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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우들이 털어놓은 性접대 실태

“문제 PD들이 방송국 간부, 제작자, 유명 연출자로 활동한다”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女배우들이 털어놓은 性접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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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는 선망의 대상이면서 욕망의 대상이다. 가부장 문화는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으로 간주한다. 욕망으로 소비되며 성적 시선을 벗어나기 어렵다. 카메라는 관음증의 매개다. 렌즈는 남성의 시선으로서 여성의 몸을 객체화한다. ‘너는 내 소유물이니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는 스폰서 말처럼 여배우를 사적으로 소유하려는 건 가부장적 권력욕의 발현이다. 데뷔가 늦어져 초조한 지망생이나 경제적 곤란을 겪는 신인에게 “데뷔를 시켜주겠다” “뜨게 해 주겠다”는 약속은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유혹이다. 거절했을 때 받는 불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D씨의 고백을 좀 더 들어보자.

“내 친구의 경우인데, ‘내가 너를 데뷔시켜주겠다, 너 뜰 때까지 다 해주겠다, 그런데 1년 동안은 주변 사람들 아무도 만나지 말라고, 죽은 듯이 살라고,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말하더래요). 그래서 그러겠다고 했는데, 그 다음부터 기획사 사장님하고 밥을 먹는데 이제 들이대는 거예요. 뽀뽀도 하고, 살짝살짝 만지고, 너 내 애인 하자….”

캐스팅부터 투명하지 않다. 설문조사에 응한 연기자와 연기자 지망생 90% 가까이가 공개 오디션보다 비공식 미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기자 58.7%, 지망생 77.6%가 방송 관계자와의 술자리가 진입 통로로 구실한다고 여긴다.

심층면접과 개방형 설문에 응한 연기자 4명의 토로를 들어보자.

“무엇보다도 우리는 약자이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더라도 겉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어요. 넌 왜 그렇게 가슴이 작냐, 너 밤에 잘 하겠다는 말을 들어도 뭐라고 항의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당장 캐스팅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고.… 중요한 건 설문조사에 응해도 바뀌는 게 없다는 거.… 강자인 그들이 생각을 바꾸고 같은 일을 하는 딸이고, 친구이고, 엄마이고 아내라는 마음으로 존중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날이 올까요.”



“소속사 요구로 식사자리 술자리에 여러 번 불려나갔어요. 결정적으로 사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느끼한….”

“성상납이나 술자리 응대, 스폰서 제의는 신인인 나에게도 있는 사실이다. 진정으로 내 꿈과 열정을 짓밟아버리는 연예계 현실이 너무 싫다.”

“인권침해 문제나 성상납 문제, 매니저 사무실의 출연료 강탈 문제로 문의하고 도움을 청해도 해결되는 건 없기에.… 모두 개인 문제로 돌려서 도움 주기 어렵다는 통지.… 다시 반복되는 스트레스.… 저는 크게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병원에서 응급수술 받을 만큼 학대받은 A씨가 스폰서를 문제 삼지 못한 것도 계약 관련 법적 부담 때문이다. 심층면접에 응한 다른 배우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계약서 때문에 참았고요. 7년이나 썼는데, 여기서 내가 욱해버려서 막나가면 7년 동안 묶여 있고, 일을 하나도 못할 거 아니에요. 잘 할 수밖에 없는 거,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는 거….”(배우 E씨·20대 초반)

“마음대로 해지할 수 없는 10년이라는 전속 계약 속에서 비참한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대로 참고 가다가는 내 인생을 통째로 빼앗길 수도 있다는….”(배우 F씨·20대 후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거예요”

여성 연예인이 고용 기회를 좌우하는 기획사 관계자를 문제 삼는 건 용기와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기획사가 관여한 성폭력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에 해당하는 범죄다.

연예산업에서 갑(甲)은 제작자 집단이다. 신인, 지망생에게 이들은 여탈(與奪)권을 쥔 존재다. 캐스팅은 가능성, 나아가 성공을 의미한다. 공정하지 못한 캐스팅이 접대로 이어진다. 조사에 응한 연기자들의 말을 들어보자.

“여자 신인배우들이 뜨기 위해선 성접대를 해야 한다는 연예 관계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여긴다. 성상납 없이도 공정하게 캐스팅이 이뤄지고 공정하게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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