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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멸종 인간까지 휩쓴다?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지구 대멸종 인간까지 휩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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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멸종 인간까지 휩쓴다?

노르웨이의 만년설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 자연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죽은 생물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대멸종 사건은 살아남은 극소수 생물에게는 무주공산의 터전을 제공한다. 누구든 가서 차지할 수 있는 텅 빈 새 환경이 그들을 기다린다. 그렇기에 대멸종 이후 생물은 다시 급격히 늘어난다. 그러면서 앞서 없었던 새로운 생물들이 출현한다.

늘어나던 생물들은 3억6500만년 전 두 번째 대멸종을 맞았다. 고생대 데본기였다. 데본기는 어류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온갖 어류가 가득했다. 상어도 이때 처음 출현했다. 이 대멸종 사건으로 열대 해양 동물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 대멸종도 기후 변화 때문으로 추정된다. 열대 해양 생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아 빙하기가 다시 찾아왔을 수 있다.

그 뒤 약 1억년에 걸쳐 생물은 크게 번성했다. 파충류도 출현했다. 그러다가 2억5000만년 전 페름기 말, 세 번째 대멸종이 일어났다. 수백만년에 걸쳐 지속된 이 대멸종 사건은 생물에게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주었다. 모든 해양생물의 약 95%가 사라졌다. 육지에 살던 동물도 75%가 전멸했다.

페름기 대멸종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일어났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화산 폭발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대규모 화산 폭발로 하늘이 가려지면서 기후가 변하고 기온이 떨어지며 산소도 부족해져 수백만년에 걸쳐 생물들이 죽어나갔다는 것이다. 인류의 입장에서 이 대멸종은 행운이었다. 포유류의 조상인 포유류형 파충류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자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약 5000만년 뒤인 2억800만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 네 번째 대멸종이 일어났다. 생명체의 약 35%가 사라졌다. 포유류형 파충류도 없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후손을 남겼다. 바로 공룡과 포유류였다. 둘 중에 세상을 지배한 것은 공룡이었다. 공룡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트라이아스기 대멸종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페름기 대멸종 때처럼 고온과 산소 부족 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분명하다. 이 대멸종도 인류에게는 유익했다. 이 사건으로 자연에 빈자리가 생기자 진정한 포유류가 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공룡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1억년 넘게 세월이 흐른 뒤인 6500만년 전, 백악기 말기에 다섯 번째 대멸종이 일어났다. 학자들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흔적을 남긴 소행성의 충돌이 이 대멸종의 원인이라고 추정한다. 인도에서 엄청나게 넓은 면적을 용암으로 덮으면서 분출한 화산이 원인이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이로 인해 생물 종의 약 75%가 사라졌다. 몸무게 25㎏을 넘는 육상 동물은 거의 전멸했다고 보면 된다. 지구를 지배하던 거대한 몸집의 공룡도 예외가 아니었다. 공룡의 시대는 끝났다.

몸집이 작고 땅속에 굴을 파고 지낸 포유류는 살아남았다. 포유류에게 신천지가 열린 셈이었다. 공룡 등 포식자가 전멸하자 이들은 마침내 땅 위로 올라왔다. 마구 번식하고 분화해감으로써 포유류의 시대를 열었다.

그런데 왜 대멸종 과정에서 어떤 종은 죽고 어떤 종은 살아남는 것일까? 이 질문은 중요하다. 그 답을 알면 여섯 번째 대멸종이 본격화할 때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삭빠른 종이 살아남고 융통성 없는 종이 죽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작은 체구에 날렵하고 교활한 육식 공룡인 벨로키랍토르가 사라진 반면 먹이를 노릴 때를 빼고는 거의 굼뜬 상태로 생활하는 악어가 살아남은 게 잘 설명이 안 된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센 것이 생존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몸집이 큰 쪽이 살아가는 데 유리하다. 대체로 몸집이 큰 사자는 몸집이 작은 사자보다 짝을 얻고 먹이를 잡고 영토를 지키는 일을 더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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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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