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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tvN, 지상파를 누르나?

  • 김희연│자유기고가 foolfox@naver.com│

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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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CN, XTM, On Style, FOX, Mnet…. 리모컨 버튼을 누르다보면 끝도 없이 케이블 채널이 이어진다. 영문으로 지어진 이름들은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하고, 숫자만 많을 뿐 볼만한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시장…, 그러나 tvN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채널이 케이블 춘추전국시대에 일대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개국 3주년을 맞은 tvN의 성공 비결을 짚어봤다.
막장, 파격 이미지 벗고 신선한 엔터테인먼트 채널 안착

재밌는 TV 롤러코스트.

케이블 채널 tvN(티브이엔)을 말하려면 먼저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이하 롤러코스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야기해야 한다. 아니, 그보다 앞서 롤러코스터의 한 코너인 ‘남녀탐구생활’을 언급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코너는 화장실 사용, 부모님 방문, 형제와의 싸움 등 생활 속에서 흔히 벌어지는 상황을 설정한 후, 같은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그려내는 형식을 띠고 있다. 미국 드라마 ‘엑스파일’에서 여주인공 ‘스컬리’의 목소리를 맡았던 성우 서혜정씨의 기계음에 가까운 내레이션이 특징이다. 요즘 각종 광고에서 서씨 본인이나 이를 흉내낸 음성을 자주 들을 수 있어 친근하다. 남녀 주인공인 개그맨 정형돈, 탤런트 정가은씨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롤러코스터의 인기는 시청률에서 드러난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AGB닐슨에 따르면, 10월31일(토) 밤 11시에 방송된 롤러코스터 본방송이 전체 케이블 채널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1위는 지상파 3사가 점령하고 있었다. 주로 지상파에서 방영된 쇼와 드라마를 재방영하는 MBC드라마넷, KBS드라마, SBS드라마플러스가 1위에서 3위까지를 독차지해온 것.

그런데 롤러코스터가 나머지 채널은 물론 지상파 3사의 케이블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 번의 반짝 인기도 아니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는 11월7일(토) 방영분의 롤러코스터가 전국 기준 3.85%의 시청률로 케이블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케이블에서는 시청률 1%만 넘겨도 중박이 되고, 2%를 넘으면 대박이라고 본다. 시청률만 봐도 롤러코스터의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 실감할 수 있다.

‘남녀탐구생활’을 보지 않고서는 학교나 직장에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벌어지고 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시청률이 고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20대 여성 고정수씨도 한국에 있는 친구나 한국 유학생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인터넷에서 롤러코스터를 다운로드해 주말 내내 시청했다고 한다.

“남녀탐구생활 화장실편 봤어? 여자가 공중화장실에서 변기 위에 휴지 깔고 기마 자세한 채로 일보는 장면 말이야. 난 나만 그러는 줄 알았어.”

남녀탐구생활을 보고 난 시청 소감 교환은 대개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 TV를 보며 남자는 혹은 여자는 정말 저렇다며 무릎을 치고, 사람은 누구나 나와 다를 것 없이 살아간다는 안도감을 얻기도 한다.

CJ미디어 계열 오락 채널

롤러코스터로 일을 낸 tvN은 CJ미디어그룹 소속의 케이블 채널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회원사인 채널사용사업자(PP)는 30여 개에 달하는데, CJ미디어는 tvN 외에도 채널 CGV, XTM, 챔프, 중화TV, 올리브 등 다양한 장르의 PP를 보유하고 있다. CJ미디어 그룹과 자웅을 겨루는 회사인 오리온 계열의 온미디어는 투니버스, OCN, 온스타일, 스토리온, 슈퍼액션 등의 채널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두 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만 합쳐도 스무 개가량이다. MBC, KBS 등 지상파 계열의 스포츠와 드라마 채널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시청률에서는 초창기만 해도 온미디어가 앞서는 편이었는데, 최근 몇 년 새 자리가 뒤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올해 중반에는 오리온이 온미디어를 매각하고, 이를 CJ오쇼핑 쪽에서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CJ는 1997년 음악 채널 Mnet(엠네트)를 인수하면서 케이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CJ미디어는 요리, 영화, 애니메이션 등 케이블 채널을 잇달아 인수하거나 개국하면서 채널을 늘려왔다. CJ미디어 채널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개국한 tvN은 2006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토털 버라이어티 채널을 표방하며, 케이블에서는 드물게 자체 제작물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해 지상파 재방송이나 수입 프로그램에 의존하던 기존의 관행에 충격을 던졌다.

개국 초기 tvN의 대표 프로그램은 ‘독고영재의 스캔들(스캔들)’이었다. 스캔들은 다양한 형태의 불륜을 리얼리티 형식으로 다뤘다. 소재가 선정적인 만큼 19세 미만은 시청할 수 없었고,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적나라했다. 또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 아닌데도 카메라 들고 찍기와 모자이크 처리 등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을 사용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에게 큰 혼동을 주기도 했다. 2007년 1월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2008년 10월 92회로 막을 내렸다.

야한 장면이나 욕설이 섞인 대사가 종종 등장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역설적이게도 시청률은 높았다. 시청자에게 스캔들은 한마디로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이른바 ‘막장’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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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자유기고가 foolfo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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