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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현의 디지털 토킹 포인트

고화질 인터넷 생중계 원년의 월드컵 관람기

  • 김국현 / IT평론가 goodhyun@live.com

고화질 인터넷 생중계 원년의 월드컵 관람기

고화질 인터넷 생중계 원년의 월드컵 관람기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아이폰의 동영상 응용프로그램 ‘TV팟’으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했다.

월드컵은 끝나고 여운도 가라앉았다. 그러나 웹이 성숙기에 접어든 2010년의 월드컵은 그 즐기는 방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또 다른 의미에서 흥미진진했다.

집의 공청 안테나가 고장이 났는지 공중파 방송 화면이 겹치고 흑백으로 나온 지 오래. 왜 꼭 한쪽 선수들은 흰색 유니폼을 입어야만 하는지 난시청 상황이 되고 나서 절실히 깨달았다. 모처럼 장만한 LCD TV도 무용지물. 그러나 극적으로 47인치 화질을 그대로 즐길 수 있었는데, TV에 PC를 연결하고 네이버, 다음이나 SBS 사이트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방송을 보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TV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화질의 경기가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방송됐다. 포털들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각 경기당 수십만명이 PC로 생방송을 시청했다는 것이다. 물론 웹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아날로그 TV보다는 훨씬 좋은 화질의 생방송을 수십만명이 함께 보며 동시에 수천명이 쏟아내는 채팅의 지껄임은 함께 보는 즐거움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여차하면 모바일로도 볼 수 있는 선택권까지, 실시간 생방송 매체로서 인터넷은 그 질과 양에서 충분히 무르익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한국전 경기시간이 매번 TV를 마음껏 볼 수 있는 퇴근 후였기에 온라인 시청이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예측됐으나, 이 예상은 여지없이 깨졌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안테나가 고장 났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사회적 개인적 이유로 혼자 쓸쓸히 PC 앞에 앉을 수밖에 없는 이가 많아지고, 또 여럿이 함께 보는 것이 즐거울 수밖에 없는 스포츠 경기를 온라인상의 불특정 다수와라도 함께 보며 즐거워하고 싶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얄궂게도 이 모든 온라인 방송은 짧게는 수 초에서 보통 십수 초 정도 아날로그 생방송보다 느렸는데, 그 이유는 디지털 변환 과정과 이를 다시 동네방네 여러 경로를 거쳐 저비용으로 가정까지 전달하는 P2P 메커니즘 때문이었다. 따라서 온 동네에 골인을 환호하는 함성이 울려 퍼지는 스포일러를 미리 듣기 전까지는 우리 팀의 공격을 보더라도 흥분되지 않는 초현실적 관람 행태를 겪게 되고, 또 관람자 중 일부는 아날로그 TV를 보면서 채팅을 해 십수 초 후에 벌어질 미래의 일을 조목조목 중계하기도 했다. 디지털이란 역시 아직은 아날로그 뒤에 찾아오는 것인가 보다. 그래서 결국 우루과이전 후반은 떨리는 흑백화면으로 채팅 친구들이 아닌 동네 주민의 함성을 들으며 떨리는 마음으로 보고 말았다.

신동아 2010년 8월 호

김국현 / IT평론가 goodhyu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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