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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崔·朴 게이트

이재용 영장 매달리다 권력 압박은 뒷전 돼버려

종점 치닫는 특검 막전막후

  • 특별취재팀

이재용 영장 매달리다 권력 압박은 뒷전 돼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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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특검, 속으론 ‘수사 연장 불허’ 원하는 듯” 〈靑 관계자〉
  • ● “황교안 권한대행에 떠넘기고 손뗄 수 있으니”
  • ● “한 달 더 끌면 특검 향한 비난 더 높아져”
  • ● “판사가 당황할 정도로 수사 부실”
  • ● “우병우 수사 자신 없어 해”
  • ● “블랙리스트 없거나 빈약한 듯”
이재용 영장 매달리다  권력 압박은 뒷전 돼버려

[뉴시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은 2월 28일 종료된다. 박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황 대행이 허락하면 한 달 연장된다.

야당은 수사 기간을 연장하라고 황 대행을 압박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검 연장을 거부하면 그때부터 민주당은 황교안 대행과의 무한투쟁을 할 것이다. 대통령 출마는 물론 총리로서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대행은 2월 10일 국회에서 “지금 단계에선 연장을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이 연장을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의에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20일 동안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생각 아니냐. 그렇게 할 일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특검에 대한 질책성 발언으로 들린다.

탄핵-대선 정국에서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여부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황 대행이 연장을 거부하면 ‘촛불 민심’은 분노하고 ‘태극기 민심’은 환호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숨을 돌릴지 모른다. 황 대행이 연장을 받아들이면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황 대행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는 보수진영 지지율 1위인 그의 여론 지지율 추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웬만큼 다 수사했다”

이재용 영장 매달리다  권력 압박은 뒷전 돼버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아일보 양회성 기자]

이런 가운데 최근 특검 수사에 대해 “중립성이 현저히 결여돼 있다” “웬만큼 다 수사했다” “우병우 등에 대해 수사가 미진한 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증거가 없어서다” “피의사실 언론 유포 같은 절차적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친박근혜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특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벌 측에게 ‘대통령과 대화한 내용을 자백하면 불구속 수사를 해주겠다’고 제안해놓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피조사인들을 우롱했다. 거의 매일 브리핑을 하면서 피의사실에 해당하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과 청와대의 대통령 대면조사 합의는 깨졌고, 청와대는 특검이 약속과 달리 조사 시점을 언론에 흘렸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어찌 됐든 특검과 청와대는 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했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황 대행이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촛불과 태극기를 모두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연장 수용이든 거부든 그 이유가 설득력이 있으면 된다”고 내다봤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최근 ‘특검이 속으론 수사 기간 연장 불허를 원하는 듯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상식을 깨는 내용이다. 이어지는 이 관계자의 말이다.

“특검은 야당과 촛불시위대의 눈치를 봐야 하므로 황 대행에게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것이다. 황 대행이 기간 연장을 불허하면 특검은 ‘황 대행 때문에 수사를 더 못하게 됐다’면서 황 대행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홀가분하게 수사에서 손을 뗄 수 있다. 특검 수사를 한 달 더 끌어봐야 중대한 진전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부실 수사에 대한 비난이 더 높아질 것이다.”   

한 여권 인사도 이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했다.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월 19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정유라 입시비리나 블랙리스트는 특검 발족 이유인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의 연계성이 떨어진다. 또한 특검은 사안의 핵심인물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를 계속 미루고 있다. 자신이 없다는 반증이다.”

수사 전문가들은 “이재용 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대기업-대통령 관련 수사 일정이 다 꼬인 것 같다.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대통령의 죄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특검이 자초한 일”이라고도 했다. ‘특검이 내심 수사 기간 연장을 원하지 않는 듯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까지 나오면서 ‘특검 연장에 얽힌 정치게임’은 흥미를 더하고 있다.

특검은 2월 13일 이 부회장을 재소환해 뇌물공여 혐의를 조사한 뒤 다음날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 관계자는 사석에서 취재진에게 “어떻게 400억 원이 넘는 뇌물 범죄 혐의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1월 영장 기각과 관련해 법원에선 “기각당할 만했으니까 기각된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는데, 이 문장은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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