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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법률상담 변호사들의 무료서비스 경쟁

  • 하태원 scooop@donga.com

인터넷 법률상담 변호사들의 무료서비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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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천년을 맞이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지각변동을 몰고온 화두는 ‘정보화’다. 법조 정보화의 중심은 사이버 공간에서 법률상담을 무료로 실시간(real-time)에 해 준다는 ‘사이버 로펌’ 설립 운동. 사이버 법률공간은 수요자가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한 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의 호응이 높다. 저마다 최고임을 자부하는 ‘사이버 로펌’들의 경쟁력과 서비스 내용을 밀착 취재했다. 》
지난 1월11일 중견변호사들의 모임인 ‘정강법률포럼’은 100여명의 변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1달여 동안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정강법률포럼은 한달 동안 6328건을 처리, 하루 평균 200여건의 무료법률 상담을 실시하는 등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포럼은 1차 무료법률상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365일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한다며 차제에 일종의 사이버 로펌인 ‘로서브’를 출범시켰다.

정강법률포럼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386 변호사’들도 3월23일 100여명의 변호사를 끌어 들여 ‘디지털로’라는 무료법률 상담중심의 ‘사이버 로펌’ 출범을 전격 발표했다.

이밖에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옷로비 사건으로 법무부 장관직을 물러나야 했던 김태정(金泰政·59) 변호사도 ‘로우씨(www.lawsee.com)’를 출범 시킨 뒤 1000여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사이버 로펌을 만들겠다고 호언하고 있고 주인중(朱寅重·47) 변호사도 70여명의 변호사와 법률사건 경매회사인 ‘로마켓(www.lawma rket.co.kr)’을 선보였다.

정보화 대전의 시작

하지만 이 바람의 원조격은 판검사 출신 변호사 100여명이 참가해 지난해 8월 문을 연 ‘오세오닷컴’. 오세오닷컴도 무료법률 상담은 물론 다양한 법률정보를 가진 ‘법률종합정보포털’을 자부하며 네티즌들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백가쟁명(百家爭鳴)’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이와 같이 법조계의 정보화 대전(大戰)은 이미 시작됐다.

‘신동아’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무료법률 상담사이트들이 상담 의뢰인들의 요구에 얼마나 잘 부응하고 있는지를 검증하기로 했다. 민사와 형사사건 각 하나씩을 같은 시간에 각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뒤 답변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얼마나 신속하게 답변하고 또 답변의 질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무료 법률상담 사이트를 공개 테스트하기 위해 ‘출제’된 민사와 형사사건은 임의로 만들어 낸 사건이 아니라 사법연수생들이 PC통신 하이텔에 개설한 ‘열린마당’에 실제로 상담 의뢰된 내용 중 무작위로 선택했다.

‘신동아’가 올린 첫 번째 질문은 할부보증을 선 뒤 재산이 가압류된 채권채무관계 사건. 인터넷에 올린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구가 자동차를 살 때 할부금에 대한 연대보증을 섰는데 그 친구는 제3자에게 금전채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장기간 돈을 갚지 않자 채권자는 자기 앞으로 친구의 차량을 명의이전해 버렸다. 그뒤 친구와 친구의 차를 명의이전해간 채권자 모두가 할부금을 연체했고 결국 보증보험회사가 내 아파트를 가압류 한 것이다. 경매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나, 경매가 진행되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나.’

질문은 토요일인 지난 4월1일 오후7시부터 11시사이에 10곳의 법률상담 사이트에 올려졌다. 4월12일까지 상담결과를 기다린 끝에 7곳에서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다. 답변 내용은 ‘보증보험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일치했다.

가장 먼저 답변이 올라온 곳은 ‘오세오닷컴(www.oseo.co.kr)’과 ‘디지털로 (ww w.digitallaw.co.kr)’. 상담을 의뢰한 당일 곧바로 답변이 올라왔다. 오세오닷컴의 답변 내용은 ▲ 차량할부에 대한 보증을 섰으므로 보증보험회사의 청구에 따라 할부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지만 친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 아파트에 대해 경매절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할부금 청구소송이 선행돼야 하므로 곧바로 경매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 친구관계이므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는 답변이었다. 디지털로의 경우도 대동소이한 답변을 보내왔지만 가압류된 집이 강제집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취해야 하는 조치에 대해 한결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졌다.

일요일인 4월2일에는 답변을 한 사이트가 한곳도 없었고 4월3일 정강법률포럼이 운영하는 ‘로헬프(www.lawhelp. or.kr)’에서 답변이 날아왔다. 보증채무를 면할 길은 없지만 친구명의의 재산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가압류를 해두는 것이 재산상 손해를 면할 수 있는 길이라는 답변이었다. 속시원한 답변을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애교섞인 변명도 포함됐다. 4월4일에는 ‘종합법률정보(www. kolis.co.kr)’에서 답변이 올라왔다. 2문장으로 간략한 답변이었다. 연대보증인으로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변호사를 만나세요”

답변을 보낸 지 6일이 지난 4월7일에는 개인변호사 자격으로 법률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식(사시39회·my.drea mwiz.com/kmsatto)변호사의 답변이 도착했다. 역시 보증채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요지.

답변이 오긴 했지만 ‘로가이드(www. lawguide.co.kr)’는 ‘직접 변호사와 상담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다소 무성의한 대답이었다. 온라인으로 상담을 하겠다는 애초 취지와도 다소 어긋나는 경우였다. 답변이 온 것도 상담을 의뢰한 지 5일 만인 4월 6일이었다. 이에 대해 로가이드 법률상담 사이트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상담을 맡고 있는 변호사의 개인사정으로 답변이 늦어진 것 같다”며 “상담에 대한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다 보니 답변이 늦어지더라도 신속하게 답변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 놓았다.

무료법률상담을 폐지하고 유료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예스로(www.yeslaw. com)’의 경우 자유게시판에 사연을 올렸지만 ‘법률상담은 자유게시판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도우미변호사(유료변호사)를 이용하시면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며 상담에 응하지 않았다. 한술 더떠 조인스 로닷컴이 운영하는 법률상담 사이트인 ‘로클리닉(law.joins.com)’은 4월12일 현재까지 묵묵부답. 기다리다 못해 해당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답변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 변호사는 “질문이 종종 누락되는 경우가 있다”며 “그 질문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클리닉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미답변 목록에 분명히 올라 있다”고 말했다. 이 운영자는 “해당 변호사는 지난 2달간 61건을 상담의뢰 받아 52건을 답변할 정도로 나름대로 열심히 답변하고 있으며 답변도 빠른 편에 속하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로클리닉은 4월13일 답변을 보내왔다).

어떤 면에서 부산 경성대학교가 운영하는 법률상담(law.kyungsung.ac.kr)은 기성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사이버 로펌’에 비해 알찬 측면이 있었다. 경성대 법률상담실은 해당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친구 사이에 일어났으므로 타협점을 찾아보라는 말로 운을 뗀뒤 집이 가압류 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경매절차를 밟지는 않는다고 해 불안해 할 상담자를 안심시켰다. 그뒤 해당 할부금의 채무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하는 절차를 밟아 구상권 청구대상자를 명확히 한 뒤 구상청구를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통보하라고 훈수했다.

7줄 이상으로 답하라

두 번째 질문은 형사문제였다. 친구가 술취한 40대 남자와 버스 안에서 시비가 붙어 싸움을 했다는 내용. 술취한 40대 남자가 폭력을 행사해 앞니가 흔들리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고 친구는 정당방위였는데 검찰로부터 벌금 30만원을 내라는 통지를 받아 억울하다는 사연이었다. 1차 때와 같은 요령으로 4월6일 10개 법률상담사이트에 질문을 올렸다.

법리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단순 폭행사건이라 대부분의 사이버 로펌에서 4월6일과 7일 사이에 신속한 답변을 올렸다. 답변 내용도 ‘일반적으로 서로 싸운 경우 상처의 경중을 떠나 함께 처벌을 받으므로 상대방도 벌금 통지를 받았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대동소이했다. 정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면 형사와는 별도로 치료비나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덧붙여졌다.

온라인 취재결과로 조금씩 드러난 우열표를 가지고 오프라인 취재에 나섰다.

4월 10일 오전 10시반. ‘오세오월드’란 이름을 버리고 벤처들이 밀집한 테헤란밸리로 둥지를 옮긴 ‘오세오닷컴’에서는 대주주인 최용석(崔容碩·38) 변호사 주제로 전략회의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송무(訟務)업무를 완전히 떠난 채 오세오닷컴의 운영에 치중하고 있는 최변호사의 모습은 영락없는 벤처기업 사장. 이날 회의의 주제는 최근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사이버 법률시장에 신규참여한 경쟁업체들에 대한 비교분석과 앞으로 오세오닷컴이 지향해야 할 방향.

오세오닷컴은 민사일반, 임대차, 특허, 노동, 형사 등 16개 분야를 세분해 분야별로 담당 변호사들이 빠른 상담을 해주고 있다. 내규(內規)에 72시간 안에 답변을 하도록 했으나 대부분 48시간안에 답변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신속한 답변이 이루어질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최용석 변호사는 “오세오 법률자문단의 구성 변호사는 나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후배 변호사들에게는 때로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동료나 선배들에게는 읍소하는 방법으로 신속한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정말 형식적으로’ 건당 소정의 봉사료를 지급하기는 하지만 업무가 과중하고 소소한 금전적 이득에 연연하지 않는 변호사들의 특성상 금전적인 보상으로 신속한 무료법률상담을 유도하기는 곤란하다는 것. 그에 덧붙여 답변은 최소한 7줄이상으로 한다는 묵계도 정했다. 질문의 성격상 단 두줄이면 끝나는 답변도 있지만 성의가 없다는 인상을 남길 우려가 있으므로 하한선을 7줄로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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