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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강화, 미래기술 선점으로 커넥티드카 시대 준비”

‘소프트웨어 강국론’ 펼치는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

  • 최호열 기자 | eypapa@donga.com

“원천기술 강화, 미래기술 선점으로 커넥티드카 시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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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를 IT강국이라고 한다. 물론 컴퓨터, 휴대전화, 디지털TV는 가장 잘 만들지만 정작 이 기기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의 두뇌인 CPU를 다루는 핵심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은 거의 없다. 우리 IT산업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이 바뀌어야 한다. IT업계에서 서상범 페르세우스 대표를 주목하는 이유다.
“원천기술 강화,  미래기술 선점으로  커넥티드카 시대 준비”

[김성남 기자]

페르세우스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이제 갓 태어난 신생 벤처기업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IT업계와 벤처투자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순전히 서상범(53) 대표의 능력에 대한 기대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전산학 박사 출신인 서 대표는 2003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상무, 플랫폼 솔루션 랩(Lab)장 등을 역임하며 소프트웨어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가상화(Virt- ualization) 기술인 젠암(XEN ARM)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의 핵심 CPU(컴퓨터 중앙처리장치)인 ARM CPU를 기반으로 보안에 중점을 둔 가상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보안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 개발, 멀티코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등을 주도했다.

“주로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행연구를 했다. 지금 당장 제품에 적용할 기술이 아니라 최소 5년 뒤에 적용될 기술을 먼저 연구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와이파이는 1997년경에 이미 개발됐다. 당시만 해도 유선인터넷 초창기여서 전송이 느려지고 끊기는 게 다반사여서 동영상 한 편 전송받으려면 한나절씩 걸렸다. HD화질의 동영상을 보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 그런 시절에 이미 주위 채널의 간섭을 극복하며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고성능 무선 네트워크 운영체제를 연구하고 개발한 것이다.”

▼ 삼성전자에 입사해 처음 한 연구가 무엇인가.

“지금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안전하게 결제하는 기술이었다. 2005년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것이라 예측하고 연구한 것이다.”

선도자(first mover)가 돼라

“원천기술 강화,  미래기술 선점으로  커넥티드카 시대 준비”

ARM CPU가 탑재된 하드웨어. 젠암 기술로 크기는 작지만 안드로이드나 리눅스 같은 OS를 여러 개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 소프트웨어 연구에 몸담으면서 느낀 게 있다면.

“흔히 세상이 스마트해진다고 말한다. 소프트웨어가 점점 발전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자체가 똑똑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기가 똑똑해지고 향상됐다는 것은 소프트웨어 기능이 업데이트됐다는 이야기다. 이젠 소프트웨어 발전이 하드웨어 발전을 이끄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세계 1등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 물론 처음 입사할 때에 비하면 지금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많이 늘었다. 이건희 회장이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고 투자했기 때문이다. 양적으로 풍부해졌으니 이제 질적으로 고도화할 차례가 아닐까 싶다.”

▼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은 어떤가.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도 중요하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만든 것을 똑같이 만들면서 따라가는 수준이어도 된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면 남이 만든 적 없는 신제품과 신시장을 만드는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 기술을 선도하려면 기술의 이론적 성장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CPU 등을 제어하는 핵심 소프트웨어(예를 들면 가상화, 운영체제, 컴파일러 등)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과 이론적 밑바탕이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 부족한 근본적 이유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는데, 우선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에 대한 큰 시장이 없다. 시장이 있어야 수요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이 학계에 연구를 지원한다. CPU 및 해당 OS 소프트웨어만 해도 금융 관련 컴퓨터는 IBM이, 일반 개인 컴퓨터는 인텔이, 스마트폰은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의 ARM사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분야를 연구하려 해도 지원하겠다는 회사가 없고, 지원하는 회사가 없으니 연구하려는 학생이나 전문가가 나오기 힘들다.”

▼ 해결 방안이 있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그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개인 자격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개발하는 것이다. OS 소프트웨어인 리눅스가 대표적인 예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수만 건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관련 인프라가 없는 분야의 기술인 경우 정말 도움이 된다. 참고로, 그렇게 해서 완성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개인이 제품화, 상업화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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