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호

‘양방+α’ 이색치료법으로 뜨는 별난 전문의들

  • 안영배 ojong@donga.com

    입력2005-05-06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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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링 테스트로 환자 체질을 진단하고 금은(金銀) 조각을 손발에 붙이는 것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있는가 하면,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방을 병원에 지어놓고 노인성 질환이나 수술 환자의 빠른 건강회복을 꾀하는 내과 전문의도 있다.

    더 나아가 식물에서 채취한 아로마오일을 수술 부위에 발라줘 부기와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성형외과 전문의, 독특한 운동요법으로 만성 요통 등 척추질환자를 치료하는 재활의학 전문의, 명상 기공을 통해 자가면역력을 높임으로써 환자 스스로 질병을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방사선과 전문의 등 자기 분야에서 돌출적인 치료법으로 ‘뜨는’ 의사들이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치료법는 ‘대체의학’ 혹은 ‘자연의학’이란 이름으로 어느 정도 세상에 알려진 것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는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주목할 것은 이들 치료자가 의과대학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땄고 그렇게 배운 의술로 환자들을 줄곧 치료해온 서양의학 전문가들이란 점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내가 배운 서양의학만으로는 환자 치료에 만족할 수 없었다”고 고백하면서, 서양의 주류 의료권에서 외면하는 요법들을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또 이런 요법들을 임상에 응용하면서 놀라운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도 한다.

    세상이 변했음일까, 그 전까지 동료 의사들로부터 이상야릇한 시선을 받아오던 이들의 요법이 환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제도권 의료계에서도 대체의학적 요법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포천 중문의대에서는 대체의학 대학원 과정을 설립, 올해부터 의사·한의사·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선발해 대체의학을 학문적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른 의과대학에서도 대체의학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탐색작업이 활발하다.

    이와 더불어 대체의학 요법을 받으려는 환자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체의학자들은 국내에서 대체의학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양방과 한방의 제도권 의료기관에 지출하는 비용과 맞먹는 액수다.

    이처럼 대체의학 시장이 커지다보니 의학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대체의학 요법사들이 무리하게 치료법을 펼치다 환자들의 건강을 해치거나, 환자 자신이 무분별하게 대체의학만을 고집하다가 자기 질병을 더 악화시키는 등 부작용들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신동아’에서는 서양의학을 전공한 전문의로서 임상 일선에서 대체의학요법을 환자 치료에 응용하고 있는 의사들을 선별해 소개하기로 한다. 물론 이들이 선보이는 요법이 학문적 객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당사자들이 서양의학 이론으로 무장한 의학박사이면서 그 치료효과가 인정되는 요법을 신중히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서울 도곡동의 로벤의원 진료실을 찾은 목디스크 환자 A씨(남·42·서울시 마포구 거주)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받고 난 후 접수대에 있는 간호사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원장님이 분명 정형외과 의사 맞아요?”

    간호사는 대기실 벽에 붙은 면허증을 손으로 가리키며 틀림없는 정형외과 전문의라고 말했다. 환자는 그래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A씨는 목과 왼쪽 팔 부위에 심한 통증을 앓아온 목디스크 환자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수술에 대한 공포감과 수술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물리치료만 계속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침, 한약, 부항치료, 벌침, 기 치료 등에도 매달려 보았으나 돈만 많이 날렸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이러저러한 치료법들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는 A씨인지라, 주위 사람의 권유로 ‘혹시’ 하고 이 병원까지 찾아왔지만 듣도 보도 못한 의사의 ‘이상한’ 진단과 치료법에 의구심과 회의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병원 원장인 손영호박사는 정형외과 의사들의 일반적인 진단이나 치료법과는 전혀 딴판으로 환자를 대했다. 그는 A씨의 양 손목과 발목에 특수 금속성 테이프(일명 ‘로벤 진단기’)를 붙인 뒤 환자의 체질과 몸의 어디가 어떻게 병들었는지를 가려내는 ‘오(O)링테스트’를 펼쳤다. 오링테스트란 환자의 두 손가락을 동그라미 모양으로 만들어 힘주어 꽉 맞잡도록 한 뒤 시술자가 맞붙은 두 손가락을 떼어내면서 그 강도에 따라 환자의 체질 등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손박사는 오링테스트를 마친 뒤 A씨에게 아주 얇은 순금·순은 조각 각각 두 개씩을 손과 발의 특정 부위에 붙이는 것으로 시술을 끝냈다. 이러한 진단과 시술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남짓, 그러면서 손박사는 A씨에게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대기실에서 기다려 보라고만 말했다.

    그런데 얼마쯤 시간이 흐르자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 A씨는 병원에 왔을 때 통증이 워낙 심해 고개를 좌우로 돌리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자 희한하게도 고개를 돌릴 수 있었고 통증도 어느새 많이 가신 것을 확인했다. 스스로 몸의 변화에 대해 신기해 한 A씨는 비로소 의사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한 달이 채 안 걸리는 사이에 너댓번의 치료를 받은 뒤 완치됐다고 한다.

    손박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이 치료법은 일명 로벤(ROBEN)요법으로, Recov- ering of Bio-Energy Naturality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라 한다. 풀어보면 생체에너지를 회복시켜주는 자연요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인체는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으며, 이는 생체에너지의 흐름에 의해 조절된다. 여러 가지 내적 및 외적 요인들로 인해 생체에너지의 흐름이 비정상적일 경우 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환자의 생체에너지의 흐름이 어떻게 비정상적인가를 로벤 진단기로 진단을 한 뒤, 생체에너지를 잘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금과 은 조각 4개를 신체의 특정 부위에 부착시키는 것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금과 은의 부착지점은 생체에너지의 조절 포인트로서 인체의 여러 부위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질환에 따라 금·은 조각을 붙이는 생체에너지 조절 포인트 지점이 달라지며, 같은 환자라도 병세의 경과에 맞춰 매회 부위가 달라지고, 한두 군데 더 또는 덜 붙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서양의학만으론 부족했다”

    손박사가 밝힌 오링테스트 진단법이나 금과 은을 사용해 인체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법 자체는 사실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그런데 손박사는 이런 도구들을 응용, 독특한 생체에너지 흐름론에 바탕해 로벤요법이라는 자신의 치료법을 개발한 셈이다.

    그런데 그는 왜 동료의사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런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을까. 원래 그는 가톨릭대의대를 졸업한 뒤 93년 서울 잠실에서 정형외과의원을 운영한, 잘 나가던 의사였다. 당시 개원 7개월만에 외래환자가 하루 200명을 돌파하는 등 개업의로서는 서울에서 최고의 환자 수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지난 95년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해오는 동안 현대의학의 치료 효과에 한계를 절감하고 병원 문을 스스로 닫아버렸다. 의과대학 시절 믿어 의심치 않던 교과서적 치료법들을 정석으로 해봐도 잘 완치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

    이후 그는 2년간 미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을 내집처럼 들락거리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의대 교수들을 만나 돌파구를 마련해보려 했다. 그러나 서구세계에서 새로운 치료의학을 익히려 했던 시도는 비관적으로 결론났다. 그는 결국 그 대안으로 대체의학의 세계로 깊이 몰입한 끝에 스스로 로벤요법을 창안해냈다.

    손박사가 4년여의 연구 끝에 내놓은 로벤요법은 세상에 공개된 지 올해로 4년밖에 되지 않지만, 환자들의 입 소문에 의해 빠른 속도로 번져나갔다.

    비구(飛球) 거리가 짧아서 언제나 불만이던 주말 골퍼가 어느날 갑자기 장타자로 변모해 동반자들을 놀라게 하고, 8년간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려온 환자가 한달간 치료받은 뒤 깨끗이 완치됐다거나, 14년된 만성 요통환자와 10년간 하악관절통을 앓아온 환자가 짧은 치료기간으로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는 사례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짧은 치료기간이 특징

    손박사는 로벤요법이 만병통치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그러나 기존 양·한방의 어떤 치료 방법으로도 완치되지 않던 질병들이 로벤요법으로 효과를 보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학문적 영역으로 공개할 만큼 충분한 임상 사례가 아직 축적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갑상선 기능항진증, 알레르기성 비염, 중증의 생리통, 기관지 천식, 만성피로증후군 같은 난치성 질환과 교통사고 후유증처럼 개운치 않은 통증 질환, 활막 이상에 의한 만성 관절질환(류머티즘성 관절염·퇴행성 관절염·통풍성 관절염·척추관절증·오십견 등)에 잘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임상경험이 더 축적될 경우 로벤요법으로 잘 듣는 질환 수는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박사는 로벤요법의 장점으로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가 매우 탁월하며 ▲주사나 약물, 수술적 요법을 쓰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없으며 ▲금과 은 조각을 사용하므로 치료법이 매우 간편하고 아프지 않으며(척추질환이나 근골격계 통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의 경우 10분 이내에 진단과 치료가 끝남) ▲치료기간이 짧다는 점을 꼽는다. 특히 치료기간의 경우 보편적으로 병원이나 한의원의 치료 기간보다 훨씬 짧아서 환자들이 더욱 신뢰를 보낸다는 게 손박사의 말.

    “개업의로 정형외과를 운영할 때 요통이나 무릎관절염의 경우 물리치료를 2∼3주 시행했고, 척추디스크의 경우 3주 이상의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게 보통이었다. 아마 다른 병원에서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로벤요법으로 해보니 환자마다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치료기간이 기존의 양방 및 한방 치료의 절반 정도면 해결할 수 있었다.”

    아무튼 비정상적인 생체 에너지 흐름을 바로잡음으로써 질병을 치료해낸다는 로벤요법은 한국의 외과의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는 점에서 ‘토종 자연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로벤요법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해 21세기 정통의학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머물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환자들에게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같다.(문의 02-2187-7339)

    “전공이 진단방사선과이다 보니 암환자들을 직·간접으로 많이 대하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 양방에서는 암환자들의 경우 공식처럼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등을 이용하는데 이들 방법이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정상세포마저 파괴해 수술받은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케 하는 데 어려움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몸이 안좋아 기 수련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았고, 외부의 도움없이도 자기 스스로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를 암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방법이 아니라 기공 명상 등을 통해 자가면역력을 키워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서울 강남의 뉴휴먼의원 원장 박상규 박사의 체험담 섞인 건강론이다. 그의 이력을 잠시 살펴보자. 82년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85년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된 뒤, 5년간 한림대의대 방사선과 조교수를 역임한 박원장은 개업의 생활을 하다가 96년에 그만 건강을 다쳤다. 이때 그는 주위의 권유로 단학선원이라는 수련단체에서 기 수련을 하면서 비로소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는 동료의사들이 환자의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치유하는 쪽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환자의 질환에 초점을 둔 치료법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암세포를 공격해 무찔렀는데 나중에 보니 사람이 죽었더라는 식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양방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암세포 활동을 중지시키는 것으로는 양방적 처치가 가장 유효하다고 본다. 따라서 기존 양방적 치료에다 영양요법, 기공, 힐링 명상 등 인체의 자가치유력을 높여주는 방법을 병행하면 그 치료 효과가 크다는 게 나의 암 치료관이다.”

    즉 양방과 자연의학의 병행 치료법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독특한 치료체계다. 박원장은 자신의 치료법을 실천하기 위해 98년 새로이 뉴휴먼의원을 개원, 암힐링클리닉과 일반힐링클리닉으로 나눠 환자들을 치료해오고 있다. 암환자의 사례를 들어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병을 이기는 신념 주는 힐링 명상

    올해 32세인 주부 김경화는 서른살 나이인 98년 4월에 직장암 3기로 진단받고 절제 수술을 한 암환자였다. 그러다 불과 1년이 지난 99년에 암세포가 재발, 양측 난소와 복막에 전이됐다. 난소로 전이된 암세포가 신장을 눌러 소변을 볼 수 없었고, 복강에는 복수가 가득 차 배가 만삭의 임산부처럼 불룩했고, 폐에까지 물이 고여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상태였다. 김씨는 그해 12월 재수술을 받은 후 항암제를 튜브로 연결해 가슴에 단 채 퇴원했다. 그러나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이렇게 가족들도 희망을 거의 버린 상황에서 김씨는 뉴휴먼의원 암힐링클리닉을 찾았다. 그녀는 박원장의 권유대로 상어연골, 포도씨, 효모, 죽염, 생약 등을 섭취하는 영양요법을 실천했다. 영양요법은 생식을 기초로 하면서 몸을 알칼리화시키는 영양제 및 항암제가 아닌 암에 효능이 있는 생약성분 섭취 등을 위주로 하는 요법이다.

    이와 함께 김씨는 인체의 기혈 순환을 촉진시키는 기공과 활공,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을 바꿔 암이 나을 수 있다는 긍정적 신념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힐링 명상 등을 받았다. 물론 이 과정에도 김씨는 양방 종합병원에서 강도를 조금 낮춘 항암 치료를 계속 받았다.

    그후 4개월이 지나자 병세가 부쩍 호전되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걷지도 못하던 김씨가 기력을 많이 회복해 가벼운 체조를 할 수 있었고, CT촬영에도 종괴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종합병원 의사도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면역력도 크게 증가해 항암제 투여에 의한 부작용도 줄어들어 회복 속도가 빠른 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라운 변화는 김씨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힐링 명상을 하면서 몸이 아픈 건 체질이나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아프기 전에 나는 장사를 하면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욕심은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맘대로 되지는 않고, 소심한 성격 탓에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게 보거나 혹은 불이익을 줄까봐 항상 긴장하고, 그러다보니 짜증이 많아지고 원망스런 사람도 많았다. 내가 암에 걸린 것은 어쩌다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내 습관 때문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생기고, 자연히 몸도 따라서 좋아졌다.”

    현재 김씨는 암세포가 거의 정지된 상태로 있고, 복수도 감소한 상태에서 항암 치료와 자연요법으로 완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단 김씨만의 경우만 아니다. 임파종양이 재발한 암환자 B씨(30) 역시 항암치료와 함께 암힐링클리닉의 힐링명상 등 자연요법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항암치료를 받은 후 매일 진통제로 지냈는데, 현재는 통증이 완전히 없어졌고, CT촬영상 종양이 완전히 소멸한 것으로 진단받은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박원장은 특히 암환자의 경우 힐링 명상에서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양의학에서는 인체를 마치 마음이 없는 기계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환자의 의지, 신념, 상상, 기대와 같은 의식체계는 환자의 건강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암은 절망적인 것이며 낫지 않는 병으로 생각하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보다 삶에 대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 쪽이 훨씬 경과가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암환자가 힐링 명상을 통해 두려움, 분노, 절망에서 벗어나 관용과 희망과 용기를 회복할 때 자신의 내부에서 치유의 힘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커지는 것이다.”

    한편 박원장은 암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에게 이런 자연요법을 적용할 경우에도 치료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3년간 자궁내막증으로 임신이 안돼 인공수정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였으나 착상이 되지 않은 환자 C씨(42)는 지난해 12월 박원장으로부터 힐링 명상을 받은 후 단 2주만에 인공수정을 통해 착상에 성공했다고 한다.

    또다른 사례로 쌍둥이를 가진 임신부 C씨(36)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양수가 부족해 태아에 기형의 위험이 있으나 양방적으로는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이 병원을 찾은 경우. 그녀 역시 지난해 3월 병원에서 힐링 명상 치료를 받은 후 2주만에 산부인과 검사에서 양수의 양이 늘어 태아에 위험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원장은 이런 사례들은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기운이 안정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여러 가지 기적적인 치유 현상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로 이런 점이 주류 서양의학에서는 무시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게 그의 말이다.(문의 02-544-7802)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곤지암 IC를 빠져나와 이천을 거쳐 장호원 방향의 3번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길거리에 마치 모텔처럼 지어놓은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정구영내과의원’이라는 간판 이름이 건물 한가운데에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병원임이 틀림없는데, 그 건물 다른쪽 벽에는 ‘황토 원적외선 찜질방’이라는, 어쩐지 병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간판 이름이 붙어 있다.

    병원 내부시설도 독특하다. 1층은 환자들을 진료, 치료하는 일반 내과의원 시설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2∼4층까지는 개인 욕실에 TV와 냉장고까지 갖춘 장급 수준 객실이 40개가 있다.

    또 지하 1층에는 70여 평 규모의 찜질방이 고급스럽게 갖춰져 있다. ‘황토 원적외선 찜질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곳은 남녀 따로 방을 마련한 황토찜질방에, 황토 세라믹 알갱이를 깔아놓은 일명 ‘볼 방’도 있고 쑥찜방, 족탕, 샤워실까지 갖춰져 있다. 마치 경치좋은 곳에 자리잡은 찜질 휴양소같은 분위기다.

    놀랍게도 이런 병원 시설은 내과전문의 정구영박사가 직접 구상해 설계한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잘 나가던 일반 내과의원을 접고 본격적으로 황토 원적외선 요법을 펼칠 수 있는 장소로 이곳을 선택해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왜 느닷없이 탄탄하던 서울 의사생활을 접고 시골을 택해 ‘이상야릇한’ 요법을 펼치고 있을까?

    “지난 90년에 원적외선을 연구하는 경상대 백우현교수와 함께 일본에 건너가 원적외선요법을 시행하는 병원을 시찰한 적이 있다. 늙은 여의사가 운영한다고 해서 ‘할머니병원’으로 유명한 그곳에서는 정년퇴직 후 노화현상을 보이는 환자들과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이 병원에 등록해놓고 하루 20∼30분씩 원적외선 요법을 받으면서 건강증진 효과를 거두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때 10년 후면 우리나라도 저렇게 변할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판단했고, 2000년을 맞은 지난해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83년 중앙대의대 대학원에서 소화기내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원장이 외견상 자신의 전공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황토요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경상대 화학과 백우현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라고 밝힌다.

    “기(氣)는 온열 에너지다”

    백교수는 국내에서 ‘황토박사’로 널리 알려진 인물. 사람 몸에 좋은 원적외선, 즉 인체와 친화력이 있는 원적외선을 풍부하게 방출하는 물질이 우리나라 황토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장본인이다.

    원적외선은 그 파장대가 4마이크론에서 1000마이크론 사이의 전자파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파장대가 물체에 닿은 순간 그 내부로 침투하여 그 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활동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로 전환돼 열을 방출하거나 주변 물체의 분자구조까지 활성화시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원적외선을 ‘기적의 광선’이라 부른다고도 한다.

    사실 태양빛을 받는 모든 물체는 원적외선을 외부로 방사하지만, 인체와 친화력이 있는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멘트는 흙보다 원적외선 방사율이 높긴 하지만 인체와 친화력이 없어 무익한 반면, 황토는 인체와 가장 친화력이 있는 8∼14마이크론 파장대에 있어 인체에 잘 흡수돼 다량의 열을 방출하는 효과가 있다.

    아무튼 과학자로서 황토의 원적외선 효과를 밝혀낸 백교수는 의사인 정구영박사에게 원적외선이 사람 몸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인체 건강을 좋게 해주는가를 의학적으로 밝혀보도록 제안했다. 정박사도 일본에서의 경험도 있는지라 흔쾌히 응했다.

    이후 정박사는 내과병원을 운영하는 틈틈이 원적외선의 의학적 치료 기전을 연구했고,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가장 최근 것은 지난해 2월 8차 세계온열종양학회에서 발표한, ‘쑥뜸으로 사마귀가 치료되는 기전’에 관한 연구논문. 이는 인체에 사마귀를 일으키는 인자인 HPV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쑥뜸요법으로 치료되는 현상을 의학적으로 규명해본 것이다. 정박사의 설명.

    “원적외선이 인체내에서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세포기능을 활성화시키며, 수면을 조절하고, 생육촉진 작용을 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원적외선 열이 인체 세포내의 어떤 수용체(receptor)에 반응해 어떠한 사이클(cycle)을 거쳐 이같은 현상을 일으키는가를 규명해야만 치료의학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논문에서 원적외선에 반응하는 세포 수용체로 유추되는 효소들을 밝혀냈고, 그것이 사마귀를 일으키는 잘못된 유전정보를 바로잡아주는 것이라고 세계의학계에 최초로 보고했다.”

    더 나아가 정박사는 HPV 인자는 심할 경우 자궁암까지 유발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것인데, 이 인자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쑥뜸요법으로 치료되는 것을 보면 암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실제로 온열종양학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은 원적외선에 의해 방출되는 온열효과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기전이 어떻게 작용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다.

    한편 정박사는 지금까지 자신이 연구해 본 결과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기’ 역시 원적외선 효과에 의한 온열 에너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공사들이 기를 방사할 때 손 등 체내 온도가 정상치에 비해 훨씬 올라가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기 즉, 온열 에너지를 잘 이용하면 인체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황토와 쑥찜 등은 원적외선에 의한 온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의학계에서 충분히 도입할 만하다고 한다.

    아무튼 정박사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임상에 도전하기 위해 장호원 근방에 독특한 시설을 갖춘 이 병원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박사는 시중에 ‘대책없이’ 세워진 고열 찜질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체는 자기 체온에 최저 4도에서 최고 15도를 더한 온도 상태에서 8∼14마이크론의 원적외선 파장대에 노출돼 있을 때 몸의 거부반응이 없이 최적의 건강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

    그런데 이 온도 한계치를 넘어서는 고열방의 경우 열 반응이 급속하게 일어나 정상 인체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즉 무조건 뜨겁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재 정박사가 운영하는 이 병원은 노인성 질환자, 수술후 회복기에 들어간 환자, 산후 조리를 위한 여성, 중풍을 앓은 사람, 체력이 허약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은 뒤 일정 기간 객실에 체류하면서 지하 1층의 원적외선 요법을 받도록 꾸며져 있다.(문의 031-643-0123∼5)

    서울 강남의 김삼성형외과 수술실. 23세의 여성환자가 전신 마취하에 2시간 동안 사각턱 수술을 받았다. 입안으로 수술을 하였기 때문에 수술 후 입 주위가 심하게 부었고 통증도 호소하였다. 매우 고난도의 사각턱 성형수술에서 피해갈 수 없는 수술 후유증이다.

    그러자 성형외과 의사는 수술이 끝난 직후 아로마(에센셜)오일의 일종인 ‘카오스 페이스 아로마(chaos face aroma)’를 꺼내더니 면봉에 묻혀 환자의 양쪽 턱뼈를 잘라낸 부위 및 얼굴 전체에 가볍게 발라주었다. 그런 다음에 양쪽 사각턱 부위를 압박하기 위해 압박 붕대를 감았다.

    이러한 처치법은 다른 일반 성형외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보통은 수술 후 압박붕대를 감아주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진통제를 주면 그만이다. 그러나 성형외과 전문의 김삼 박사는 생각이 다르다.

    “현재 성형수술은 사회에서 보편화된 지가 오래되었다. 과거에는 수술만 중요시 여겼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수술 전과 수술후 관리 역시 환자를 위해 매우 필요하다. 특히 수술후 관리는 환자의 통증, 부기 및 상처를 조속히 회복하게 함으로써 사회에 복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수술후 회복 과정에서 에센셜오일을 사용하는 아로마테라피를 사용한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처치법이 부기와 통증을 빨리 완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감도 주므로 매우 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로마(에센셜)오일을 진료 현장에 응용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먼저 대체의학의 일종인 아로마 테라피(요법)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아로마(에센셜) 오일이란 식물의 꽃과 잎, 뿌리, 줄기 등에서 추출한 순수 성분의 휘발성 정유를 가리킨다. 그리고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란 AROMA(향)와 THERAPY(치료)의 합성어로 약초에서 추출한 정유(Essencial oil)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자연의학의 한 형태다. 에센셜 오일의 향과 성분은 인체의 코와 피부를 통해 흡수될 때 자율신경계 조절, 면역력 증강 등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고 한다.

    김삼 박사가 사각턱 수술 환자에 사용한 에센셜 오일은 ‘카오스 페이스 아로마’라는 이름의 제품. 이는 그와 일본의 아로마테라피 전문가인 히사시 마치다(동경 세라치료원장)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주요성분으로는 비타민E 오일, 스쿠알렌, 그리고 창상치유작용·항염증작용·진통작용·항소독작용·세포성장촉진 작용이 있는 라벤다, 제라니움, 로즈마리 등이 함유돼 있다.

    실제로 이 오일을 바른 환자의 회복속도는 빨랐다. 보통 턱수술 후 부기와 통증은 3일이 지나면서 좋아지게 마련. 그런데 아로마오일 처치를 받은 환자는 수술 다음날부터 기분이 매우 상쾌했고 부기도 그리 많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계속해서 아로마오일로 가볍게 마사지함으로써 수술후 회복에 대한 환자의 불안감이 없어졌고 피부의 손상을 막아주는 효과도 보았다고 했다.

    또 다른 사례를 보기로 하자. 33세인 여성환자는 가슴 확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전신 마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이 환자에게도 수술이 끝난 후 압박 붕대를 감기 전 수술한 부위 전체에 전신용 비티민E 아로마오일을 발라주었다. 통상적으로 가슴 확대 수술은 겨드랑이를 절개하여 대흉근 밑을 박리해 식염수 백을 삽입한다.

    근육의 스트레칭으로 인해 첫날은 매우 통증이 심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로마 오일을 바른 이 환자는 바르지 않은 환자보다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아로마의 진통, 진정 작용으로 의해 잠 또한 편안히 잘 수 있었다.

    가슴 확대 수술은 수술 후 10일째부터 적어도 3개월까지는 가슴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사지가 필수적이다. 아로마 오일을 사용하기 전에는 마사지로 인해 피부의 손상과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아로마 오일을 사용하므로써 피부 보호, 부기 감소, 통증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었고 또한 아로마 향기로 인한 정신적 진정 작용으로 더욱더 안락한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아로마테라피의 주의점

    성형외과 수술에 자연의학 혹은 대체의학요법인 아로마테라피를 구사하는 김삼박사는, 그의 이력을 놓고 보면 이 요법이 낯선 분야는 아니다. 그는 성형외과 전문의면서 지난 90년 경희대 의대 대학원에서 피부생화학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으로 인해 학술상까지 수상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현재는 경희대의대 생화학교실의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올해 발족하는 생화학교실의 ‘아로마 연구소’를 이끌 예정이다.

    한국아로마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예전부터 피부 생화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아로마테라피를 주목했다고 말한다. 작년 10월에는 영국 ISPA(International Socie- ty of Professional Aromatherapist)에서 국내 최초로 CAD(Clinical Aromather- apist Diploma) 인증서를 획득했고, 그 한달 뒤인 11월에는 중국 복건중의학원 주최 아태 아로마 국제학술대회에서 ‘에센셜 오일과 인체 시스템(Essential Oils and body system)이라는 논문도 발표했다.

    그러나 김삼 박사는 아직 국내에서 아로마테라피가 의학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데이터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밝힌다. 문제는 아로마테라피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덜 이뤄진 가운데 무분별하게 에센셜오일이 수입돼 의약품, 향수, 화장품, 심지어는 음식이나 음료수 등에 사용되고 있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아로마 테라피가 특히 다른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데다 육체적인 면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대중화하기에도 좋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수입되는 에센셜오일의 질이 천차만별인 데다가 그 오일에 대한 독성 문제가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러므로 이를 장기적으로 또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아로마의 독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중화시킬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을 갖춘 사람들에 의해 아로마요법이 과학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

    요즘 김박사는 성형수술 틈틈이 아로마오일과 얼굴마사지를 병행하는 피부미용 관리법에 대해서도 연구해 비싼 돈을 늘이지 않고서도 스스로 건강한 피부를 가꿀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고, 또 에센셜오일을 이용한 립스틱도 개발했다고 밝힌다. 그가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이제 성형외과도 ‘21세기형 토털 성형 패션’으로 탈바꿈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의 02-578-7707)

    허리통증(요통)은 동·서양을 막론해 오래전부터 언급돼왔던 증상으로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환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80% 정도는 일생에 1회 이상 요통을 겅험하게 되고, 이중 20% 정도는 만성통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요통은 미국인이 지불하는 의료비 항목 중 항상 3위 안에 속한다고 한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루 종일 허리굽혀 일하던 옛날 여성이나 농부가 아닌 도시의 샐러리맨들과 한창 성장기에 있는 10대 학생들도 “아이구, 허리야”란 신음과 함께 고통을 호소한다.

    그런데 허리가 아파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찾아가는 환자들은, 의사들이 자기가 아픈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직접 치료해줄 것이라고 믿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허리 통증이나 목 통증 등을 앓는 척추질환자들에게 의사는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 처방을 내리는 것 외에 직접 해주는 것이 별로 없다. 수술을 하거나 특수한 주사를 놓은 경우 외에는 주사는 간호사가, 약은 약사가, 물리치료는 물리치료사가 각각 해주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에 회의를 갖고 의사와 환자간 직접 교류를 하면서 비수술적 요법으로 완치를 시도하는 재활의학 전문의가 있다. 척추재활전문센타의 유태우박사(재활의학 전문의)가 그 주인공.

    “요통의 원인은 크게 척추구조 자체에 문제 및 질환이 있는 경우와 일상생활에서의 잘못된 생활 습관에 기인하는 경우로 대별할 수 있다. 그런데 현대인의 경우 대부분 후자적 원인으로 요통이 발생한다. 특히 보행이나 의자에 앉는 자세, 침대 생활, 운동 부족, 복부 비만, 장시간의 컴퓨터 사용 등 잘못된 습관 때문에 요통이 생기기 쉽다. 요즘에는 청소년들 사이에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에 의한 요통환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요통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아주고, 스트레칭에 의한 근육강화 운동요법 등이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외면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런 요법이 보험에서 인정되지 않을 뿐더러 병원 수입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유태우박사는 비록 돈이 되지 않을지라도 환자 개인에게 맞고, 늘 실천할 수 있는 운동요법 처방을 고집하는 의사다. 그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지의 통증센터에서 스트레칭 등 운동요법에 의해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연수를 받으면서 그 자신의 독특한 운동요법을 창안했다고 밝힌다.

    “사실 운동요법은 매우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한국과 중국 등 동양권에서는 고유의 도인체조나 기체조가 있었고, 요즘 주목받고 있는 대체의학의 카이로프랙택도 손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운동요법이며, 서양의학의 경우 요통체조인 윌리암스씨 운동이나 매킨지 허리요법 등 생리활성요법이 발달해왔다. 나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동·서양의 운동요법 중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는 요법을 개발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그렇게 해서 그가 개발한 운동요법은 아직 구체적으로 이름이 붙여지진 않았다. 다만 이 요법은 환자가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뒤 그 환자에게 맞는 운동요법을 개별적으로 처방한다는 점에서 다른 요법과 구분된다.

    그래서 유박사의 초진환자 진료시간은 기본이 30분이다. 환자가 무슨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지, 하루중 의자생활을 얼마나 하는지, 컴퓨터는 몇시간 사용하는지, 걸음걸이는 어떠하며 신발은 어떤 것을 신는지, 술·담배는 하는지, 아침에 운동은 얼마나 하는지, 심지어 부부생활은 어떠한지 등 일상생활에서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체크한 다음 그에 맞는 생활동작과 운동처방을 내린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병원을 올 때마다 그간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살펴보면서 직접 거울을 보게 해 자세를 다시 잡아주고, 교정을 시킨다.

    “만성 요통환자의 경우 다른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환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생활동작과 운동요법을 몸에 밸 때까지 익히도록 해줘야 한다.”

    척추측만증도 고친다

    한편으로 요즘 유박사는 진료실에서 한창 성장기에 있는 많은 어린아이들이 척추가 휘어진 척추측만증에 의한 요통 증상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한다. 척추 측만증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24마디의 뼈(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로 구성된 척추는 전봇대처럼 일직선으로 곧추서 있지 않다. 척추를 뉘어서 살펴보면 목 부분은 앞쪽으로, 등 부분은 뒤쪽으로, 허리 부분은 다시 앞쪽으로 휘어져 굴곡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앞쪽이 휘어진 것을 의학적으로 전만, 뒤쪽으로 휘어진 것을 후만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척추가 기준치(10도) 이상으로 휘어져 있을 경우인데, 이것을 척추측만증이라 한다. 이 역시 일반적으로 나쁜 자세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온다.”

    실제로 유박사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라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1월 중순 서울시 교육청이 24개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척추측만증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검사 대상자(1만1370명) 가운데 11.5%인 1300여명이 허리가 휘어 있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처음 진행될 때는 통증이 없어 자신도 느끼지 못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상태가 계속 진행되면 만성 요통, 만성 경통(목의 통증), 어깨 통증 등 다양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게다가 척추측만증은 외형상이나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아 사회생활에서도 위축되기 쉽다는 게 유박사의 설명.

    그리고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빠르게 성장하는 사춘기(10세∼성장 완료기)에 가장 흔히 발견되며, 그대로 둘 경우 계속 변형이 진행돼 성인이 돼서도 1년에 1∼2도씩 휘어져 심한 기형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래서 척추측만증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박사는 척추측만증을 알아보는 간단한 자가 진단법이 있으므로 자녀들 중 척추측만증 여부를 파악해볼 수 있다고 한다. 즉 ▲상의를 벗은 뒤 양쪽 어깻죽지나 양쪽 갈비뼈가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는지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양쪽 무릎의 높이가 수평으로 일치하는지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등쪽에 뼈가 튀어나오는지 ▲양쪽 운동화 중 어느 한쪽이 빨리 닳는 지 등을 확인해서 균형이 맞지 않으면 일단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은 초기 증세인 경우 운동요법으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사춘기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루어지므로 이때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칭 운동은 척추측만증 뿐만 아니라 요통의 예방 및 조기 치료에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춘기 아이들의 고른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스트레칭 운동 요법은 일과성에 그쳐서는 그 효과가 없으므로 최소 주 3회 이상, 1회당 20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할 경우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척추측만증의 경우 초기 단계를 지난 경우면 보조기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이때도 운동요법을 보조요법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것. 최근에는 밴드형 보조기(Spine Core)가 개발돼 종래의 보조기보다 치료효과를 높이면서도 착용감이 좋아 운동요법을 병행할 수 있다고 한다. (문의 02-416-5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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