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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추락한 1등 기업, 부활의 노래 부를 수 있을까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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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기업의 모범생이었다. 국내외에서 공장견학 신청이 끊이지 않던 회사였다. ‘저스트 인 타임(JIT)’과 ‘전사적 품질경영(TQM) 등을 통해 제조업 교과서를 다시 쓴 주인공이었다. 2년 전에는 80년 동안 세계 1위 자동차 회사 자리를 지키던 제너럴 모터스(GM)의 아성을 파죽지세로 무너뜨렸다. 도요타가 바로 그 회사다. 그런 도요타가 요즘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도요타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

미국에선 중고차 거래가 개인 간에도 활발하다. 인터넷에 매물을 내놓거나 혹은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면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연락을 해서 사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중고차로 가장 인기가 있는 차종은 도요타다. 그 중에서도 캠리다. 캠리가 매물로 나오면 며칠이 안 돼 팔려나간다. 중고차시장의 황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새 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것이 도요타 자동차다. 연식이 10년 지난 차량도, 주행거리가 15만마일(24만km)이 넘어도 자동차를 파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이유는? 미국 소비자에게 도요타는 ‘좀처럼 고장이 나지 않는 차’ ‘품질이 믿을 만한 차’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사는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차가 고장이 나는 경우다. 이럴 때에는 이미 보증수리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꼼짝없이 자신의 돈으로 수리해야 하는데, 미국에선 자동차 수리비가 매우 비싼 편이다.

이처럼 품질의 대명사인 도요타가 지난해 미국에서 380만대에 대해 리콜(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제조업체가 무상수리 조치하는 것)을 실시했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한 이후 최대규모의 리콜이었다.

리콜의 계기가 된 사건은 2009년 8월28일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였다. 당시 운전자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베테랑 경찰관인 마크 실버였다. 그가 운전했던 자동차는 도요타가 생산한 렉서스 ES 350 세단이었다. 당시 ES 350은 시속 120마일(192km)의 속도로 주행하다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운전자인 실버, 그의 부인, 딸, 그리고 처남 등 차에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 사고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고 직전 운전자의 처남인 크리스 라스트렐라가 휴대전화로 걸어온 911 비상전화 때문.

“큰일 났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고 있다.”(We‘re in trouble…There‘s no brakes.)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문제가 됐던 렉서스 ES350 매트.

당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미 고속도로안전국(NHTSA)은 지금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도요타는 사고 당시 가속페달이 차량 매트에 끼어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보고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대상은 △렉서스 ES 350 2007~2010년식 △캠리 2007~2010년식 △아발론 2005~2010년식 △프리우스 2004~2009년식 △IS 250, IS 350 2006~2010년식 등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 차량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과는 다른 방식의 차량매트가 장착돼 있어 리콜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도요타의 급가속 관련 사고가 이 사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사고로 사람이 숨진 사건이 이번 사건을 포함해 5건에 달한다. NHTSA에는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에 대한 불만이 400건 접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차량의 전기장치나 가속페달 디자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급발진이나 급가속 의혹 제기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소송문화와 집단소송이 발달한 미국에서 이런 의혹이 대대적으로 제기되고, 또 언론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 처지에선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우디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급발진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나중에 아우디에 대한 급발진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미 피해를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었다.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2000년 타이어 대량 리콜로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봐야 했다. 소송 천국인 미국에서 제품의 안전을 둘러싼 경영리스크는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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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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