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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죄 기소된 한국계 美 북핵 전문가 스티븐 김

“10여 년간 미 정부 위해 모든 걸 바쳤다. 부당하다”

  • 천영식│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 youngsikchun@gmail.com│

간첩죄 기소된 한국계 美 북핵 전문가 스티븐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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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바마 행정부 간첩혐의 기소 이중잣대 비난 여론
  • ●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독주에 제동
  • ● 차별 딛고 예일대 박사, ‘천재들 뽑는’ 국방부 비밀조직 마셜팀 일원
한국계 미국 북핵(北核) 전문가 스티븐 김(43·한국명 김진우)은 ‘독특한’ 인물이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미 국무부, 국방부, 리버모어 연구소 동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영변을 손바닥에 올려놓을 정도로 미 정부 내 최고의 북핵 정보 전문가인 그는 러시아와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및 중국의 핵무기 운용,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 등의 핵무기 개발상황까지 포함한 국제 핵문제에 정통하다. 미(美) 최대 국립 핵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소속으로 국무부, 국방부뿐 아니라 부통령,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만나 미국의 국제적 핵정책을 조언할 만큼 활동 폭이 넓었다.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16개 정보기관에 소속돼 있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분석할 줄 아는 진정한 정보 분석가였다.

한국 태생으로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한 그는 자신의 직업적 목적을 위해 북한 방언까지 공부했다. 조지타운대에서 유럽 외교사를 전공하고 하버드대 석사, 예일대 박사를 거쳐 미 정부에서 두각을 드러낸 에너지 넘치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것도 미 정부 내 일반 공무원이 아니라, 정보 분석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몇 안 되는 한국계 중 한 사람이다. 그의 활동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공개되지도 않았다. 북한 정보 유출혐의로 간첩죄에 따라 미 법무부로부터 기소되기 전까지는 .

“폭스뉴스에 유출된 정보는 상식 수준”

스티븐 김이 간첩죄로 기소된 이유는 2009년 6월11일 폭스뉴스 기사 때문이다. 제임스 로젠 기자가 쓴 이 기사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추가 핵실험 등으로 대응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폭스뉴스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5월25일 2차 핵실험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월12일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고, 기사는 전날 게재된 것이다. 내용은 전혀 새로울 게 없었다.

그러나 정보유출에 민감한 오바마 행정부는 당장 수사에 착수했다. 북한 핵실험과 유엔 제재 등을 둘러싸고 예민한 상황에서 나온 북한 관련 기사는 오바마 행정부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것이다. 또 오바마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폭스뉴스에 특종성 뉴스가 게재된 것도 수사 촉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미 4월 국가안보국(NSA) 고위간부 출신인 토머스 드레이크를 기밀 정보 누출 혐의로 기소하는 등 정보유출에 날을 바짝 세우고 있었다.

이날 폭스뉴스에 게재된 내용은 사실 북한이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북한은 4월29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공화국 최고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부득불 추가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핵시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시험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추가 핵실험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이 벌어지고 난 다음인 5월29일에도 외무성 성명을 통해 “국가의 최고이익이 침해당하는 경우 핵시험이나 미사일발사를 얼마든지 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정당방위조치는 국제법에도 저촉되는 것이 아니다”며 “유엔안보리가 도발을 해오는 경우 그에 대처한 더 이상의 자위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자위조치’란 3차 핵실험에 대한 경고로 읽혔다.

6월13일 외무성 성명 또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하고, 우라니움(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추가 핵실험 여부를 넘어선 핵무기 대량생산에 나서겠다는 선언이었다.

변호사 “공안정국 조성”

FBI도 이 한 건을 갖고 스티븐 김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 기소 후에도 시간을 계속 끌면서 새로운 혐의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13일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은 “기밀 정보를 담은 스티븐 김의 하드 드라이브에 대한 조사를 아직 끝내지 못했다”면서 추가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수사착수 1년 이상이 지났고, 기소 후 2개월가량 지난 시점에 나온 발언이었다. 이는 기소 자체가 무리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스티븐 김이 억울한 희생양이란 동정여론이 높아졌다. 미 NBC 방송의 마이클 이시코프 기자는 10월18일 기사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워싱턴포스트’(WP) 밥 우드워드 기자가 펴낸 책 ‘오바마의 전쟁’에서 정부 고위층이 기밀을 누설한 것은 문제 삼지 않고 스티븐 김과 같은 실무관리의 기밀누설에는 강경대응하고 있다”며 이중잣대에 따른 과잉대응을 문제 삼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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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식│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 youngsikch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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