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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유일무이 ‘팩트’로 똘똘 뭉쳐 외부 약자 철저 배척

일베, 오유, MLB파크, 디시… 여론 지형 바꾸는 온라인 커뮤니티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유일무이 ‘팩트’로 똘똘 뭉쳐 외부 약자 철저 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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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0~40대 남자 직장인, 모바일로 수시 커뮤니티 접속”
  • ● 가장 정치적인 커뮤니티 MLB파크, 디시는 오타쿠 놀이터
  • ● 일베 주요 키워드 : 자기비하, 약자 혐오
  • ● 소속감과 동질감으로 무조건 수용, “정교한 공작이라면 넘어갈 수도…”
유일무이 ‘팩트’로 똘똘 뭉쳐 외부 약자 철저 배척
‘오늘의 유머.’ ‘최불암 시리즈’같이 오래된 유머를 실은 유머집을 떠오르게 하는 이 이름이, 2012년 대선부터 지금까지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6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대선을 전후해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오늘의 유머’(오유) 등 인터넷 사이트에 수백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 1900여 건의 정치·대선 관여 게시 글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8월 22일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직원들은 오유뿐 아니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디시인사이드’(디시) ‘뽐뿌’ ‘보배드림’ ‘SLR클럽’ ‘82쿡’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 등 대형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파악됐다”고 주장했고, 11월 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 국정원 직원은 “임신, 출산, 육아 관련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을 주로 담당했다”고 밝혔다.

유머(오유, 일베, 디시),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기기(SLR클럽, 클리앙), 게임(루리웹닷컴), 육아 및 살림(레몬테라스, 82쿡, 맘스홀릭), 스포츠(MLB파크), 가격비교(뽐뿌) 등 정치와 관계없는 취미 사이트에서 국정원은 왜 그토록 대대적인 ‘공작’을 펼쳤을까. 국정원의 여론 조작 대상이었던 방문자 수 상위 12개 사이트와 다음, 네이버, 언론사 사이트 등과 연계된 커뮤니티 4곳, 그리고 네이버와 다음 카페 4곳을 심층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이들 인터넷 커뮤니티가 우리나라 여론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파악했다.

30대, 남자, 모바일

“자게이(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은어)는 누구나 평등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정신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기원은 1990년대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 동호회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웹에서 모이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짧은 기간 수천 개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시간이 지나며 커뮤니티는 소멸과 생성, 분화를 거쳐 현재 모습으로 발전했다.

이들 커뮤니티는 PC보다 모바일을 통해 접속하는 사람이 많다. 랭키닷컴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이들 커뮤니티의 월간 방문자 수를 조사했는데, 뽐뿌(36위), 디시(66위), 보배드림(99위) 순이었다. 포털사이트와 연계된 사이트 중 월간 방문자가 100만 이상인 사이트는 MLB파크(127만), SLR클럽(367만), 네이트판(114만), 다음 미즈넷(114만) 등이었고, 논란의 중심인 오유(197위)와 일베(172위)의 방문자 수는 100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모바일 웹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일베는 전체 모바일 웹 중 방문자 수 상위 9위를 차지했고, 디시(10위), 뽐뿌(12위), 오유(13위), SLR클럽(21위) 등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대부분이 PC가 아닌 모바일을 이용한다는 것이고, 모바일 시장이 커질수록 온라인 커뮤니티 영향력도 확대될 것임을 짐작게 한다. 실제 2010년 10월과 비교하면 한 달 방문자 수가 MLB파크는 약 4배, 오유는 1.5배 늘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주 이용자는 30~40대 남성이었다. 각 사이트의 방문자 성별과 나이를 조사하니 대부분 남성이 과반이었다. 특히 보배드림(84%), SLR클럽(81%), 루리웹(75%) 등 중고차나 전자제품, 게임 중심 사이트의 남성 이용자가 많았고 일베(83%) 역시 남성과 여성이 8:2 수준으로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커뮤니티의 이용자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다음 아고라의 경우 50대 이상 이용자가 22%, 40대 이상 이용자가 30%로,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이용자 연령층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쁜 생활에 치이는 직장인들에게 온라인 커뮤니티는 업무시간에도 즐길 수 있는 ‘사적 공간’이다. 취업 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81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 실태’에 대해 설문한 결과 66.3%에 달하는 직장인이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직장인 대부분이 업무 도중 틈틈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1위는 25.7%(복수 응답)로 오유가 차지했고 2위는 일베(2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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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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