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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근거리’ 기자가 털어놓은 최진실 비사(秘事)

그토록 원망했던 ‘남편의 애인’, 포장마차로 불러내 술 마시며 눈물

  •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팀 기자 kbs@joongang.co.kr

‘10년 지근거리’ 기자가 털어놓은 최진실 비사(秘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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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죽기 몇 달 전 40대 사업가와 재혼설(?)
  • ● 낙종한 기자들 집에 초대해 식사 대접
  • ● ‘남편 애인’이 마담으로 있는 술집 찾아가 ‘행패’ 부리기도
  • ● 술 취하면 누군가에게 전화해 하소연하는 버릇
  • ● IMF 환란 때 자진해 ‘노 개런티’ 광고 찍어
  • ● 드라마 상대 남자역 직접 섭외할 정도로 연기에 열성
  • ● “일할 때 빼고는 늘 ‘불행하다’고 말해”
  • ● “성민씨가 좋은 사람 만나 재혼하길 바란다”
‘10년 지근거리’ 기자가 털어놓은 최진실 비사(秘事)
최진실이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10월2일은 장남 환희(7)의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 봄 1학기 때 아들이 입학한 숭의초등학교를 찾은 최진실은 환희의 담임교사와 인사를 나눈 뒤 “가을 운동회 때 뵙겠다”고 말했지만 하루 전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1일 밤 귀갓길 차에서 최진실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 매니저 박모씨에게 “내일이 아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냐. 가기 싫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 탤런트’에서 졸지에 사채업자로 둔갑해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최진실은 그렇게 숨죽이며 울고 있었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큰아들의 한껏 즐거워도 모자랄 첫 가을 운동회. ‘저 아이가 최진실 아들이래’ ‘안재환한테 급전을 빌려줬다지’ 같은 학부형들의 수군거림을 견디기에 그녀는 너무 지치고 약해져 있었다. 경찰은 최진실의 방에서 그녀가 남긴 메모 일부를 찾아 공개했다. 책상 위 달력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나는 왕따, 외톨이. 도무지 숨을 쉴 수 없다’ 따위의 세상을 원망하는 내용의 글귀가 발견됐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산 최진실이 41세로 일기를 마쳤다. 아직도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없이 먼 길을 혼자 떠났다. 마치 ‘단칸방 최수제비’로 불리며 연예계에 처음 데뷔했을 때처럼. 그녀가 싸웠던 외로움과 연기 세계, 그리고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봤다.

이제 고인이 된 최진실이지만 불과 두 달 전까지 기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재혼 여부를 취재하고 있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상대는 사업가로 40대 초반의 준수한 외모를 가진 남자였고, 그밖에는 전혀 알려진 게 없었다. 제보한 연예계 관계자는 두 사람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음식점과 남산 하얏트 호텔 커피숍에서 두 번 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 외에 다른 일행이 없었고, 분위기가 데이트하는 사람들처럼 화기애애했다는 게 둘을 연인으로 판단한 근거라고 했다.

“내가 요즘 연애한대요? ”

직감상 ‘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수첩에 메모해두지는 않았다. 최진실의 넓은 대인관계와 이런저런 사업 제안을 하는 사람들과 호텔 커피숍에서 자주 만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제보자가 가요계 관계자라 연기 쪽 인맥에 밝지 못하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최진실은 20년 넘게 연기자로 일하면서 방송 관계자들과 두루 친했을 만큼 오지랖이 넓었고, 최근엔 MBC TV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시즌2 촬영 준비 때문에 마음이 바쁜 상태였다.

전에도 이와 비슷한 제보를 받고 취재하다 괜한 망신만 당한 적도 있다. 최진실을 만나 어렵사리 마음속 궁금증을 털어놓자 최진실은 하하 웃으며 “내가 요즘 연애한대요? 증말 못살겠다” 하며 박장대소했다. 그녀는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친척 오빠인데 간만에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만난 것”이라면서 기자를 안쓰럽다는 듯 쳐다봤다. 그는 이어 “그런 쓸데없는 것만 알아보지 말고 주변에 괜찮은 남자 있으면 소개나 해주라”면서 깔깔 웃었다. 기자는 “바쁜데 죄송하게 됐다”면서 자리를 빠져나왔지만 최진실은 오히려 “그렇게 당사자한테 확인하려는 자세는 고맙다”면서 덕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이번 제보를 덥석 물지 않은 건 자칫 그 같은 결례를 또 한 번 범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최진실이 이번엔 덕담(?) 대신 파파라치 쳐다보듯 혐오감을 드러내면 어쩌지, 하는 괜한 방어기제가 발동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조성민도 재혼해서 잘사는데 당신도 행복을 위해 누군가를 만난다면 기자 직분을 떠나 축하해줄 일 아닌가’ 하는 생각도 스쳤다.

최진실과 하얏트호텔. 묘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2000년 야구선수 조성민과 결혼발표 기자회견을 한 곳이 바로 이 호텔이다. 기자도 당시 그 현장에 있었다. 지금이야 인터넷 매체가 많아 웬만한 기자회견장에 200~300명 모이는 게 다반사이지만 당시엔 벌떼처럼 모인 취재진의 규모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지역 케이블 채널 로고가 찍힌 ENG 카메라까지 등장한 탓에 기자는 맨 뒤에서 까치발을 서가며 볼펜을 굴려야 했다.

경호원 대신 호텔 직원들이 안전요원 노릇을 했지만 통제가 안 돼 그날 밤 하얏트호텔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기자회견 시작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야 두 주인공이 입장했고,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두 사람의 결혼을 한발 앞서 보도한 매체의 기자는 뿌듯해하며 이를 지켜봤지만 낙종한 기자들은 ×씹은 표정으로 “2세는 언제 가질 거냐” “일본에서 신혼 생활하면 국내 활동은 접는 것이냐” “남자 쪽 집안 반대가 있었다는데 어떻게 승낙을 받았냐”는 등 두 사람이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을 질문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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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팀 기자 kb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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