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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보유자의 호소 “병보다 사회적 차별이 더 아파요”

  •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총무 www.liverkorea.org

B형 간염 보유자의 호소 “병보다 사회적 차별이 더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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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보유자의 호소 “병보다 사회적 차별이 더 아파요”

간사랑동우회 회원들이 B형 간염 보유자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체적 고통, 치료비 등 질병 자체에서 비롯된 어려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병들은 질병 자체보다 그 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더 괴로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B형 간염은 간경변과 간암의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들(B형 간염 보유자)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병 자체보다 간염 보유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30대 이상은 1980년대 중반 TV 화면에 자주 나오던 ‘술잔을 돌리면 B형 간염이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서너 명의 직장인이 도란도란 모여앉아 술을 마시다 잔을 돌리는 장면에서 붉은색 경고 메시지가 뜨는 그 광고는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는 조사대상의 약 75%가 ‘B형 간염이 음식이나 침(타액)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B형 간염은 타액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와 보건당국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오해로 간염 보유자들은 여러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 회사나 학교 기숙사, 유치원, 어린이집은 간염 보유자를 아예 받지 않는다. 반면 일상을 함께 하는 군대는 B형 간염 보유자라도 제한 없이 입대한다.

터무니없는 사회적 격리

지금도 B형 간염은 ‘국민병’이라고 할 만큼 흔하다. 20년 전 우리나라의 B형 간염 보유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0%에 이르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숫자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의 B형 간염 보유자가 전체 인구의 3.7%라고 발표했다. 이는 청소년 이하의 B형 간염 보유자 비율이 전체의 1% 정도로 매우 낮아졌기 때문이다. B형 간염은 주로 B형 간염 보유자인 산모에게서 신생아에게 전염됐는데, 1990년대 이후 병원에서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 또한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하면서 만성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유아의 B형 감염을 막고 있다.

B형 간염에 전염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간염 보유자를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예방주사를 맞고 항체가 생기면 평생 B형 간염으로부터 안전하다. 이들을 더 이상 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간염 보유자에 대한 차별은 사회적 제약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에서는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1년 또는 2년마다 건강검진을 한다. 이 건강검진은 직장 건강검진과 연계되어 직장인들의 검진 결과가 회사에 통보되는데 간염보유자들은 자신의 검사 결과가 회사에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검사를 피하고 어떤 사람들은 신체검사를 앞두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건강검진은 B형 간염 보유자가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하고 치료 시기를 찾을 가장 좋은 기회다.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 건강검진을 통해 간염을 진단받았다는 대답이 가장 많다. 간염 보유자에 대한 차별은 이들의 건강관리를 어렵게 한다. B형 간염 보유자가 가장 중요한 정기검진을 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간염 보유자가 원하는 것

사회적 낙인은 치료에도 영향을 주는데, B형 간염의 치료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매일 한 알의 약을 먹거나 이틀에 한 번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으로 충분하다. 진료도 통상 한 달에 한 번만 받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지만 회사에서 모르게 병원을 다니려면 조금 어려워진다. 집이나 회사 근처 병·의원을 다니면 괜찮지만 대학병원은 보통 회사와 멀고 대기 시간 등을 생각하면 두세 시간이 족히 걸려 월차를 내지 않으면 다닐 수 없다. 회사에서 직원의 병을 이해하지 못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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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총무 www.liver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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