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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장수연구팀의 세계 장수촌연구

100세인들, 콩 해초 돼지고기 즐긴다

  • 전경수 <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 korancks@snu.ac.kr

100세인들, 콩 해초 돼지고기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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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 집안에 태어난다거나 돈 많고 편안하다고 오래 사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섭생이 중요하다. 제주도와 오키나와에 사는 장수자들은 콩과 콩으로 제조한 제품을 좋아하고 신선한 채소와 해산물을 즐겨 먹으며 삶은 돼지고기도 자주 먹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수 노인들은 어려운 일들을 숱하게 겪어도 낙천적이라는 것이다.
100세인(centenarians)에 관한 연구는 장수연구의 대표주자격이지만 사실상 어느 정도 센세이셔널한 면이 없지 않다. 100세인이라는 것이 생물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하나의 표현일 뿐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이미 100세인에 관한 여러가지 형태의 연구보고서들이 출간된 적이 있고, 사회문화적 여건이 나아지면서 장수는 일반적인 경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100세인에 대한 관심도 희소성의 차원을 넘어섰다.

100세인에 대한 연구는 당사자의 연령을 확인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현재로서는 세 가지가 합치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공공기관의 기록, 예를 들면 주민등록번호나 호적의 기록이다. 둘째, 당사자의 인지가 중요하다. 이것은 숫자로 된 연령을 말할 수도 있고, 간지(干支)의 인식일 수도 있다. 할머니들은 주로 간지의 동물로 자신의 나이를 기억하고 있다. 셋째,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다. 이 세 가지가 합치하는 경우를 대상자의 정확한 나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세계적인 비교를 위해서 나이의 계산법은 만(滿)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100세인이라는 존재는 장수 현상의 일종이다. 장수와 100세를 동일한 궤적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00세인에 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장수 현상이라는 범주에서 고찰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의 선행 가설은 장수라는 현상이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의 과정과 결과일 것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적 기초를 갖고 있는 인간의 수명은 후천적인 문화적 현상에 영향을 받는다. 이 글에서는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장수의 요인을 규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천적인 생활양식이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생활양식을 구성하는 문화의 개념을 적용하여 장수 현상을 분석하려고 한다.

첫째, 장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기술적인 문제들을 파악하려고 한다. 주어진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거기에 적응하면서 만들어가는 문화의 기술적인 측면을 말한다. 주로 음식과 관련한 내용이다.

둘째,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모여서 살게 마련이다. 즉 조직의 문제다. 함께 사는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인류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정되는 것은 가족과 그 주변의 인간관계다. 따라서 100세인들이 인지하는 사회적 관계망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들에 대해서 대안을 모색해본다.

셋째, 삶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하는 관념의 문제도 다룬다. 장수의 개념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회도 있다. 장수의 개념이 존재하는 사회에는 장수를 위한 여러가지 장치들을 여러가지 수준에서 마련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수 현상은 낙관적인 삶을 사는 것과 비관적인 삶을 사는 것 사이에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가. 종교의 문제도 장수 현상 탐구에 필요한 부분이다. 100세인들이 살아온 과정에 반드시 포함되는 노동과 여가에 대한 자료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장수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100세인의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고, 사회복지적인 시사점까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제주도는 육지와는 다른 문화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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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수 <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 korancks@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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