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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신경과 의사의 임상체험

수지침으로 대뇌 자극하면 오장육부 살아난다

  • 박규현 부산대의대 교수·신경과학

수지침으로 대뇌 자극하면 오장육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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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체의 오장육부가 손에 나타나고, 손에 자극을 가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고려수지요법(일명 수지침). 신경과학을 전공한 의대교수가 수지침에 대한 임상체험을 현대의학으로 풀이해보니…. 》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서양의학은 그간 엄청나게 발달했다. 질병의 원인·진단·치료면에서 지난 세기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그런데도 전통적인 서양의학만으로는 질병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 의료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진료와 연구에 투자하지만, 매일 맞닥뜨리는 의료 문제를 만족스레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것은 의료인들이 다루고 있는 영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자기가 익힌 학문이나 기술을 전혀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젊은 나이에 죽는 의료인을 생각하면,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인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슨 방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간절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 필자를 포함한 여러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치료법들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과 서구권 의료계에는 최근 10여년 사이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보완의학 혹은 대체의학(complementary/altern- ative medicine)이라는 것인데 최근 수년 동안 보완·대체의학에 의존하는 환자 수와 그에 소요되는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의사들은 보완·대체의학의 실체가 무엇이며, 그것이 진정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환자들에게 올바른 지침을 알려줄 수 있다. 나아가서 그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면 기전은 무엇인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의료계의 접근이 시작됐다. 1999년만 해도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에서 ‘서양의학과 보완 심신 의학의 과학적 통합’이란 학술대회가 열린데 이어,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에서 ‘제2차 국제 전통의학 및 대체의학’이란 제목으로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여기서는 전통의학과 대체의학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21세기에 이를 어떻게 의료권에 접목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필자는 99년 10월24일 분당차병원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서 ‘한국에 있어서 고유한 침술의 모형(Unique Acupuncture Modalities in Korea)’이란 주제로 ‘고려수지요법(Koryo Hand Therapy; 일명 고려수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때의 발표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손은 인체의 축소판

‘고려수지요법은 유태우 선생이 발견하고 개발한 한국고유의 의술이다. 1971년 우연히 발견된 상응(相應)원리(인체 특정 부위의 통증이 손의 특정 부위에서 똑같이 반응한다는 원리)를 발전시켜 4년에 걸쳐 완성된 이 요법은 동양의학 이론을 바탕에 두고 있다.

질병을 진단하는 데는 상응(相應)부위, 삼일체질(三一體質), 음양맥진(陰陽脈診), 오지(五指), 전자기기(Electric Beam), 오운육기(五運六氣)를 이용한 진단법들을 채택하고 있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 상응부위에 의한 치료, 기맥(氣脈), 수지 음식요법, 이온, 자석을 이용한 치료법, 염파치료법, 고려수지 사이버 치료법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진단법과 다양한 치료법은 일관된 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유태우 선생의 이론은 대뇌의 혈류(血流)를 조절하는 것이 그 원리라고 밝히고 있다. 아무튼 고려수지요법만큼 독특하고 다양한 진단법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대체의학 분야는 없을 것이다. 현재 수지요법이 보급된 나라만 해도 전세계 40개국이 넘는다….’

유태우씨의 고려수지요법은 그 탄생부터가 신비롭다. 1971년 유씨는 오른쪽 후두부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마침내 오늘날의 수지요법을 창안해낸다. 그는 후두부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모로 고심하던 중 우주의 축소판이 인간이라면 인간을 축소한 부위는 없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손이 사람의 축소판이라면?’ 하는 생각이 떠올라 조심스레 손 부위를 짚어가던 중 나중에 M5(가운뎃손가락 끝부분)라고 명명된 부위에서 말할 수 없는 통증을 느낀 것이 계기가 돼 수지요법의 상응요법 개념을 확립했던 것이다.

그의 수지요법에 따르면 가운뎃 손가락(中指)의 끝마디가 사람의 머리에, 둘째 마디가 목 부위에, 셋째마디가 가슴 부위에, 손바닥이 복부에 상응한다. 또 둘째(人指)와 넷째(藥指) 손가락은 상지(上脂)에, 첫째(拇指)와 다섯째 손가락은 하지(下肢)에 상응한다. 손을 뒤집어 손등 부위는 머리의 뒷부분, 목 뒷부분, 흉부의 뒷부분, 신체의 뒷부분과 각각 상응한다.

더불어 오지(五指)와 오장육부(五臟六腑)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무지(拇指)는 간의 기능을 조절하고, 인지는 심장의 기능을, 중지는 비장의 기능을, 약지는 폐의 기능을, 새끼손가락은 신장의 기능을 조절한다.

이러한 고려수지요법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이 손가락에 무분별하게 반지를 껴 해당 장부에 자극을 가하는 것은 매우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기 몸의 상태를 알고 반지를 끼면 보화(寶貨)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자기 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쪽으로 반지를 끼면 그것이 생명을 죽이는 흉기(凶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하간 유태우 선생이 손의 앞뒤에서 345개의 상응점을 완성하고, 상응점끼리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도 큰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서양의학자의 동양의학 인연

필자가 서양의학도로서 고려수지요법과 같은 동양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 68년 필자가 의과대학에 들어갔을 때 우리집 옆에서 오랫동안 한의학을 연구해온 중국인 의사 유충국이란 분이 있었다.

그는 필자에게 서양문물권의 서양의학을 배우는 이들이 특히 마음에 간직해야 할 점을 가르쳐주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와 이 나라가 속해 있는 동양의학 세계를 바르게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더라도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라는 충고였다. 필자는 의예과 시절에 유충국씨로부터 동양의학의 중요한 내용을 배울 기회가 있었으나, 이해되는 부분보다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이후 군의관이 돼 청평 후송병원에서 지낼 때 후송돼온 사병 가운데 한의사들이 있었다. 70년경만 해도 한의사는 군의장교로 복무하지 않던 때였다.

나는 그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을 통해 한의학 지식도 일부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한의학 문헌을 빌려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여전했다. 그중에서도 체질·음양·오장육부 등과 같은 동양의학적 개념은 서양의학도로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그러다 고려수지침의 내용이 81년도 ‘가톨릭신문’에 연재되어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인체에 질병이 생겼을 때 실제 병이 난 부위에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축소판인 손 부위에서 상응점을 찾아 약한 자극을 줌으로써 치료한다는 독특한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요통이 있을 때 사람의 허리에 해당하는 손등 부위를 꼭꼭 눌러보면 다른 곳보다 극히 과민한 통증을 나타내는 지점이 있는데, 바로 그 지점(상응점)을 자극함으로써 요통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마침 그때 부산에도 고려수지침 강좌가 생겼다. 신부님들의 배려로 성당 강당에서 무료 강좌가 열렸는데, 가르치는 선생이나 배우는 사람들이 한마음이 돼 일주일에 두 번씩 2∼3개월간 열심히 서당식 공부를 했다. 그때 고려수지침을 강의해주신 분은 김형규 선생이었다. 82년 당시 필자는 메리놀병원 신경내과 과장으로 있었는데 동료와 후배들과 함께 고려수지침 강의를 듣고 난 후, 다른 의사들에게 고려수지요법을 배우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에게 고려수지요법을 배우라고 권한 것은, 단순히 침술을 익히자는 것이 아니라 수지요법을 배움으로써 동양의학에 대한 개념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83년에 들어서자 고려수지침을 강의해주던 김형규 선생이 필자더러 한일 고려수지침학술대회에 참가해보라고 권하면서, 수지요법 창안자인 유태우 선생을 소개시켜주었다. 그 후에 유선생으로부터 몇 차례 직접 강의를 듣고, 의문이 나면 물어보곤 했다. 84년에는 맥진(脈診)강의를 들으면서 그때까지 품었던 의문이 이해되고 수지요법이론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다.

필자는 85년에 한일 수지침술 학술대회에서 ‘편두통 환자의 관리에 있어 수지침의 활용’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87년에는 유태우 선생이 그때까지 발표한 모든 문헌을 살펴본 후 ‘대뇌혈류 조절에 대한 고찰’이란 논문도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미 출판된 20여 편의 논문을 비교 검토한 뒤 고려수지이론에 바탕을 둔 자석요법과 전자빔요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논문은 모두 수지요법이론이 임상적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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