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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 경쟁력이다

한 번 간 길은 다시 가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도

  • 글: 김현준 재즈비평가 artaylor@hanmail.net

한 번 간 길은 다시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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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간 길은 다시 가지 않는다

스윙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위)과 글렌 밀러(아래 왼쪽), 듀크 엘링턴

② 모던 재즈(Modern Jazz)

1930~40년대, 스윙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다져온 일련의 젊은 음악인들이 스윙보다 예술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새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델로니어스 몽크, 버드 파월 등으로 대변되는 이 신세대 음악인들은 춤곡으로 연주하던 스윙에서 탈피해 소규모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는 감상용 음악으로 재즈를 창안했다. 이것이 바로 비밥(Bebop)이다.

1930년대말에서 1940년대초 비밥의 초기 형태가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1940년대 재즈계는 스윙과 비밥이 혼재된 상태가 되었다. 연주자 개개인의 연주력이 유난히 강조된 비밥은 보수주의자들의 극심한 지탄과 혁신주의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상당수 음악인들이 비밥의 음악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음은 물론이다. 아직 대중적으로는 스윙이 대세였지만 비밥이 초기 재즈 시대를 잇는 모던 재즈란 새 물결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비밥이 흑인 음악인 중심 장르로 자리잡은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백인 음악인들이 비밥의 매력에 휩싸이게 됐지만 지금도 비밥은 ‘흑인들의 재즈’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재즈는 음악적으로 한층 더 정제됐다. 흑인 중심의 비밥과 달리 백인 정서에 부합하는 또 다른 비밥, 즉 쿨 재즈(Cool Jazz)가 등장하면서 비밥과 쿨 재즈는 모던 재즈를 형성하는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대부분의 쿨 재즈 연주자들은 비밥을 그 교과서로 삼되 빠르고 변화무쌍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비밥에 비해 좀더 여유로운 정서를 드러내는 연주를 했다.



쿨 재즈의 시작은 재즈에 다양성이라는 강점을 부여하는 결과를 낳았다. 제리 멀리건, 리 코닛츠, 스탄 겟츠, 쳇 베이커 등이 쿨 재즈를 대표하는 백인 음악인들이다.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독창적 연주 스타일을 창안한 재즈의 거장들이다.

언뜻 보기에 매우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비밥과 쿨 재즈는 기본적으로 스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을 총칭하는 모던 재즈는 현대 재즈의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다. 재즈를 듣는 입장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인데, 대체로 모던 재즈는 재즈를 듣는 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진다. 양적으로도 모던 재즈는 재즈 전체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던 재즈는 1940~60년대, 오랜 기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③ 프리 재즈(Free Jazz)

이 세상 어떤 예술 분야에도 아방가르드(Avant Garde), 즉 전위예술이 존재한다. 유난히 강한 실험성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이들은 기존의 그 어떤 형태의 예술도 철저하게 부정하려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재즈에서도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경향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프리 재즈라 한다. 오넷 코울먼, 세실 테일러, 앨버트 아일러, 돈 체리 등이 그 선구자다.

프리 재즈 음악인들은 1970년대가 지날 때까지 재즈를 욕되게 했다는 오명을 쓴 채 수많은 문제작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재즈의 헤게모니가 서서히 유럽 쪽으로 넘어가면서 이들의 진취적 음악성은 많은 동조자들을 양산하기에 이르른다.

프리 재즈가 재즈의 역사에 있어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은 가장 큰 이유는, 대중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남에도 실험정신을 꾸준히 실천에 옮겼다는 데 있을 것이다. 사실 처음 재즈를 듣는 이들에게 프리 재즈는 음악이 아닌 소음 같다는 인상을 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프리 재즈는 많은 연주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획득했으며 젊은 시절 한때 프리 재즈에 몰두하지 않은 음악인이 드물 정도로 그 심오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재즈는 모던 재즈 시기를 거치면서 일종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으로 자리잡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는데, 프리 재즈는 그중에서 가장 마니아적 취향이 강한 장르다. 현재도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많은 프리 재즈 음악인들이 수준 높은 연주력을 과시하며 지속적 실험을 통해 매년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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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준 재즈비평가 artayl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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