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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사주(四柱)와 건강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살펴본 사주의 세계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살펴본 사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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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사주 명리학을 서양의 학문체계로 끌어들여 해석해보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주에 재물운이 좋은 사람이 과연 소득이 높은지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이 있는가 하면, 사주에 나타나는 성격이 서양의 성격분석이론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따져보는 심리학적 시도도 있다.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살펴본 사주의 세계
태어난 연월일시를 가지고 사람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사주(四柱) 명리학(命理學)은 과연 미혹하는 신념체계인가, 아니면 과학적 근거를 가진 자연철학인가.

사주에 대한 양면적 평가와는 별도로 일반인들의 호기심은 높은 편이다. 올 정초 어느 TV 방송 프로그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52%가 점을 본 적이 있으며 사주풀이를 믿는다는 응답이 40%나 됐다.

이런 정서와 더불어 비학문적인 것으로 인식되던 사주 명리학을 학문의 잣대로 평가해보려는 작업이 학계 일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원광대 동양학대학원에서는 사주 명리학을 연구하는 석사 과정을 개설, 학문적 영역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대학에서는 학부 교양과정에 사주 명리학을 신설, 학부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전주 우석대에서 교양과목으로 명리학을 강의하는 김두규 교수는 매학기 수강신청을 받을 때마다 신청 학생이 너무 많아 인원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밝힌다.

이미 한의학계에서는 개인의 사주와 질병의 함수 관계에 대한 임상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개원가에서는 한의사들이 환자의 사주로 병세를 진단, 치료하는 방법을 도입해 의술을 펼치기도 한다. 서울 종로3가 도가한의원의 신미재 원장은 “사주로 환자들의 병을 진단하면서 개인적 고민도 풀어주는 심리상담사 노릇도 하다 보니 환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사주 명리학을 서양의 학문체계로 끌어들여 해석해 보려는 작업도 활발한 편. 사주에 재물운이 좋은 사람이 과연 소득이 높은지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이 있는가 하면, 사주에 나타나는 독특한 성격이 서양에서 개발한 성격분석이론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따져보는 심리학적 시도도 있다.

사주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을 살펴보기로 하자.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남성일 교수(서강대 경제학과)는 올 초 한국경제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사주가 소득에 미치는 효과 분석’이라는 이색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財運 좋은 사람이 돈 많이 벌어

이 논문은 사주에 재물운이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에 비해 학력 등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최소 12%에서 최대 39%까지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주에서 나타나는 재운을 상·중·하로 나눈 뒤 실제로 당사자의 소득을 연계시켜 본 결과 재운이 약한 사람들의 월평균 소득은 109만원, 보통사람은 121만원, 강한 사람은 134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재운이 강한 집단이 약한 집단보다 교육에 따른 수익률도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운이 약한 집단에서 1년의 추가 교육은 소득을 약 8%씩 상승시키는 데 비해 재운이 강한 집단에서는 12.7%씩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는 우리나라 35∼65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사주와 소득의 상관관계를 통계기법인 회귀분석을 통해 연구한 결과물. 남교수는 이 논문을 발표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노동경제학에서 소득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대체로 개인의 학력, 경력, 근속 연수, 자격증 등 인적 자본이 소득 변수에 70% 이상 작용하는 것으로 보지만 측정되지 못하는 소득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경제학술지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AER(American Economic Review)’ 1994년판에는 ‘잘생긴 사람이 소득이 높은가’라는 미국인 학자의 논문이 게재된 적이 있다. 이는 사람이 잘생겼느냐 못생겼느냐는 변수를 가지고 소득함수 추정 방법론을 통해 분석한 것인데, 실제로 잘생겼다고 평가받은 사람들이 못생겼다고 평가받은 사람들에 비해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모 역시 소득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주의 운도 소득변수에 얼마나 작용하는지 평가해봤는데, 이번 조사 결과 경제학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자영업이나 고용주 등 비임금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추정 결과에서는 사주 변수가 잘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교수는 이에 대해 “자영업자나 고용주 등은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특성상 월급 생활자에 비해 소득이 잘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남교수는 또 “사주는 연월일시 네 기둥의 60갑자를 가지고 따지는 것인데 이번 분석에서는 태어난 생시를 뺀 세 기둥으로 접근했는데도 현대과학의 통계적 방법에 따라 검증한 결과, 명리학의 예측력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한다.

현재 남교수는 일본사람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사주 재운과 소득의 함수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일본인들에게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경우, 더 세계적인 학문적 영역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남교수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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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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