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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텔레파시와 투시

  • 맹성렬 |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sunglyulm@gmail.com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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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O, 초능력, 유령…. 현대 주류 과학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지만, 존재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은 것들이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주류 과학자 가운데 이 분야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물리학 학사, KAIST 신소재공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50편이 넘는 SCI급 논문을 발표하며 주류 과학자로도 맹활약 중이다. 그가 초상(超常)현상을 탐구하는 것은 이것이 현대 과학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 맹 교수는 앞으로 ‘신동아’에 다양한 초상현상을 소개하면서, 최첨단 주류 과학에 갇힌 독자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넓혀줄 것이다. 처음 다룰 주제는 텔레파시(telepathy)와 투시(clairvoyance)로, 텔레파시는 타인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 투시는 시각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장소·사건 등의 정보를 인지하는 것을 뜻한다. <편집자 주>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미국 스탠퍼드연구소 실험에서 뛰어난 투시 능력을 선보인 유리 겔라.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서구의 여성 작가 두 명이 옛 소련 땅을 밟았다. 그들은 유물론자의 천국일 줄 알았던 그곳에서 다양한 심령현상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서구에서는 이미 19세기 말 영국 케임브리지대 학자들이 중심이 돼 만든 ‘심령연구학회(Society for Psychical Research)’ 등이 관련 분야를 연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태동하면서 학계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던 터다. 두 여성은 옛 소련 수뇌부의 배려로 러시아 전역의 초심리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자들을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고, 그 내용을 담아 ‘철의 장막 너머에서의 심령현상에 대한 발견들(Psychic discoveries behind iron curtain)’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그들이 소련에서 만난 독보적인 심령 능력자가 있다. 히틀러를 분노케 하고 스탈린을 놀라게 했다는 명성의 주인공, 울프 메싱(Wolf Messing)이다. 유대계 폴란드인으로 어려서부터 비상한 초능력을 발휘한 그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재주로 돈벌이를 하다 16세가 된 191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큰 공연을 했다고 한다. 이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다. 그의 빈 공연 소식을 들은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메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비상한 젊은이를 심리학자 프로이트에게도 소개했다고 한다. 당시 텔레파시에 관심을 갖고 있던 프로이트는 메싱에게 텔레파시를 보내 아인슈타인의 콧수염을 뽑아오라고 지시했고, 메싱은 아인슈타인에게 사정을 설명한 뒤 진짜 콧수염을 뽑아 가져갔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읽고 행동한 메싱의 능력에 감탄했으며, 그 후 텔레파시의 실재를 믿게 됐다고 한다.

텔레파시를 믿게 된 프로이트

흥미로운가. 안타깝게도 이 일화를 검증할 수는 없다. 오직 메싱이 남긴 기록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의 자서전이나 일기, 편지 어디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완전히 허구인 것일까?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프로이트는 1912년경부터 그의 수제자였던 카를 융과 학문적으로 결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둘 사이에는 결코 화합할 수 없는 몇 가지 다른 견해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초상현상에 대한 의견이었다. 본인 스스로 심령 능력을 갖고 있던 융은 초상현상에 매우 우호적이었던 데 반해 프로이트는 매우 비판적이었다. 프로이트는 1901년에 쓴 ‘일상생활에서의 정신분석학(Psychopathology and everyday life)’이란 책에서 ‘텔레파시라는 현상은 실제로 타인의 생각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잠재의식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장 아끼는 제자를 내쳤을 만큼 확고했던 프로이트의 생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1924년 개정판에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정신감응적 사고전달이라는 설명이 가장 적절해 보이는 놀라운 몇 가지 사례를 접했다”는 내용을 첨가했다. 1925년에 쓴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텔레파시의 존재를 옹호한다. “아마도 텔레파시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는 계속해서 텔레파시가 어떨 때 가능한지에 대해 기술한다. “텔레파시는 어떤 생각이 무의식에서 나오거나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해 생각이 ‘원초적 단계’에서 ‘2차적 단계’로 넘어갈 때 특히 쉽게 이루어진다.”

1910년대 초까지 텔레파시를 비롯한 모든 초상현상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융을 격분시켰던 그가 어떤 계기로 이렇게 커다란 사상적인 전향을 하게 된 것일까? 학자들은 그가 자신의 두 딸과 했던 일련의 정신감응 실험에 의해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메싱의 영향 또한 컸던 것은 아닐까?

이번엔 아인슈타인을 살펴보자.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 등 물리학계의 매우 중요한 이슈에 대한 논문을 3개나 발표하면서 현대 물리학 시대를 연 아인슈타인은 프로이트와 더불어 당대 유대계 독일인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이 둘은 평생 딱 한 번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927년 신년 휴가기간 중이었다. 따라서 1915년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가 메싱을 매개로 만난 일은 공식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앞서 소개한 에피소드는 메싱이 자신이 역사적인 유명인과 교유했다는 사실을 떠벌리려고 꾸민 얘길까? 아니면 메싱과의 만남이 매우 특별한 것이어서 두 사람이 철저히 비밀로 했던 것일까?

아인슈타인이 메싱을 알았든 몰랐든 분명한 것은 이 위대한 물리학자가 텔레파시를 긍정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저명 작가 업턴 싱클레어(Upton Sinclair)는 아인슈타인의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이었는데, 그의 부인은 뛰어난 텔레파시 능력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싱클레어 부인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능력을 나타내 보였고, 자신의 능력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타인이 그린 그림 내용을 보지 않고 알아내 자신이 그려보곤 했다. 1928년 진행된 총 290회의 그림 알아맞히기 실험에서 그는 65번을 제대로 맞혔다. 업턴 싱클레어는 부인의 이런 놀라운 능력을 기록해 1930년 ‘정신 라디오(Mental Radio)’라는 책을 펴냈는데, 아인슈타인은 기꺼이 이 책의 독일어판 서문을 써줬다. 그 글에서 아인슈타인은 싱클레어를 매우 높이 평가하며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모두 사실일 것’이라고 보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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