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호

12년 만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좋은 게임, 스타2

  • 김국현 / IT평론가 goodhyun@live.com

    입력2010-09-0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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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년 만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좋은 게임, 스타2

    프로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2로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방에 가본 적이 없거나, 아예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스타’ 혹은 ‘스타크’라 하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에서 게임방을 활성화시킨 효자 상품이자, 매년 부산 광안리 앞바다를 들끓게 했던, 사실상 e스포츠를 탄생시킨 게임이라면 고개가 끄떡여질 것이다.

    1990년대 후반, 게임방과 초고속통신망이라는 전례 없던 인프라가 갓 완성된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마치 천생연분을 만난 듯 삽시간에 열병처럼 퍼져나갔다. 물론 게임방을 통해 보급됐지만 스타1의 판매량 절반을 한국이 차지할 정도다.

    최근 출시된 스타2의 경우 가까운 일본에서는 공식 서비스조차 이뤄지지 않지만, 한국판은 인기 성우를 기용해 경이로운 수준의 한글화를 선보였다. 제조사에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2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케이블 채널 중계방송 속의 스타크래프트는 축구나 야구 리그처럼 생생하다. 바둑이나 장기와 같은 대국(對局)에 스포츠와 같은 순간 기예가 결합된 ‘스타’의 성공은 전자오락 특유의 화려함은 양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세상이 3차원이니 몰입이니 온갖 최신예의 진보적 게임 기술을 이야기해도 원초적인 말판놀이의 재림이었던 스타1의 인기는 끄떡없었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게임 프랜차이즈 스타크래프트, 바로 이 대작의 속편이 출시된 만큼 업계는 다시 스타크노믹스 운운하며 관련사업의 중흥을 바라는 눈치다.



    한국에서는 스타2를 소장용으로 단품 구매할 수 없어 마니아들은 불만이다. 대신 오픈 서비스 기간에 온라인 다운로드로 전편을 완전히 즐길 수 있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스타2는 전세계적으로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의 성적은 팡파르를 터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풍문이다. 게임방에서 ‘구관이 명관’이라며 여전히 스타1에 탐닉하는 이가 더 많은 탓이리라. IMF외환위기 당시 그랬던 것처럼 이 유희가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군중에게 다시금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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