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기후변화 적응 현장을 가다 <마지막 회>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1/3
  • 지난 50년 동안 베트남의 평균온도는 0.7℃ 높아졌고, 2050년까지 2℃, 2100년까지 3℃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 바다 수위 역시 현재까지 20cm 상승했고, 2100년이면 1m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경기도 두 배가 넘는 면적에 3모작으로 대규모 경작이 이뤄지고, 1700만명이 넘는 주민이 거주하는 베트남 남부 메콩 삼각주는 해수면과 표고차가 크지 않아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은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5대 피해대상국으로 꼽히고 있다.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베트남 호치민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가다 착륙을 20여 분 앞둔 시점에 창밖을 내다보면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 바둑판 모양으로 잘 정리된 메콩 삼각주가 보인다. 바다로 흐르는 강에서는 연신 황토물이 쏟아져 내려와 강과 맞닿아 있는 바다 부분이 부채꼴 모양으로 누렇게 물들어 있다.

여기가 바로 베트남 최대 곡창지대인 메콩 삼각주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양국에 걸쳐 있는 메콩 삼각주의 최대 너비는 300㎞로, 해마다 60㎝씩 바다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우기 때마다 메콩 강이 범람했지만, 최근 범람에 대비한 시설이 확충되면서 경작지가 늘어 곡창지대를 이루게 됐다. 메콩 삼각주를 끼고 있는 베트남 남부 지역은 평야지대다. 베트남 남부 중심에 위치한 베트남 최대 도시 호치민 역시 평야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호치민에 68층 높이로 건설되고 있는 Bitexco Financial Tower 29층에 올라 호치민 시내를 내려다보면 호치민과 그 주변 지역이 얼마나 편평한 땅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구릉이나 언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평선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전국 어디에 가든 산에 가로막혀 지평선을 거의 볼 수 없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호치민에서 Bitexco Financial Tower를 건설하고 있는 현대건설 곽임구 현장소장은 “호치민에서부터 메콩 삼각주까지 끝없는 평야가 펼쳐져 있다”며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에 힘입어 베트남 남부 지역은 세계적인 곡창지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호치민 시내에는 메콩 강 지류인 사이공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사이공 강을 따라 동남쪽으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내려가면 붕따우가 나온다. 호치민에서 붕따우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도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만날 수 있다. 호치민에서 붕따우로 향하는 길은 호치민을 중심으로 우측 도로를 따라 동남쪽으로 내려가도록 돼 있다.

메콩 삼각주로 향하는 길은 호치민 좌측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호치민 인근 신도시인 푸미흥을 지나 1A 국도를 따라 동남쪽으로 2시간 정도 내려가다보면 메콩 삼각주 초입에 위치한 미토에 도착한다. 띠엔 쟝(Tien Giang)성의 작은 수도인 미토는 메콩 삼각주에서 호치민과 가장 가까운 도시다.

수상가옥의 도시 미토

미토는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메콩 삼각주 투어를 위해 꼭 들르는 곳이다. 메콩 강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수상가옥과 메콩 강 복판에 자리 잡은 다섯 개의 섬을 도는 투어가 가장 인기가 높다.

미토에서 가이드를 담당한 롼(Ms. Loan)은 “메콩 강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큰 강”이라며 “저 높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남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를 관통해 이곳까지 흐른다”고 했다.

미토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70km를 서북쪽으로 올라가면 캄보디아에 닿고, 50km를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남중국해로 이어진다. 메콩 강은 강이라기보다는 흙탕물의 바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광대했다.

배를 타고 강 가운데로 나가보니 새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강가에 나무기둥을 세워 얼기설기 지어놓은 수상가옥들이 강을 따라 수백 채 줄지어 있고, 가옥마다 빨래가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집집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듯했다. 롼은 수상가옥은 땅을 소유하지 못한 주민들이 임시방편의 거처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놓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은 두 부류가 있어요. 하나는 집이 없어 1년 365일 수상가옥에 살아야만 하는 가난한 주민들이고, 다른 하나는 수상가옥과 농지에 있는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사람들입니다.”

수상가옥에 사는 주민들은 주로 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간다고 한다. 그러나 태풍으로 큰 비가 내려 홍수가 나면 이들 역시 집을 떠나 잠시 뭍으로 피해야 한다.

“과거에는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구별됐는데, 요즘은 기상이변으로 (건기와 우기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게 됐어요. 그래서 수상가옥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답니다.”

호치민에서 기자와 동행하며 통역을 맡아준 흐엉이 거들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메콩 삼각주에 거주하는 농민들은 홍수에 대한 염려가 크다고 해요. 해수면이 높아지고, 또 강우량이 많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홍수나 태풍 피해가 더 커졌거든요. 과학자들은 메콩 강 수면이 2100년이면 1m까지 높아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평지 4만㎢ 가 침수되고, 메콩 삼각주에 거주하는 인구의 10%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답니다.”
1/3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
목록 닫기

기후변화로 생존 위협받는 메콩 삼각주 구하기 작전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