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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부록 | ‘내 손 안의 영어’를 위한 명문장 명표현

교차대구법의 천재들

  • 저자 이윤재 / 편집기획·진행 구미화

교차대구법의 천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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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위대한 웅변가와 작가들은 교차대구법을 좋아했다. ‘wordsmith(말을 능숙하게 하는 문장가)’가 펼치는 다채로운 수사(修辭)의 파노라마를 교차대구법을 통해 감상해보자.

(1) 부시 父子

교차대구법의 천재들
선거 구호는 유권자의 귀에 착 달라붙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선거 구호 역사는 1956년 치러진 제3대 대통령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만(李承晩) 후보의 구호는 “갈아봤자 별수 없다”고, 신익희(申翼熙) 후보의 구호는 “못살겠다 갈아보자”였다.

제41대(1989~93)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는 1988년 8월18일 뉴올리언스에서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할 때, 왼손 집게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The Congress will push me to raise taxes, and I’ll say no, and they’ll push, and I’ll say no, and they’ll push again, and I’ll say to them, ‘Read my lips: no new taxes.’ (의회는 내게 세금을 인상하라고 강요할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아니오’라고 말하겠어요. 그러면 그들은 날 압박할 것이고, 난 다시 ‘아니오’라고 할 것입니다. 그들이 거듭 강요하면 나는 그들에게 말할 것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세요: 세금 인상은 없습니다.”)

I will never break my pledge of no new taxes(세금인상은 없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의 의지를 이렇게 장황하게 표현한 그의 연설은 세금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그런데 부시가 대통령일 때 미국은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출을 줄이려면 의료·사회보장비까지 깎아야 할 형편이었다. 1991년 예산에서 부시는 소득세율을 대폭 인상했으며 휘발유, 담배, 주류에 대한 과세도 인상했다.

‘뉴욕 포스트’는 이런 제목을 달았다. “Read my lips. I lied(내 입술을 봐라. 나는 거짓말을 했다).” 결국 부시는 재선에 실패했다. 영악한 클린턴 후보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It’s the Economy, Stupid란 슬로건 한 방으로 부시를 날려버렸다. 우리나라 언론은 It’s the Economy, Stupid를 대부분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고 번역했다. ‘문제는 경제야, 뭘 몰라’라고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인 조지 W 부시(George Walker Bush) 현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 시절 만찬석상에서 “How did you turn a deaf ear to your wife’s entreaties that you purchase new formal wear for the event(만찬에 입을 새로운 턱시도를 구입하라는 부인의 말을 어떤 식으로 물리치셨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Read my lips. No new tuxes(내 입술을 봐요. 턱시도는 안 사요).” 아버지 부시가 했던 말을 철자 하나 바꾼 것이다.

(2) 링컨

교차대구법의 천재들
링컨(Abraham Lincoln)은 이렇게 말했다.

Stand with anybody that stands right. Stand with him while he is right, and part with him when he goes wrong. (정의의 편에 선 사람과 함께 서라. 그 사람이 옳은 일 하는 동안 같이 서 있고, 그 사람이 잘못하면 그에게서 떠나라.)

그는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이 되기 몇 해 전인 1858년에 행한 연설에서 교차대구법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You can fool all the people some of the time, and some of the people all the time, but you cannot fool all the people all the time. (모든 사람을 얼마간은 속일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사람을 평생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언제나 속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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