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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계약내용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과정 한 점 의혹 없어야’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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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소시험 사용 엔진 해명 미흡
  • ● 액체엔진 핵심 기술 이전 없어 KSLV-Ⅱ 지장
  • ● 나로호 사업 효과 선전 과장 지나쳐
  • ● 우주발사체 성공률 30% 주장은 면피용?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나로호와 똑같이 생긴 지상시험용 발사체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연료주입 시험을 하고 있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를 앞두고 벌어진 최근의 발사 연기 해프닝은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그 배경을 두고 제기된 의혹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핵심 기술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러시아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지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발사 수행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의 답변은 궁색하기만 하다.

8월11일 자유선진당은 비장한 어조의 논평을 냈다. ‘국민은 나로호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제목의 이 논평은 ‘우주 강국의 꿈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가’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시작된다.

‘나로호의 발사가 6번이나 연기될 때만 해도 안전 때문일 거라며 아쉬움을 달래왔다. 그러나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로 국민적 기대와 염원을 모아온 나로호의 엔진이 정부가 발표했던 엔진과 다르다는 의혹 제기에 두 손에 힘이 빠진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그동안 무려 2억달러에 달하는 나로호 개발비용으로 자국의 신형 군사용 엔진을 시험해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이를 알고도 은폐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이번 발사 일정 연기 사태의 정점은 7월30일 러시아에서 수행된 연소시험이었다. 이 시험에 사용된 엔진이 나로호의 엔진과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교과부가 러시아 측의 확인서까지 공개했음에도 궁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설령 나로호가 성공리에 발사된다 해도 이 대목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궁금증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소시험 전에 로켓을 들여오고 조립한 이유, 교과부와 항우연의 과장 선전, 사업 진행의 불투명성,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기술 전수 여부, KSLV-Ⅱ 사업의 타당성 등 앞으로 더 효율적인 우주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로켓 개발비 5025억원

궁금증을 파고들기 전에 나로호 사업 자체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해야 할 듯하다. 나로호 개발사업은 100㎏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첫 우주발사체 개발 및 발사를 목표로 2002년 8월 시작됐다. 이때만 해도 러시아는 경제사정이 어려워 한국과의 공동 개발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오일달러 등이 넘쳐나면서 러시아는 태도를 바꿔 기술 이전에 까다롭게 굴었다. 결국 러시아는 2006년 10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을 체결한 뒤에도 국회 비준을 1년 가까이 미뤘다. 지난해엔 발사 예정일을 4개월여 앞두고 원래 합의한 99개의 발사대 성능 시험 항목을 348개로 늘렸다.

말이 쌍방 간의 ‘협정’이지 핵심 우주기술을 일방적으로 전수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굴욕적일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예컨대 수출당사국의 허가 없이는 물품 및 기술(보호품목)을 변경·복제·재생산·역설계 등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이 보호품목 관련 작업을 위한 시설부지에 대한 접근도 수출당사국 대표가 관리한다는 내용들이다.

수출당사국인 러시아가 한국에 판 이번 나로호 1단 액체로켓은 나로호 발사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 기술이다. 러시아가 이번 발사 연기 소동에서 보여준 일방적 자세의 원인을 바로 이 협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러시아가 나로호 1단 엔진에는 손도 못 대게 한다”는 항우연 관계자들의 말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나로호는 러시아가 개발한 1단(하단부) 액체연료 로켓과 국내서 만든 2단(상단부 안에 과학기술위성 2호가 장착됨) 고체 연료 로켓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액체로켓이 핵심이고, 국내엔 관련 기술이 부족해 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한 것을 갖고 왔다. 로켓 개발비는 5025억원이 들었고, 1단 액체로켓 구입에만 절반이 넘는 2억달러가 들었다. 총길이 33m, 지름 2.9m, 무게 140t, 추력은 170t급.

1 RD-151엔진 vs RD-191

나로호 1단 엔진이 RD-151이냐 RD-191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교과부는 “러시아에서 연소시험 중인 엔진은 나로호에 탑재된 것과 같은 RD-151엔진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엔진 개발사인 에네르고마시(NPO Energomash)사는 홈페이지에 ‘7월30일 RD-191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실은 URM-1 연소시험이 앙가라(Angara)호 LV 프로그램의 틀(in frame of Angara LV program)에서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는 글을 8월3일자로 올렸다. URM-1은 범용로켓모듈(Universal Rocket Module)을 말하는데 기본엔진이 RD-191이다. 흐루니체프사 홈페이지에도 ‘앙가라 계열의 우주발사체를 위한 URM-1의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따라서 두 엔진이 서로 다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항우연은 8월11일 러시아 측이 보내온 확인서 4장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7월30일 연소시험에 쓴 엔진은 (나로호와 같은 엔진인) RD-151이고, RD-191을 KSLV-1을 위해 튜닝한 것이 RD-151이며, 비행안전에 대한 요구조건을 충족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확인서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의 부사장과 엔진 제작사인 에네르고마시 설계 책임자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이 확인서가 맞다면 결국 러시아 우주항공회사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잘못 올렸거나, 러시아가 거짓말을 한 게 된다. 따라서 항우연 측이 이 확인서를 보여줬음에도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RD-151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발사된 적이 없고 아직도 개발 중인 신형 로켓의 시험용 로켓이다. RD-191은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인 앙가라호에 탑재되는 최신형 엔진이며, 앙가라는 2011년 발사 예정이다. 그러나 교과부 홍남표 대변인은 “RD-151과 RD-191은 엔진은 같되 차체가 다른 자동차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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