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집 | 文, 安, 黃 속도 내는 대선열차

“‘15억 차떼기’ 불법자금 받고 ‘대통령 탄핵’ 앞장”

‘젊고 깨끗한’ 안희정의 두 얼굴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조현주 | hjcho@donga.com

“‘15억 차떼기’ 불법자금 받고 ‘대통령 탄핵’ 앞장”

1/4
  • ● 1억 담은 쇼핑백 15개 SM5 트렁크에 실어
  • ● 불법자금 4억9000만 원, 아파트 구매 등 사적으로 유용
  • ● 2억 받고 1억만 반환
  • ● 부산 업체에서 받은 돈 ‘향토장학금’으로 합리화
  • ● ‘박연차 상품권’ 5000만 원 받아
  • ● 김문수 “안희정 같은 비리 전력자는 대통령 안 돼”
  • ● 김일성 따르고 미국 배척한 ‘반미청년회’ 주도
  • ● 김희상 “안희정 대통령 되면 한미동맹 깨질 것”
  • ● 안희정 “돈 수수는 관행·실수…국익 보고 안보 판단”
“‘15억 차떼기’ 불법자금 받고 ‘대통령 탄핵’ 앞장”
안희정 충남지사(이하 안희정)가 요즘 대선 판에서 뜨고 있다. 여론지지율 1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위협할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온다. ‘시대교체’ 슬로건을 내건 53세의 젊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도 대연정” 같은 레토릭으로 중도·보수 표까지 긁어모으겠다고 한다. 그래서 ‘헌 기름장어(반기문), 새 기름장어(안희정)’라는 말도 나온다. ‘충청대망론’으로 상징되는 지역기반도 그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안 지사를 “결국 내려갈 사람”으로 보는 정치인도 적지 않다. 이들은 “안희정의 두 얼굴” “안희정의 씻기지 않을 흑(黑)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죄질 가볍지 않아”

안 지사의 ‘어두운 리스트’의 윗줄엔 ‘불법자금을 받은 행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안 지사는 1월 22일 대선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 중간쯤 어디에서 그는 “언제나 저보다 당이 먼저였습니다.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구속 전력에 대해 자신이 ‘대신 총대 메고 감옥 간 의리파이자 희생자’인 듯 묘사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금품 수수는 이와는 거리가 먼, 당시 수사·판결 용어로 “죄질이 가볍지 않은 행동”이다.

‘안희정의 차떼기’는 ‘한나라당 차떼기’에 버금간다.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제16대 대통령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2002년 11월 어느 날 오후 7시쯤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측근 안희정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근 이면도로에 SM5 승용차를 세워둔 채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S사 임원이 다가와 운전석 유리창을 똑똑 두드리자 안희정은 차에서 나와서 SM5의 트렁크를 열었다. 임원은 현금 1억 원이 든 쇼핑백 15개를 트렁크가 꽉 차도록 옮겨 실었다. 앞서 안희정은  S사와 이렇게 돈을 주고받기로 약속해둔 상태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007작전하듯  트렁크 한가득 재벌 돈을 받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런 행각을 벌인 사람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하나까지는 몰라도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차떼기는 ‘부정부패의 상징’과 같다. 한나라당 차떼기의 주역인 서돈웅 전 의원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차떼기도 보수는 일벌백계하고 진보는 다 빠져나가나”라고 덧붙였다. 

“피고인에게 그 이익이 귀속돼”

안희정은 이런 식으로 S사 30억 원, L사 6억5000만 원 등 기업으로부터 67억9000만 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모금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2004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9000만 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여기서 ‘추징금’ 부분이 이목을 끈다. ‘신동아’가 입수한 대법원 판결문은 이 추징금 4억9000만 원에 대해 “피고인(안희정)에게 그 이익이 귀속됐다”고 밝혔다. 안희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기업들이 불법 대선자금을 주고받을 때 돈 심부름을 도맡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 캠프의 전체 불법 대선자금 113억8700만 원의 절반 이상이 안희정의 손을 거쳤다. 안희정은 이러한 돈 심부름 과정에서 5억 원가량을 사적으로 유용한 셈이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안희정은 부인 민주원 씨 명의로 2003년 1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 아파트를 매입했다. 안희정은 불법 정치자금 중 5000만 원을 이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썼다. 몇 달 뒤 안희정은 이 아파트의 공동지분권자로 들어왔다가 1년여 뒤인 2004년 1월 20일 매각했다.

일부 법적 자료는 “안희정이 불법자금 중 1억6000만 원을 아파트 중도금으로, 3억1000만 원을 총선 출마 지역구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기록했지만, 대법원 판결문은 5000만 원 아파트 구입비용 이외 구체적 용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대법원 판결문과 국회 자료를 종합하면, 안희정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돈 중엔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으로부터 주차장에서 받은 2억 원, W병원 원장이 대주주로 있는 A창투의 곽모 대표에게서 받은 1억90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안희정은 나라종금 사건에도 연루됐다. 이 사건은 퇴출 위기에 몰린 나라종금이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제공한 사안이다. 안희정은 1999년 김호준 전 회장으로부터 생수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3억9000만 원을 받아 자치경영연구원에 입금해 썼다. 검찰은 2003년 6월 안희정을 기소했다. 안희정은 이때 구속을 면했지만 6개월 뒤 다른 기업들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속됐다. 이에 대법원은 나라종금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병합해 재판한 뒤 안희정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이다. 

안희정은 이 2004년 11월의 선고로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됐다. 그러나 2006년 8월 15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의해 사면·복권됐다. 대통령이 상습적으로 불법자금을 받은 자신의 최측근을 조기에 사면·복권해준 것은,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비난받을 일이다.

안희정 지사는 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감옥에 간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의 불법자금 사적 유용 사실은 이런 말을 무색하게 한다. 이양수 의원(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금고지기 자리에 있으면서 이를 악용해 개인적으로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등 결코 도덕적이지 못한 인물임을 증명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15억 차떼기’ 불법자금 받고 ‘대통령 탄핵’ 앞장”

댓글 창 닫기

2017/04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