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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

월마트 vs 아마존, 온·오프라인 용호상박 大혈투

‘가상현실’ 무장한 ‘오프라인 공룡’ ‘공룡의 땅’ 침입한 Amazon Go

  •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월마트 vs 아마존, 온·오프라인 용호상박 大혈투

  • 리테일 산업이 하이테크로 변모하면서 두 거인이 충돌한다. 온·오프라인 최강자 월마트와 아마존이 허물어진 경계를 넘어 상대의 시장을 빼앗고자 ‘삼국지’ 관도대전을 연상케 하는 대결을 벌인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 위치한 아마존 고 매장(위). 가상현실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인 월마트(오른쪽). [JISC]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 위치한 아마존 고 매장(위). 가상현실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인 월마트(오른쪽). [JISC]

두 거대 기업이 충돌하면서 리테일 산업이 술렁거린다. 오프라인 리테일 산업 최강자 월마트와 온라인 최강자 아마존이 서로의 시장을 빼앗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기업 규모만 고려하면 월마트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만 같다. 월마트 직원 수는 230만 명. 종사자가 미국 국방부와 중국 국방부 다음으로 많다. 사기업으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보유한 회사다. 전 세계 매장 수는 1만1700여 곳. 매출액도 천문학적이다. 2018년 매출액이 4813억 달러(529조 원)가 넘는다. 같은 해 아마존 매출액의 두 배가 넘는 실적이다(아마존의 매출액은 1779억 달러). 

회사 규모만 보면 아마존이 질 수밖에 없는 경쟁으로 보이나 현재의 시장 추세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상황에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강세를 보인다. 아마존도 ICT 유형에 속하는 리테일 기업으로 4차 산업혁명 도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05억 달러에 달했다. 투자 전문 기관 예상치 598억 달러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높은 성장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월마트가 최강자라면 아마존은 떠오르는 신흥 강자다. 월마트와 아마존의 경쟁은 중국 후한 말기(2세기) 관도대전을 떠올리게 한다. 관도대전은 황허 북쪽을 기반으로 당시 가장 거대한 세력을 구축한 원소와 빠르게 성장하는 조조가 벌인 전투다.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어지다

중국 통일을 위해 관도대전이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던 것처럼 두 기업의 경쟁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외적 요인에 의해 피할 수 없는 것이 됐다.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첨단 ICT 기술이 기존 산업의 플랫폼이 되면서 일어나는 혁신이다. ICT 기업의 활동 영역이 자동차, 의류, 공장, 에너지 등 여러 영역으로 넓어진다. 

파이낸셜타임스가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500’의 2007년과 2017년 자료를 비교해보자. 글로벌 500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기업 순위를 나열한 것이다. 2007년, 2017년 10대 기업을 각각 들여다보면 11년 전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ICT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대 기업에 포함된 반면 지난해에는 애플, 알파벳, MS,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ICT 기업이 상위권을 점유했다. 그만큼 전 산업에서 ICT 기업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ICT 기업이 자동차 등 기존 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도 벌어진다. 

리테일 산업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오래전부터 리테일 산업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ICT 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 이전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시장이 나뉘었기에 월마트와 아마존이 경쟁할 필요가 없었으나 4차 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아마존이 월마트의 오프라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은 오프라인 리테일 중심의 월마트가 가진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해 2016년 4분기 1조 원 규모의 월마트 지분을 팔기도 했다. 월마트로서는 더욱 더 분발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월마트는 주식을 팔아버린 버핏의 시각처럼 아마존에 잠식당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월마트는 현재 아마존의 공세를 방어하면서 거꾸로 아마존의 영역에 진출하는 공격 태세를 갖춰나가고 있다.


월마트가 장악한 ‘식료품 리테일’ 공략에 나선 아마존

월마트와 아마존은 어떤 전략으로 상대와 경쟁할까. 우선 아마존부터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듯 아마존은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으로 나아가려고 혈안이다. 이는 오프라인 시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소매 산업 매출 규모는 22조6000억 달러(27경1000조 원)다. 소매 산업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3.8%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였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19년 28조 달러의 시장을 형성한다. 

그중 온라인 리테일 시장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띈다.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3%나 된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이렇듯 눈부시나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미국을 예로 들면 전체 리테일 시장 매출의 35%가 오프라인 형태로 판매하는 ‘마트 매출’에서 나온다. 따라서 아마존은 시장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시장을 노리지 않을 수 없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진출 전략으로 식료품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식료품이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내놓은 2017년 리테일 트렌드(Total Retail 2017)에 따르면 식료품은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매우 높다. 소비자의 7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한다. 이는 품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은 같은 가격이더라도 어떤 것을 고르냐에 따라 품질이 다르므로 소비자 대부분이 식료품을 직접 고르기 원하는 것이다. 

식료품 구입 시 오프라인 선호도는 월마트의 매출액 비중을 봐도 알 수 있다. 2018년 발간한 월마트의 파이낸셜 팩트북(Financial Fact Book)에 따르면 총 매출액의 56%가 식료품에서 발생한다. 

아마존은 2007년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를 선보였다. 식료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고자 냉장 기능을 가진 트럭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아마존 프레시는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범 사업을 6년간 거친 후 2013년부터 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런던 등 6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했으나 성과는 좋지 않았다. 시애틀타임스(Seattle Times)는 2017년 3월 “아마존이 ‘아마존 프레시’만으로는 오프라인 식료품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이 계산·결제하는 Amazon Go

아마존 프레시의 냉장 기능 트럭. [Flickr]

아마존 프레시의 냉장 기능 트럭. [Flickr]

아마존 프레시가 가진 한계 탓인지 지난해 9월 아마존은 유기농 소매상 홀 푸드(Whole Food)를 137억 달러(15조 원)에 인수했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새로 도입해 식료품 분야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아마존 프레시는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한 후 자동차를 갖고 방문해 구매 식품을 찾아가는 형태의 서비스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가져갈 수 있어 편리하다. 

2016년 12월엔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평가할만한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이 아마존 본사 건물 1층에 개설됐다. 아마존 고는 계산대 직원이 없는 매장으로 ‘저스트 워크아웃 기술(Jast Walk Out Technology)’이 적용됐다. 소비자가 계산대에 줄 서지 않고 걸어 지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계산과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매장 이용 방법도 매우 간편하다. 아마존 고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매장 진입 시 본인 인증을 한 후 물품을 구매하고 그냥 걸어 나가면 된다. 

아마존 고에는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한 카메라 센서 등 수백여 대의 각종 센서가 매장에 설치돼 있다. 누가 얼마만큼 구매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인공지능도 활용된다. 아마존 고의 인공지능은 자율주행차의 영상 분석에 활용되는 인공지능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고의 장점은 오류가 제로 수준이라는 점이다. 고객이 물품을 가방에 넣었다가 제자리에 갖다놓는 것도 정확하게 포착한다. 뉴욕타임스가 아마존 고의 허락을 받고 바닐라 소다를 훔치려 시도한 적이 있다. 해당 물건을 몰래 숨긴 뒤 매장을 빠져나오는 방식이었다. 바닐라 소다를 ‘훔쳐’ 매장을 빠져나오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마존 고 앱을 통해 곧바로 결제가 이뤄지고 영수증이 첨부됐다. 

포천(Fortune)은 아마존 고가 로스앤젤레스 등 6개 지역에 올해 안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아마존 고의 론칭이 성공적임을 보여주면서 계산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점도 일깨운다.


가상현실 활용해 맞대응하는 월마트

월마트는 거꾸로 온라인 리테일 시장을 넘본다. 아마존에 맞대응하는 전략이다. 자본력을 이용해 온라인 리테일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펼친다. 온라인 쇼핑몰을 인수해 온라인 영역에서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월마트는 2016년 8월 온라인 쇼핑몰 제트닷컴(Jet.com)을 33억 달러(36조3000억 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1월 온라인 신발 쇼핑몰 슈바이닷컴(Shoebuy.com)을 7000만 달러에 확보했다. 지난해 2월, 7월 온라인 아웃도어 쇼핑몰 무스조(Moosejaw), 의류 쇼핑몰 보노보스(Bonobos)를 각각 인수했다. 올해 4월에는 인도 최대 쇼핑몰인 플립카트(FlipKart)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인수 전략이 가진 이점은 인수 대상 기업이 가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시장 진출이 쉽다는 것이다. 인재 영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는데, 이는 온라인 리테일에 전문성이 없는 월마트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그렇다고 월마트가 기업 인수만 하는 건 아니다. 기술 연구에도 상당한 투자를 한다. 2012년 월마트는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 서비스 만족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특허로 출원한 바 있다. 아직 매장에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용화하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을 마트에 적용하고자 ‘스토어 넘버 에이트(Store No.8)’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스토어 넘버 에이트은 월마트 내의 ‘실리콘밸리’로서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할 혁신 기술 개발 및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4월 월마크 자회사 코드 에이트(Code Eight)가 스토어 넘버 에이트를 통해 설립됐는데, 코드 에이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물품을 고객에게 문자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월마트는 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가정용품의 경우 24시간 안에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스토어 넘버 에이트는 케플러(Kepler)라는 명칭의 과제도 진행한다. 케플러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아마존 고처럼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월마트는 2월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페이셜랜드(Spatialand)도 인수했다. 스토어 넘버 에이트는 그간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 가상현실을 통해 구현한 공간에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려고 노력해왔다. 스페이셜랜드가 이 같은 시도에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경쟁은 기업 간 경쟁 수준을 넘어 리테일 생태계의 변화까지 일으킬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덕분에 로테크(Low-Tech)로 인식되던 리테일 산업이 하이테크(High-Tech)로 변모하고 있다.


신동아 2018년 6월 호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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