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호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노후 설계 시작하라”

  • 김희연│신동아 객원기자 foolfox@naver.com│

    입력2010-04-01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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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
    살고 있는 집 한 채, 직업 없는 배우자, 아직 취직을 못했거나 결혼하지 않은 자녀 한두 명, 중간정산 받고 남은 약간의 퇴직금, 그동안 소비하고 남은 돈에서 조금 떼어 모아둔 약간의 현금 자산.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온 1차 베이비붐 세대의 현실이다. 약간이라도 현금이 있으면 그나마 살겠다거나 빚만 없어도 성공한 은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A씨(남성)는 1956년생으로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중소기업에 다니며 착실하게 월급을 모으다 경기가 좋던 시절 친구의 사업을 도우며 목돈을 쥐었다. 잘나가던 사업이 하향세에 들어서자 택시운전을 새 직업으로 택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이제 겨우 대학생인 두 자녀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택시를 몰고 있다. 정 안 되면 아파트 담보 대출이라도 받겠지만, 택시기사는 은퇴 연령이 없는지라 벌 수 있는 한 벌어보려고 한다. 한때 모았던 목돈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들어갔다. 아파트 시세는 올랐지만, 당장 팔 형편은 못 된다. 연금보험은 아내가 알음알음 든 것이 있는데 정확한 설계 내용은 부부도 잘 모른다.

    서울 반포구에 사는 B씨(남성)는 1962년생으로 1차 베이비붐 세대에선 끝자락이다.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다니던 대기업의 외주를 받는 작은 회사를 차렸다. 반포의 아파트는 결혼할 때 아버지가 마련해준 것이었는데, 재개발이 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려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작은 평형의 아파트에 살다가 인근 지역에 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크기의 주택을 구하는 데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어갔다. 남보다 나은 형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에게는 현금 자산이 전혀 없다시피 하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돈도 있고, 첫째 아이는 대학생에 둘째는 아직 고등학생이기 때문이다. 연금이나 펀드에 약간씩 돈을 넣고 있지만 전체 지출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다.

    노후에 대비한 자산이 거의 없는 A씨나 B씨는 특별한 사례일까?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4분기에 가구주가 40~49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약 390만원, 월 평균 소비 지출액은 약 259만원이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약 354만 원, 소비 지출액이 약 210만원인 것과 비교할 때 소득만큼 지출이 많은 것이 40~49세 가구주가 당면한 현실이다. 앞서 A씨와 B씨의 사례는 주택 구입 자금에 활용한 대출이 없고 55세 이후에도 소득원이 있으니 그나마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이여, ‘너 자신을 알라’



    은퇴 자금은 얼마나 있으면 될까? 정답이 하나일 리는 없으나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답은 확실히 오답이다. 필요 은퇴 자금은 3억원, 10억원 등 발표 기관에 따라 추정치가 다르다. 그 기관 중 하나인 보건복지가족부가 2009년 발표한 2010년 2인 가족의 한 달 최저생계비는 85만8747원이다. 이는 55세에 은퇴해 80세까지 산다는 가정하에 단순 계산을 해봐도 2억500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물가상승률은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게다가 은퇴 후 기초 생계만 유지하며 살겠노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요 은퇴 자금은 3억원이 훨씬 넘으리라는 예상을 누구나 할 수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자신과 배우자에게 얼마만큼의 월 생활비가 필요한지에 따라 은퇴 자금의 답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노후 생활에 대한 확실한 그림을 그려야 본격적인 은퇴 자금 설계를 시작할 수 있다. 그 밑그림에 따라 매달 일정한 소득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이연학 웰스매니저는 “막연히 10억~20억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욕심을 부리면 은퇴 자금 설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과 배우자의 생활자금에 대한 합리적 목표를 세우는 등 재무 설계와 친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 후 제1 소득원이 될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현재 49.5%다. 국민연금 출범 초기의 소득 대체율이 70%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소득 대체율은 앞으로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이는 은퇴 직전의 소득 기준이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 기간 평균 임금의 49.5%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는 남성이 은퇴 후 월 100만원의 수입이 더 있으면 원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저금리 시대인 요즘으로서는 꽤 높은 이율인 6%를 가정해도 은행에 2억원을 예치해야 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은퇴 시점에 현금 자산 2억원이 없다면 부부가 원하는 노후 생활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자녀, 부동산과의 결별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

    부동산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신화를 버려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김현수 연구위원은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생애 중 가장 높은 소득을 올려야 하는 40대 때 외환위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명예퇴직으로 받은 자금을 고금리 상품에 넣어두면 이자로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었기에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대비에 심정적으로 소홀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퇴직연금도 현금자산도 없이 은퇴하게 된 사람은 노후 생활과 관련해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비정하게 들려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특히 준비된 연금 자산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재취업을 은퇴 전부터 염두에 둬야 한다.

    많은 사람이 손에 쥔 노후자금이 없거나 노후자금의 상당 부분을 지출하는 배경에는 자녀가 자리 잡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은 지금 20~30대다. 이 세대의 현실은 ‘청년 실업’ ‘88만원 세대’, 일하면서도 가난한 ‘워킹 푸어’ 등의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자녀의 결혼자금이나 주택구입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을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 당장은 자식을 위하는 길 같아도 그로 인한 노후 부담이 자녀에게 부메랑처럼 전가될 것이라는 얘기다. 신한은행의 이관석 재테크 팀장은 “상속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녀를 비롯한 가족과 은퇴 후 자산관리에 대해 합의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1차 베이비붐 세대가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바로 부동산이다. 이들은 부동산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철석같이 믿고 있는 세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념이 부질없고도 맹목적이라고 말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월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과 시사점-장기적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수도권 아파트가 장기 상승했던 시기의 원인 중 하나로 실수요 계층인 1차 베이비붐 세대가 30~40대였다는 점을 꼽는다. 하락 가능성의 원인 역시 저출산 풍조에 따라 앞으로 30~40대 실수요 인구가 점차 감소한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의 사정이 이럴진대 다른 지역의 일반 주택 사정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부동산의 급격한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고, 떨어지지 않더라도 더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까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이끌어온 것이고, 그들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줄 여력이 있는 세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은퇴를 위해서는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산을 동산으로 옮기는 재분배를 시작해야 한다. 임대소득을 기대할 수 없거나 살고 있는 중대형 주택 한 채만 소유하고 있다면, 부부가 살 수 있는 중소형으로 주택을 옮기는 등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는 것이 좋다. 집 외에 별다른 자산이 없는 은퇴자에게는 정부가 보증하는 주택연금이 노후자금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을 담보로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이 상품은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을뿐더러 주택 가격이 대출 잔액보다 높을 경우에는 상속도 된다. 반면 대출 잔액이 더 높을 때는 상속인에게 채무로 남지 않는다. 그러나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에 한하고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이 되어야 하므로, 은퇴 시점인 55세 이후 몇 년 동안 소득을 창출할 여력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안전 자산 마련은 기본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 팀장은 “은퇴 후 매달 일정한 연금을 받더라도 저축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금을 비롯한 기타 수입이 들어오고 고정 지출만 나가는 기본 통장, 일정액의 생활비만 넣어놓고 쓰는 가계부와 다름없는 지출 통장, 3~6개월의 생활비를 넣어놓은 비상금 통장, 그리고 투자를 할 통장으로 분리하는 습관은 은퇴 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과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은퇴 후에도 다양해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장성 보험 하나는 적어도 80세 혹은 100세까지 혜택이 있는 것으로 들어두는 것이 낫다. 늦기 전에 보험을 점검해 60세까지만 보장되는 상품은 아닌지 확인해두어야 한다.

    은퇴 자금을 안전성이 확보된 상품에 일부 비축해두는 것은 심리적으로 큰 지지가 된다. 대한생명 경인FA센터의 배경호 CFP는 “은퇴 준비를 잘 해두지 않으면 급한 마음에 큰 위험을 감수한 투자에 무리하게 뛰어들 수 있다”면서 “회복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는 은퇴 계층에게는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위험성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 힘든 은퇴 후 생활자에게 은행은 여전히 매력적인 금융기관이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이지만 추가입금이 자유로운 ‘민트 정기예금’ 등 다양한 예금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가입 금액 500만원 이상에 가입기간 1개월 이상 3년 이하인 ‘실세금리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연금형을 선택할 경우에 매월 고객이 정한 일정 금액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조금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연금신탁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연금 상품이다. 또한 연금보험 역시 보험사뿐 아니라 은행에서도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장년층을 공략하는 은행 상품으로 KB국민은행은 ‘와인(WINE) 정기예금’을 내세우고 있다. 이 상품은 이자 수령방법이 만기일시지급식, 월이자지급식, 연금지급식으로 다양하다. 연금지급식은 최장 15년 이내에서 거치 기간과 연금지급 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연금지급 기간 고객이 지정한 계좌로 원리금을 매월 균등 분할해 지급받을 수도 있다. 약정금리에 더해 우대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핵심 요구불예금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 ‘名品여성종합통장’ ‘사업자우대종합통장’ 및 KB카드와 함께 가입하는 고객 또는 국민은행 첫 거래 고객, 5년 이상 장기거래 고객 등에게 최대 연 0.4%p의 우대금리를 준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퇴직금이나 부동산 매매자금 등을 예치한 경우 또는 계약기간 1년 이상인 거치식·적립식 예금상품을 해지한 후 3개월 이내에 예치한 경우에는 연 0.2%p의 특별이율을 더해준다.

    중장년층인 45~64세를 뜻하는 ‘WINE(Well Integrated New Elder) 세대’에서 이름을 따온 통장답게

    부가서비스도 적지 않다. 창구를 이용해 KB국민은행으로 송금시 수수료 면제,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 무료 대행, 세무·법률·부동산 전문가 상담서비스, 그리고 24시간 365일 건강 상담이 가능한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종신 연금이 가장 좋다”

    전문가들은 노후를 위한 금융상품은 죽을 때까지 받는 종신 연금 형태가 가장 좋다고 권유한다. 기대 수명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죽을 때까지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들의 자산 컨설팅을 맡고 있는 기업은행 PB고객부 오정순 차장은 “부동산 등 묶인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다소 적은 금액이어도 다달이 소득이 있는 사람의 은퇴 생활이 훨씬 여유롭다”고 말한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이연학 웰스매니저도 “죽기 직전까지 현금이 발생하는 금융 자산인 연금 자산을 최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노후 대비를 못했지만 퇴직금을 비롯한 목돈을 손에 쥔 퇴직자라면 연금이 가입 1순위 상품이다. 이 상품의 가입자는 목돈을 보험료로 낸 뒤, 바로 다음 달이나 원하는 시기부터 종신 형태로 매달 일정액을 받게 된다. 비과세를 통한 절세효과가 있고, 10년이 넘으면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며,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도 제외된다. 적립금의 원리금을 평생 나눠 받는 종신연금형과 적립금의 이자를 연금으로 받고 사망시 적립금을 상속하는 상속연금형이 있다. 이율도 높은 편이다. 즉시 연금에는 교보생명의 ‘교보 바로받는 연금보험 Ⅱ’와 대한생명의 ‘무배당 리치바로 연금보험’과 같은 상품이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를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

    금융상품은 80세 혹은 100세까지 혜택이 있는 것으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많은 연금 상품 중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1순위는 변액연금 보험이다. 국내외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변액연금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이득이라는 것이다. 저축, 연금, 투자 기능이 있는 변액연금은 은퇴 자금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넣으라는 추천이 많았다. 단·장기 투자 후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변액연금의 특성을 무시한 채 중도 해지할 수도 있는 돈을 변액연금에 넣어서는 안 된다. 절대 해지하지 않을 작정으로 은퇴 후 자산을 위한 변액연금 보험금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대한생명의 ‘플러스 UP 변액연금보험’은 최소 10년 납부 고객에게는 연금 개시 전에도 시점별로 납입한 원금 이상을 해약환급금으로 최저 보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최소 10년납의 경우, 납입기간이 끝난 시점에는 납입금의 100%를, 이후 3년 시점마다 6%씩 늘어난 금액을 최저 보증한다. 투자수익률과 관계없이 원금을 보장받고 이후 최저 보증액이 늘어나 안정적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KOSPI 200 지수의 변동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장외콜옵션과 채권 및 채권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성뿐 아니라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이 상품의 가입연령은 15세에서 70세까지며 5년납, 7년납, 10년납, 15년납, 20년납이 가능하다. 월 최저 10만원부터 납부할 수 있다. 연금 개시 시점은 45세부터 80세까지다. 연금 수령 이전 운용 기간에는 1년에 12번까지 해약환급금의 50%를 중도 인출할 수 있고, 여유자금이 생길 때는 연간 총 기본 보험료의 두 배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월 납입 보험료에 따라 최고 1.5%까지 보험료 할인혜택을 준다. 보장기능도 있어서 가입 후 사망 시 600만원, 재해 사망 시 1200만원의 보험금과 사망 시까지의 적립액이 함께 지급된다. 15개의 특약이 가능하며, 납입면제 특약 가입시 장해지급률 50% 이상이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교보생명의 ‘교보 3UP 인덱스 변액연금보험’도 실적 배당형 상품이기는 하지만, 펀드 수익률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이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했다. 역시 단계마다 달라지는 이른바 ‘스텝업(Step-up)’ 보증제도를 통해 적립금이 단계별 수익률(130%, 150%, 200%)에 다다를 때마다 연금개시 시점의 해당 금액을 최저 보증해준다. 예를 들어 보험료 납입이 끝난 뒤 연금개시 3년 전까지 적립금이 주계약 보험료 원금의 130%를 달성하면 이후 펀드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이 금액을 연금재원으로 보장한다. 투자수익이 더 올라 200%를 달성하면 이후 수익률에 관계없이 원금의 200%를 보장하고, 더 높아져도 그만큼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원하면 수익률 130% 이상부터 일반연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이 상품의 가입연령은 만 15세부터 70세까지이며 연금개시 시점은 45~80에서 선택할 수 있다. 가입 후 2년이 지났을 때부터 가입자의 신청에 따라 최장 1년까지 납입 중지가 가능하다. 이 기간에도 보장을 계속 받을 수 있으며, 그 기간만큼 납입기간이 자동 연장된다.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연 12회까지 적립금을 중도 인출해 쓸 수 있으며 납입보험료에 따라 최고 2.5%까지 보험료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보장기능이 있는 특약도 선택할 수 있다.

    교보 3UP 인덱스 변액연금보험의 투자 대상 펀드는 코리아인덱스 혼합형, 글로벌인덱스 혼합형, 채권형, 단기채권형의 네 가지다. 코리아인덱스 혼합형과 글로벌인덱스 혼합형은 주가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로 운영되며 국내외 우량주와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등에 50% 이내를 투자하게 된다. 나머지는 안정적인 채권 등에 투자한다.

    투자 상품에 눈을 돌려라

    많은 전문가는 고수익 투자 상품에도 자산을 배분하라고 충고한다.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저금리 시대에는 일정한 위험을 감수해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전과 비슷한 소비 수준을 감당할 수 있으려면, 은퇴 후에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구조에서 나오는 연금소득 외에 금융소득이 뒷받침되어야만 은퇴 전 임금 수준을 대체할 수 있다.

    대우증권 상품기획부 김혜준 선임연구원은 “연금, 저축, 보험 같은 저위험 자산과 주식, 금, 원유, 농산물 등 고위험 자산을 자신의 성향과 상황에 맞게 선택해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김현수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심한 투자 상품도 장기로 보면 위험성(리스크)이 크게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때 많은 투자자를 눈물 흘리게 한 주식형 펀드를 ‘미워도 다시 한 번’ 노후 대비 포트폴리오에 올려야 할 상품으로 꼽았다. 기업은행 오정순 차장은 ‘알리안츠 기업가치 나눔 펀드’를 숨은 알짜 펀드로 추천했다. 초기에는 기업은행에서만 판매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다. 노후를 위한 펀드 역시, 국내와 국외를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 팀장은 “은퇴 준비에 여유가 있다면 이머징 마켓이 변함없는 대안”이라며 ‘신한BNP파리바 오퍼튜니티 차이나 펀드’를 추천했다.

    연금 상품으로 접근해봐도 연금보험과 연금신탁 외에 연금저축 펀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전 금융기관을 합산해 분기당 300만원 이내에서 자유적립이 가능하며, 만 55세 이상이 되는 시점까지 10년 이상 연 단위로 적립할 수 있다. 퇴직연금 불입액을 포함해 연 300만원 이내에는 매년 적립액의 10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어서 절세 혜택도 있는 상품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우리행복연금’이라는 머리말을 단 코리아인덱스 주식형, 이머징인덱스, 코리아인덱스 채권형, 2020증권1호 등 다양한 펀드가 있다.

    어느 정도 안전성을 노린다면, 매월 지급되는 확정금리형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현수 연구위원은 최초 가입시 금리가 확정돼 있어 금리 변동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 거치 2년 연금형, 3년 연금형과 2년 거치 3년 연금형, 5년 연금형 등이 있으며 지방채나 AA+이상 특수채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 투자한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이희 팀장은 물가연동형 채권과 맥쿼리인프라 펀드를 추천했다. 물가연동형 채권은 물가상승에 따른 채권의 실질가치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하고, 이자소득은 분리과세 신청할 수 있어서 절세효과도 있다. 중도환매가 자유롭기는 하지만, 단기매매시 금리손실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인프라 자산의 건설과 운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업 시행자들의 지분이나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백양터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마창대교 등 14개 투자 자산에서 안정적인 시가 배당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약 9% 내외의 배당이 이루어졌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원년을 맞이해 노후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디를 살펴도 희망적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은퇴가 목전이라도 손을 놓고 있기보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밖에 다른 수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대한생명 경인FA센터의 배경호 CFP는 “은퇴 후 닥칠 어려운 현실이 은퇴 준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빨리 시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노후 자금 준비는 금액, 수익률, 시간이 3대 원칙인데 소득은 한계가 있고 수익률은 위험과 비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싸움’이라는 설명이다.

    빨리 준비한다고 아무 상품이나 가입할 수는 없다. 대우증권 상품기획부 김혜준 선임연구원은 “제도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상품별 특성을 이해하며,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전문가를 만나라”고 조언했다. 우선 제도에 따라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위법한 투자 대상을 피할 수 있으며, 전략적 투자 자산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제도나 시장에 변화가 있을 때 그에 맞는 대응을 하려면 다양한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산 관리를 남에게 맡긴다고 해도 자신이 기본적인 흐름은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 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도 24시간 자산 관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재무 설계나 자산관리 전문가와 믿을 만한 관계를 형성해나가며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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