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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이제는 우주다

짝퉁 생산국에서 명품 제조국으로

중국의 항공산업

  • 조진수 /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jscho@hanyang.ac.kr

짝퉁 생산국에서 명품 제조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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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 소련의 항공기를 복제 생산하던 중국이 소련 붕괴 덕분에 소련의 항공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를 협박해 전투기 기술을 습득하고 스텔스 전투기를 제작하는 등 중국은 항공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 아울러 광대한 내수시장을 미끼로 내걸고 선진국 항공기 제작사들의 투자를 이끌어내 민항기 부문도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고 있다.
짝퉁 생산국에서 명품 제조국으로

2011년 일본 언론이 공개한 중국의 J-20(중국명 젠-20)스텔스 전투기.

2012년 6월 18일 중국의 네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가 중국이 쏘아 올린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1호와 도킹함으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유인 우주 도킹에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이는 우주 기술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항공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기권을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우리나라의 나로호, 북한의 은하-3호가 그랬듯이 우주발사체 사고는 대부분 대기권 내에서 일어난다. 대기권을 비행하는 것이 항공기술이므로, 우주발사는 항공기술 기반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 최근 중국은 스텔스기인 J-20과 함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이 우주 개발에 성공을 거듭하는 것은 항공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방증이다. 우주 개발의 초석이 되고 있는 중국의 항공 개발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J-20이 공개된 지 1년이 지났다. 단일 무기 도입으로는 창군 이래 최대라는 3차 FX사업을 펼치는 우리로서는 J-20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스텔스기를 개발하고 있는 이상 우리도 스텔스기 도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J-20 개발에 앞서 중국은 4세대 전투기인 J-10을 내놓았다. J-10은 1998년에 처녀비행에 성공했지만 4세대 전투기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매우 많았다. 그 뒤 내놓은 것이 5세대인 J-20이다. 중국은 어떤 경로를 거쳐 5세대 전투기까지 개발하게 됐을까.

스텔스 전투기 J-20이 나오기까지

일본과 싸우던 1930년대 중국 공산당은 조종사 후보생을 소련에 보내 조종사를 양성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만을 제외한 전 중국을 석권한 다음인 1949년 11월 11일 공군사령부를 설립했다. 그때는 소련과 관계가 좋았으므로, 소련으로부터 전투기와 엔진 수리설비, 조립라인 등을 원조받아 운용했다. 미그-7과 미그-19의 도면도 이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중국은 기초적인 전투기 설계 능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소 관계가 악화된 1950년대 말이 오기 전에 복제를 통한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시기 중국은 복제 전투기를 5000기까지 보유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짝퉁 전투기를 생산한 것. 이 전투기들은 숫자만 많았지 전투능력이 매우 떨어져 중국 공군을 근대화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국 항공산업의 견인차는 1953년 랴오닝성에 세운 선양항공공사(瀋陽航空公司)다. 중국은 소련과 가까운 선양에 이 회사를 세워 소련의 기술을 적극 흡수했다. 소련과의 사이가 멀어진 1958년, 소련에서 멀리 떨어진 쓰촨성의 청두(成都)에 청두항공공사(成都航空公司)를 세웠다.

소련과 사이가 나빠진 1960년대와 1970년대 중국의 항공산업은 암흑기에 빠졌다. 당시 중국은 주체성을 강조했기에 소련 전투기를 복제한 전투기에 그들의 이름을 붙였다. 중국 전투기의 이름은 J로 시작하는데, J는 섬멸하다의 ‘섬(殲)’을 중국어로 읽은 ‘젠’에서 나왔다. 이 시기 중국은 미그-17은 J-5, 미그-19는 J-6, 미그-21은 J-7로 복제해 유지 보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1980년대 들어 중국 주변국들이 항공 전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이 ‘평화의 가교(Peace Bridge)’라는 사업명으로 미국에서 F-16을 도입하고, 일본은 최강의 전투기 F-15J를 미국에서 도입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영국으로부터 해리어(Harrier) 수직이착륙기를 도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대당 가격이 1000만 달러였기에 ‘지갑이 얇아’ 포기했다.

대신 주력인 J-7 개량에 도전했다. 이 사업은 청두항공공사가 맡았다. 1980년대까지 중국의 전투기는 레이더를 탑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두항공공사는 J-7에 레이더를 싣고 엔진을 개량해 최고 속도를 마하 2까지 높였다. 청두항공공사는 2000년대까지 J-7Ⅳ를 내놓았는데 J-7Ⅳ는 4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구 소련 아닌 서방 전투기 수입

이러한 발전은 뜻밖의 사태로 접하게 된 서방국가의 도움 때문에 가능했다. 1980년대는 냉전이 첨예했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1980년에 열린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소련 등 공산국가들이 1984년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보이콧했다.

이때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 성능이 낮은 F-16을 판매하겠다는 소식을 흘렸다. 중국에 대한 F-16 판매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다른 선물을 주었다.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 등이 항공 전자장비와 엔진 부문 등에 도움을 준 것이다. 덕분에 청두항공공사는 J-7 개량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중국은 프랑스의 전투기 제작업체인 닷소(Daussault)와도 결과적으로 유리한 거래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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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jsch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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