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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전 된 ‘카풀 앱’ 사태

일 벌린 서울시, 국토부 쳐다보기 풀러스는 ‘My Way’ 고집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난타전 된 ‘카풀 앱’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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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시 뒤늦은 해명…“고발 아니고 조사 의뢰”
    ● 경찰, “사건 배당조차 안 돼…고발장 있어야 수사 착수”
    ● 4차산업혁명위, “12월 21,22일 끝장토론 열 것”
    ● 끝없는 난타전 속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선택제 강행”
난타전 된 ‘카풀 앱’ 사태
카풀(car pool)은 공유경제인가, 불법 택시인가.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풀러스(대표 김태호)가 ‘출퇴근 시간선택제 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촉발된 모빌리티(Mobility·이동) 서비스 규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양상이다. 스타트업계와 택시업계,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가 뒤엉켜 난타전을 벌인 지 한 달이 넘도록 뾰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2017년 12월 중순 현재 일단 ‘공’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로 넘어갔다. 

택시업계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개인이 돈을 받고 손님을 태워다주는 것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 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들 스타트업의 ‘전면 철수’를 요구하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형사 고발이라는 초강수를 둘 정도로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옥죄었다. 이에 스타트업계는 “4차 산업혁명 신사업을 공무원이 막는 셈”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17년 11월 7일 서울시는 풀러스를 여객 법 위반을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별 성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경찰 고발을 ‘권고’한 국토교통부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와 공동으로 공론의 장을 마련해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24시간 카풀’의 등장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논란을 불러온 ‘풀러스’의 시간선택제 서비스 안내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논란을 불러온 ‘풀러스’의 시간선택제 서비스 안내문.

4차위는 2017년 12월 21, 22일 1박 2일간 강원 원주 KT 연수원에서 이와 관련한 해커톤을 진행한다. 해커톤이란 참여자들이 기간을 정해놓고 시제품(prototype)을 만드는 대회로, 제도 혁신 해커톤에서는 이를 본떠 민관(民官)이 끝장토론을 통해 정책 초안을 만들게 된다. 

이번 카풀 논란과 관련한 해커톤에서는 라이드셰어링(승차공유) 핀테크 위치정보보호법 혁신의료기기 등 총 4가지 주제를 다룬다. 풀러스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라이드셰어링 해커톤은 국토부, 서울시, 풀러스를 비롯한 카풀업계, 택시업계가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4차위 관계자는 “해커톤 첫날인 21일에는 필요하다면 자정을 넘겨 새벽 토론까지 이어갈 예정”이라며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 간의 입장 차이가 클 경우 추후 별도의 해커톤을 다시 마련해 카풀 운영 시간을 확정 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풀러스는 문제의 시간선택제 서비스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2013년 우버 논란에 이어 모빌리티 서비스 관련해 두 번째로 불거진 풀러스 논란은 해를 넘겨 2018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풀러스가 제공하는 카풀 서비스는 이렇다.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운전자)이 출퇴근하는 길에 같은 방향의 동승자를 목적지까지 태워다주는 것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한다. 풀러스는 동승자가 낸 요금에서 일정 수수료(요금의 20%)를 제한 뒤 나머지를 운전자에게 지급한다. 요금은 일반 택시비보다 30%가량 저렴하게 책정된다. 동승자는 택시비를 아끼고, 운전자는 ‘어차피 하는’ 출퇴근 운전을 이용해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2013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가 ‘불법’으로 몰려 사업을 중단한 우버(Uber)와 달리 풀러스가 사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현행 여객법이 출퇴근길 카풀에 한해서는 ‘유상 카풀’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여객법은 사업용이 아닌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임대·알선하는 것을 금지하지만(제81조), 출퇴근 카풀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다만 언제가 출퇴근 시간인지는 법에 명시돼 있진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풀러스 외에도 럭시, 티티카카, 우버쉐어 등이 풀러스와 유사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11월 6일 풀러스가 ‘출·퇴근 시간선택제’ 시범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불법 논란이 불거졌다. 시간선택제란 카풀 운전자가 하루 중 원하는 출퇴근 시간을 4시간씩 총 8시간을 선택해 주말을 포함해 주 5일간 카풀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동승자 입장에서는 365일 24시간 언제든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콜택시처럼 카풀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풀러스는 기존에는 평일 출근(오전 5~11시) 및 퇴근(오후 5시~새벽 2시) 시간에만 카풀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풀러스가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이튿날인 11월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서울시가 풀러스를 여객법 위반을 이유로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7월에는 국토부가 서울시에 ‘카풀 앱 업체의 유상 운송행위를 발견할 경우 경찰에 고발 조치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풀러스의 출퇴근 시간선택제 서비스를 여객법 위반으로 본다. 이들은 여객법의 도입 취지와 목적을 고려할 때 카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른 오전과 늦은 오후를 법이 허용하는 출퇴근 시간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정부는 1995년 여객법에 카풀을 도입하면서 운전자와 이용자가 모두 승용차를 소지하고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출퇴근 시간대여야 한다는 점을 기본적인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러스가 평일 낮과 주말까지 카풀 운행 범위를 넓힌 것은 법의 취지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국토부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카풀은 출퇴근 시간대 도로의 혼잡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것인 만큼, 도로가 혼잡하지 않은데도 어느 시간대든 카풀을 할 수 있다고 한 풀러스의 법 해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 역시 “교통 혼잡이 없는 시간대까지 포함해 하루 24시간 365일 영업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부업 형태로 돈을 벌 길을 터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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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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