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호

올바른 상식 vs 잘못된 상식

  • 백상홍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입력2005-05-26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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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상식 vs 잘못된 상식

    야자유보다는 올리브유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당신은 콜레스테롤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다음 11개 문항과 정답을 통해 잘못된 상식을 떨쳐버리자.

    1. 우리 몸에는 콜레스테롤이 필요하다. ( O )

    콜레스테롤은 인체 구성에 필요한 세포막을 형성하고,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코티손과 같은 주요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다. 콜레스테롤은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혈액 내 과도한 콜레스테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로 말미암아 동맥벽에 동맥경화반이 만들어지고 혈관이 좁아져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2.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최선의 방법은 달걀 같은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다. (X)

    음식물 속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이 일반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만, 특히 나쁜 것은 포화지방이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치즈, 크림, 버터, 육류 같은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다.



    3.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모든 육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X)

    쇠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살코기는 포화지방이 높아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그러나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는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를 소량 섭취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4.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mg/dl 미만이면 문제가 없다. (X)

    대다수 사람의 혈액 내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나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과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없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미만이어야 하고,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60mg/dl 이상이면 보호 효과가 우수하지만, 40mg/dl 미만인 경우에는 심장 보호 효과가 없으므로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총 콜레스테롤이 10% 감소할 때마다 심장병 사망률은 15% 감소하고, LDL 콜레스테롤이 10% 증가할 때마다 심장병 사망률은 20% 증가한다. 총 콜레스테롤 = (중성지방/5) + (HDL 콜레스테롤) + (LDL 콜레스테롤).

    5. 모든 식물성 기름은 심장에 이롭다. (X)

    야자유와 코코넛유 같은 열대성 식물 기름은 포화지방 함유량이 높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경화 마가린에 있는 부분적으로 수화된 식물성 기름인 ‘전이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그러나 올리브유나 유채 기름은 단가 불포화지방과 다가 불포화 지방을 많이 지니고 있으므로 몸에 유익하다.

    6.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은 심장병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 O )

    심장병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사람은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심장병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는100mg/dl 미만, 그리고 심장병이 있으면서 당뇨·흡연 등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서 70mg/dl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7.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로운’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 ( O )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의 건강을 증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40세 이상에서는 운동하기 전에 반드시 심장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방법이나 운동시간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적절한 체중 감량이나 금연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8. 여성은 콜레스테롤 수치나 심장병 발생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X)

    폐경기 전 여성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남성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므로 심장병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여성이라고 해서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9. 마른 사람은 고지혈증에 걸릴 우려가 전혀 없다. (X)

    표준 체중 이하의 마른 사람도 고지혈증에 걸릴 수 있다. 오히려 마른 체형 때문에 고지혈증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문제가 생겨도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 생긴 동맥경화증은 비만보다 안전하기는 하나 절대적인 안전지대는 아니다.

    10. 콜레스테롤은 음식물을 통해서만 섭취가 가능하다. (X)

    콜레스테롤은 합성과 흡수의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합성은 간, 창자 등 여러 조직에서 이뤄진다. 음식과 쓸개즙에서 유래하는 콜레스테롤은 창자에서 일부 흡수하고 간으로 이동하며, 다시 쓸개즙으로 배설되어 창자로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나머지는 대변으로 배설된다.

    비록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경우에도 간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이 매일 800mg 정도 된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중 스타틴 제제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차단한다. 최근에는 음식물 섭취를 통해 운반된 콜레스테롤이 창자에서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약제도 개발됐다.

    11.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적 소인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O)

    나쁜 식생활 습관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위험한 인자이지만,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결정하는 중요 인자다. 콜레스테롤의 대사 과정에 유전적 이상이 있어 가족 구성원 가운데 일부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고 하는데, 만약 유전적 소인이 의심스럽다면 가족 모두 전문적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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