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호

암보험이 없어진다! 암이 사라진다?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x@naver.com|

    입력2010-09-01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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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보험이 없어진다! 암이 사라진다?

    암세포(오른쪽 원), 면역세포가 암세포덩어리와 싸우는 모습(중간원) 텔로미어(왼쪽 원 밝은 부분들).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정액형 암보험을 없앤다고 한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3년까지만 해도 16개 생명보험사에서 암보험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6개 보험사에만 남아 있다. 정액형 암보험을 파는 곳은 그나마 4곳에 불과하단다. 그중 한 곳은 9월 암보험 판매를 중단한다고 한다.

    암보험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넣는 정액형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암보험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기검진을 통해 암이 일찍 발견되어 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아지는 바람에 보험사가 팔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그 말은 가입자에게는 좋은 상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암보험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들어두는 편이 좋다고 뉴스는 권한다.

    정액형 암보험 확 줄어

    암보험 자체를 없애는 대신, 보험사는 종신보험 등에 특약 형태로 암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한다. 이런 특약은 일정 기간마다 위험률을 토대로 보험료를 재조정한다. 암은 대개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발생하므로, 갱신할 때마다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필자도 얼마 전 암보험 문제로 잠시 고민한 적이 있다.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10년 전에 든 종신보험이 있는데 거기에 암 특약이 있었다. 특약이라고 해도 예전 보험이라 정액형이었다. 문제는 내는 보험료가 얼마 되지 않아, 받는 보험금도 적다는 점이다. 암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에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었다. 보험사는 그 점을 상기시키면서 기존 보험은 완납한 것으로 처리하고 새 보험을 들라고 권했다. 보장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별생각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 보장 금액이 늘어나니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다가 보험 설계 내역을 보고 난 뒤 중요한 점을 알아차렸다. 기존 보험이나 새 보험이나 암 특약이 있다는 점은 같지만 기존 보험은 정액형인 반면, 새 보험은 갱신형이라 10년이 지나면 특약 보험료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난다는 점이었다.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기존 보험이 내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 보험사야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암은 수많은 사람의 관심사다. 이 때문에 암과 관련된 뉴스는 상상 이상으로 자주 나온다. 예를 들어 연예인 본인이나 그 식구 중 누군가가 암에 걸리면 어김없이 큰 뉴스가 된다. 또 항암 식품 섭취, 운동, 금연, 절주 등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뉴스도 많다. 암 치료의 신기원을 열 획기적인 발견이 나왔다는 기사도 틈틈이 실린다. 그런데 ‘왜 암 환자는 늘어나기만 하는 거야’라는 의문을 떠올리게 하는 기사들이다.

    최근의 흥미로운 뉴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뉴질랜드의 한 연구진은 비타민C가 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비타민C가 암에 효과가 있는지는 예전부터 논란이 많았는데, 있다는 쪽에 표를 던진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자궁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비타민C가 40% 적으며, 비타민C를 주입하자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커피도 논란의 대상인데, 국립암센터 명승권·박창해 연구진은 커피를 많이 마셔도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미국 유타 대학교의 미아 해시브 박사는 커피를 하루 넉 잔 마시는 사람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구강암과 인두암 위험이 39% 낮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의 한 연구진은 커피를 하루 두 잔 마시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고 했다.

    미국의 매슈 듀어링 박사는 암에 걸린 쥐들을 쥐가 우글거리는 곳에서 지내게 했더니 암이 줄어들거나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복작거리는 환경이라 스트레스를 좀 받겠지만, 편안히 있을 때보다 사회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받는 편이 암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운동’보다는 ‘적극적인 사회 활동’이 암 억제에 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암보험이 없어진다! 암이 사라진다?

    2007년 모 보험회사의 암보험 상품.

    서울대 백성희 연구진은 암의 발생과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했다. 몸은 어느 조직에 산소가 부족하면 혈관을 생성하는데, 그 과정을 촉발하는 HIF라는 단백질은 암을 자라게 하는 데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암세포가 마구 불어날 때면 그 부위에 새로 혈관도 생겨야 한다. 혈관이 없으면 산소와 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암이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혈관 형성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방법도 제시되었다. 백성희 연구진은 렙틴이라는 단백질을 변형시키면(메틸화) HIF에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과정을 이용하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거다.

    당분 섭취를 줄이면 암이 억제될 뿐 아니라 노화 예방 효과도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렇게 암을 예방, 억제,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은 적어도 매월 몇 건씩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암은 여전히 정복될 기미가 없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며 사망자의 28%가 암에 걸렸다는 2008년 통계청 자료가 보여주듯이, 암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암보험이 없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은 ‘암의 진단·치료 기술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는 점과는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암의 완치가 가까워졌다’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늙으면 결국 암에 걸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암 사망률이 높아진 것은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건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61명으로, 아시아 25개국 중 몽골(28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후진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측도 있지만, 암이 나이가 어느 정도 든 뒤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평균 수명과 연관지어 살펴볼 필요도 있다. 즉 평균 수명이 더 짧은 나라에서는 암이 발생하기 이전에 다른 질병이나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 수치상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40대 이후부터 크게 늘어난다. 40대 사망자의 약 30%, 50대와 60대 사망자의 약 40%는 암으로 사망한다. 그 뒤로는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늘면서 암 사망률이 조금 낮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어 보인다.

    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렇다. 암은 세포의 유전물질에 돌연변이가 많아져 세포 분열 과정이 정상 상태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바뀌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세포는 인접한 세포가 손상되거나 조직이 자라거나 할 때처럼 필요한 상황에서만 분열해 세포를 늘린 뒤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세포는 이런 통제력을 잃고 한없이 분열을 계속한다. 덩어리가 되어 계속 부풀면서 다른 조직을 파괴한다. 때로는 일부가 떨어져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다른 조직에 달라붙어 퍼뜨리기도 한다.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생긴다.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는 방사선, 바이러스, 흡연, 탄 고기에 든 발암물질 섭취, 환경오염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진행된다. 오래 살수록 이런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젊을 때는 몸의 대사 활동이 빠르고 손상된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기능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세포는 본래 유전물질이 손상되면 수선한다. 그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예 자살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활력이 떨어지면 그런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돌연변이들이 위세를 떨친다. 이렇게 보면 암도 심혈관 질환, 관절 질환 등과 마찬가지로 그저 몸의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질환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암은 인체의 모든 조직과 기관에서 발생한다. 서서히 자라는 것도 있고 빨리 자라는 것도 있다. 그러나 세포가 통제 불능상태로 증식한다는 점에서 모든 암은 같다.

    놀라운 발견,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

    암보험이 없어진다! 암이 사라진다?

    꼭 집어 암을 제거한다는 정밀방사선치료기 ‘노빌리스’.

    암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처음 선포한 곳은 미국이었다. 1971년 미국은 암 관련 법안을 만들고 곳곳에 암센터를 세우는 등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었다. 암은 곧 정복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러나 현재도 미국인 3명에 1명꼴로 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그 전쟁은 실패로 끝났다. 그런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다. 암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연구할 생각은 안 하고 덜렁 병원만 세워댔으니까. 당시는 정상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많은 환자를 치료하다보면 효과가 좋은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행에 기댔을 뿐이다. 무기 없이 전쟁을 벌인 셈이었다.

    그 뒤로 수십 년이 흐르면서 암이 본질적으로 ‘유전자에 손상이 일어나서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다.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중 말 그대로 획기적인 발견이 ‘텔로미어가 암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붙어 있는 DNA 조각으로, 흔히 신발 끈의 끝에 끈이 풀어지지 않도록 붙이는 플라스틱에 비유된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로 ‘끝 부분’이라는 뜻이다.

    사람의 염색체는 46개인데 염색체마다 텔로미어가 붙어 있다. 그렇다고 텔로미어가 염색체의 다른 부위와는 다른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염색체의 다른 부위나 텔로미어나 똑같이 염기가 쭉 늘어선 형태다. 다만 텔로미어는 짧은 염기 서열(TTAGGG 같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사람의 염색체에서 텔로미어는 짧은 염기 서열이 약 2500번 반복된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25~200개씩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세포가 분열하려면 염색체가 복제되어야 한다. 그래야 양쪽 세포에 한 벌씩 들어갈 수 있으니까. 문제는 염색체를 복제하는 효소는 맨 끝에 있는 염기를 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복제될 때마다 염색체는 끝이 줄어든다. 세포가 분열을 계속하면 염색체는 결국 짧아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그러면 세포는 더 이상 제 기능을 못하지 않을까?

    연구 결과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드러났다. 세포가 분열할수록 텔로미어는 줄어든다. 그러다가 텔로미어가 다 사라지고 염색체 자체도 줄어들어 유전자가 사라지는 등의 문제가 일어나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한다. 그러니 텔로미어는 어떤 세포가 몇 번이나 분열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계측기인 셈이다.

    텔로미어의 역할이 밝혀지기 전까지 인간은 세포가 무한정 분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피부에 상처가 날 때마다 새 살이 돋는 걸 봐왔으니까. 피부 세포의 분열 횟수가 정해져 있는 가운데 어떤 부위에 반복해서 상처가 난다면 어느 시점 이후로는 새 살이 돋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 있는 세포들이 분열 능력을 다 소진하고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해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유형의 세포를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세포나, 정자를 만드는 생식세포는 무한정 분열을 계속한다. 연구자들은 그런 세포는 분열해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염기를 다시 붙여 텔로미어의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미국의 블랙번 연구진은 그런 효소를 찾아냈다. 그들은 그 효소에 텔로머라아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블랙번은 그 연구로 다른 두 과학자와 함께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암세포가 불멸인 이유

    텔로미어의 발견은 또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바로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가 수명이나 암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었다. 단세포 생물은 영구 불멸이다. 즉 그들은 끊임없이 분열해 증식하지, 늙어 죽지 않는다. 사고로 죽거나 잡아먹히지 않았다면 말이다. 30억년 전의 세균도 지금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것이다. 이런 생물의 세포에서는 텔로머라아제가 계속 만들어져서 활동해야 한다. 분열할 때마다 줄어드는 텔로미어를 다시 늘려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인간처럼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은 상황이 다르다. 젊은 사람의 체세포와 늙은 사람의 체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연구자들은 두 세포의 분열 횟수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신생아의 체세포는 약 80~90회 분열하는 반면, 70대의 체세포는 20~30번밖에 분열하지 않는다. 그런 세포들은 텔로머라아제가 없다는 의미다. 조사해보니 사람의 몸에는 텔로머라아제가 없는 세포가 많았다. 피부세포나 간세포 등으로 분화된 뒤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텔로머라아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꺼진 것이다.

    그 유전자를 필요할 때마다 다시 켜서 세포의 분열 능력을 회복시킨다면 우리는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아기 때처럼 상처가 나도 금방 아물고 늙어서 처진 피부도 팽팽해지고 말이다. 이럴 경우 노화 문제도 없어지고 수명도 늘어나지 않을까? 이 가능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지만 확실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텔로머라아제 유전자를 아예 없앤 생쥐는 본래 지닌 텔로미어의 길이에 따라 수명이 정해졌다.

    연구자들은 텔로미어가 암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조사해보니 정상 세포에는 대개 텔로머라아제가 없는 반면, 암세포에는 거의 다 텔로머라아제가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꺼져 있던 텔로머라아제 유전자가 켜짐으로써 암세포가 분열을 계속하도록 돕는다는 의미였다.

    또 연구자들은 대개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다는 점도 알아냈다. 그것은 텔로머라아제가 정상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가 통제력을 벗어나 계속 분열해 텔로미어가 어느 정도 짧아졌을 때 텔로머라아제를 만드는 유전자가 켜졌다는 의미다. 암세포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텔로머라아제 유전자를 깨운 셈이다. 그럼으로써 암세포는 정해진 분열 횟수를 다 채우고도 죽지 않은 채 계속 분열하면서 불어날 수 있다. 암세포가 불멸인 이유는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줄기세포와 생식세포를 제외한 보통의 체세포에서 텔로머라아제 유전자가 꺼져 있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듯하다. 혹시라도 암세포로 변해 몸에 해를 입힐 수 있으니까, 정해진 횟수만큼만 분열한 뒤 죽으라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암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방식이 완벽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암 억제보다는 노화 억제를 위해 정상 세포의 텔로머라아제를 켜는 모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수명의 획기적 연장과 암 극복

    대부분의 암세포에 텔로머라아제가 있다는 점은, 암을 부작용이 없이 근본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즉, 암세포의 텔로머라아제 유전자를 다시 끄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암세포는 어느 정도 분열한 뒤 죽고 말 것이다. 문제는 몸의 각 세포가 텔로머라아제를 만드는지 안 만드는지 정확히 모르며 자칫 텔로머라아제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세포까지 죽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지는 단순함이 인간의 수명과 암을 하나로 엮고 있다. 해결책까지 제시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투여하는 치료 방식보다 훨씬 덜 복잡하다. 운이 좋다면 수명의 획기적 연장과 암의 극복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떤 발견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지길 바라지만 그런 기대가 충족되는 일은 드물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그것이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질병과의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은 본질적으로 우리가 질병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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