 일어나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한류의 대표주자이며 명실상부한 최고 스타인 배우 이영애씨의 결혼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남편의 이름과 신상에 관한 보도가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기사들을 자세히 살피면 그 과정 또한 예사롭지 않다. 특이하게도 법무법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톱스타의 결혼 소식을 전했고, 그 내용 가운데에는 “신랑의 상세한 신상 및 사진 등은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어 미공개하기로 하였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당장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권의 주요 매체들이 이 소식을 톱뉴스로 전하면서도 막상 법무법인이 낸 보도자료에 명기된 ‘사생활 침해의 우려’에 관한 부분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법률적 사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급 때문에 신랑의 신상에 관한 언급을 에둘러 피하고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 옛날 얘기 속 어떤 이의 답답함이 오늘날 첨단의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며 대중을 위한 정보 전달의 최전선에 있는 국내 유수의 기자들에게 가히 ‘동병상련의 아픔’이 되어 이어지는 것이다.

세칭 ‘네티즌 수사권’이 즉각 발동되어 당사자의 이름과 과거 전력을 추측하여 공표하는 글이 난무하는 가운데, 당사자로 지목된 듯한 이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의 최상위권을 점하고, 게다가 세간에 회자된 또 다른 유명 연예인까지 함께 언급되며 대중의 궁금증은 최고조에 달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당사자는 말이 없고, 기자들은 통분한다. “난 미리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러이러한 이유로 특종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식의 분풀이성 또는 변명성 기사가 이어진다.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웃어버리기에는 너무나 기막힌 현상이다.

‘특종’을 먹고사는 언론의 본질에 비추어 이번 사태에 관한 대중과 언론사의 물음은 결국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서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며 눈치를 보는 가운데 신랑의 성이 정씨라는 사실은 이제 공지의 사실이 되었고, 귀국한 신랑과의 인터뷰 기사까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공식적 보도 공간에서 이영애씨의 새신랑은 이름 없는 ‘한 남자’에 머무르고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나는 흠집이 많이 난 사람이다. 하지만 영애와 그녀 가족들한테까지 그런 아픔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게 신랑의 변이다. 법무법인이 가장 완곡한 표현으로 신랑의 신상에 대한 비공개를 언급하고 있음에도, 목하 언론들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법률적 사정”의 당사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한편으로는 누구인지 다 알고, 난 진작 알고 있었다는 중얼거림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명확한 경계선을 찾지 못하는 언론의 고민 앞에 연예인이 공인(公人)인지, 공인의 프라이버시는 어떤 전제로 얼마만큼 보호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판례와 법제는 아직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외국에 비해 관련 사건이 드문 것도 한 이유겠으나, 결혼이라는 가장 축복받을 소식에서 신랑의 이름을 둘러싼 법률적 쟁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애초에 고리타분한 법률이론가들의 상상력을 넘어서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연예인 커플이 날로 증가하고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속속 공개되며, 결혼 발표현장 및 결혼식 자체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벤트로 연결되는 것을 숱하게 목격한 대중의 관점에서 이는 분명 낯선 일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가슴 아프게 요절한 여배우를 마지막까지 보살핀 순애보와 더불어 짧고 아름다운 결혼생활의 애틋함을 밝힌 당사자도 있다. 그는 결국 얼굴을 공개하며 망인을 떠나보낸 절통한 마음을 토로해 대중의 공감을 넓히고 소설에나 있을 법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지면을 당당히 장식하기도 했다. 여기에 혼전임신 사실을 당당히 공개하며 “(유명 가수인) 그를 만나 사랑하고 임신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라는 자랑을 솔직히 털어 놓은 여배우의 기사까지 더해지면 이영애씨의 경우는 정말 독특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말 법률적 해석은 오리무중에만 머물고 있을까?

학계와 실무에서 언론보도에 따른 법적 책임으로 가장 비중 있게 논의되는 것은 민사책임이다. 이영애씨 관련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는 언론사와 기자들도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언론 소송에서 보도의 공공성은 언론사와 기자들이 언론보도에 따른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입증해야 할 기본이다.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당사자가 자신이 본 피해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언론사와 기자는 그 보도에 공공성이 있고 진실한 것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일단 보도내용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되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이 기사에 드러나 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크다. 이는 추가 증거가 필요 없이 보도내용을 살펴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소송에서는 보도에 공공성이 있고 진실성 혹은 상당성이 있는지를 놓고 당사자들 간에 불꽃 튀는 논전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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