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호

휴대폰만 들고 다녀도,내 위치를 알 수 있다고?

  • 김국현 / IT평론가 goodhyun@live.com

    입력2011-05-19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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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만 들고 다녀도,내 위치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개인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혐의로 5월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최근 플랫폼 사업자들이 각종 무선망으로 사용자 위치 정보를 파악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시끄럽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유선이든 무선이든 통신이란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통신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가 나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나를 찾아야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그 누군가가 통신사나 정부기관이 아니라 일반 기업이고, 그렇게 파악한 위치 정보를 다른 스마트한 서비스와 공유하는 것이 모두의 관심이 되는 시대라는 데서 논란이 발생한다. 위치 정보는 지도, 광고 서비스와 결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가치관과 사업 관행상 혼돈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스카이후크(Skyhook)라는 위치정보업자의 사업 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고감도 무선 장비를 탑재한 기기가 전세계를 돌며, 특정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 공유기나 접속지점(Access Point)이 지도상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강도로 감지되는지를 데이터베이스로 교차 기록한다. 그러면 GPS 수신이 불가능한 실내나 지하에서도 상당히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스카이후크는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제공해왔다.

    이 사업은 실제로 잘돼서 아이폰의 초기 모델이 이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애플이나 구글 등은 금맥이 될 수 있는 위치 정보 확인 데이터베이스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알려진 각종 소송 및 뉴스는 이러한 구축 과정에서 불거져나왔다.

    내 위치가 나도 모르게 축적되는 것은 불쾌하지만, 이 정보는 개인 단말기에 저장될 뿐이다. 업데이트되더라도 ‘위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가기 위해 익명으로 이뤄지는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더 큰 문젯거리가 되리라 보기는 어렵다. 무선이란 결국 기지국과 통신을 하기 위한 것이고, 여러 기지국을 찾는 과정에서 3각 측량(triangulate)으로 내 대략의 위치가 드러나는 것이 물리학적 상식이다. 온갖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위치가 들통 나는 광경을 우리는 흔히 봐왔다.



    오히려 이러한 이슈를 통해 내 소재를 언제든 누군가가 파악할 수 있음을 공감하고, 그러한 능력을 특권으로 남길지 공개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선 통신을 하지 않거나, 스마트폰 설정 시 뜨는 확인 창에서 관련 위치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스마트폰을 쓰는 의미가 사라진다는 걸 하루 만에 깨닫게 될 것이다. 삶이란 결국 트레이드 오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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