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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창끝’으로 현상 찔러야”

남유진 구미시장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지도자는 ‘창끝’으로 현상 찔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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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R&D 역량 강화’로 불황 극복 돌파구 마련
  • ● “이젠 탄소섬유로 대한민국 먹여 살린다”
  • ● 1000만 그루 나무 심기, 전기 버스…‘그린시티’ 선정
  • ● “賢者는 아지랑이 한줄기에 봄이 온 걸 알아야”
“지도자는 ‘창끝’으로 현상 찔러야”

[박해윤 기자]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조선인재 반재영남, 영남인재 반재선산(朝鮮人才 半在嶺南, 嶺南人才 半在善山)’이라고 쓰여 있어요. 그만큼 인재가 많은 곳이 구미죠. 야은 길재, 점필재 김종직 선생은 성리학의 대가이고, 사육신(死六臣) 하위지, 개화기 의병장 허위 선생은 우국충절 인재였죠. 어디 그뿐인가요. 아도화상이 세운 신라 최초의 사찰 ‘도리사’는 신라에서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이죠.근대 이후에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선도한 곳이죠.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기도 하고….”

6월 2일 구미시청에서 만난 남유진 시장은 고향 자랑을 해보라는 기자의 말에 “밤을 새워도 다 못 한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자랑 몇 소절에서 구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경북 구미는 37.6㎢(1100만 평)의 내륙 최대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산업도시다. 3200여 기업과 11만 명의 근로자가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1970~80년대는 섬유·전자, 1990년대는 전자·가전, 2000년대는 휴대전화·디스플레이, 2010년 들어선 국방·탄소섬유·자동차 부품·전자의료기기 등 시대에 따라 업종을 바꿔가며 산업화를 이끌었다. 동시에 구미의 덩치도 커졌다. 1978년 선산군 구미읍과 칠곡군 인동면이 합쳐져 구미시로 승격했고, 1995년에는 구미시와 선산군이 합쳐져 도농복합형 통합시가 됐다. 인구 43만 명, 평균연령 36세(2016 기준)의 젊고 역동적인 도시 구미는 병풍처럼 둘러선 금오산(해발 976m)과 도시 정중앙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산업단지와 어우러지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법을 잘 보여준다. 시청 본관 입구에 들어서니 ‘2016 대한민국 그린시티 구미’ 현판이 눈에 띄었다.

잿빛 산업도시가 녹색환경도시로

산업도시 구미가 ‘그린시티’로 선정됐다니, 마치 씨름 선수가 ‘올해의 요가 강사상’을 받은 느낌인데요.
“다들 그렇게 말씀하세요(웃음). 구미시 하면 회색도시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구미에 오신 분들은 ‘구미가 이렇게 푸른 도시인 줄 몰랐다’고 해요. 금오산이 둘러싸고 있고, 폭 1km가 넘는 낙동강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데다 곳곳에 나무가 우거진 숲이 많죠. 폭 1km 큰 강이 흐르는 도시는 서울(한강)과 구미뿐이죠. 외국에도 이런 곳이 거의 없어요. 괜히 그린시티 상을 탔겠어요?”

말씀대로 타 지역 사람들에게 구미는 회색도시로 기억됩니다. 산업공단이 있는 데다 낙동강 페놀유출 사고(1991), 불산 유출사고(2012) 등의 영향 탓이 크죠.
“맞는 말입니다. 1969년 조성된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반세기 이상 산업도시로 성장하다 보니 굴뚝, 회색, 연기, 오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어요. 사람이 아프면 치료를 하듯, 구미의 이미지부터 치료해야 했어요.”

‘이미지 치료’라면….
“사마천 사기(史記) ‘회식열전’에는 ‘1년을 대비하려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대비하려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대비하려면 덕을 베풀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구미의 미래를 위해 나무를 심었습니다. 2006년 구미시장에 취임하고 나서부터 ‘1000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벌여 딱 10년간 1000만 그루를 심었습니다. 금오지올레길, 생태공원, 산책길, 공원, 철로·고속도로변 가릴 것 없이 심었죠. 2015년 11월 4일에 목표 달성 행사를 했는데, 전체 1021만 그루를 심었더군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탄소제로도시’를 선포했던데요, 기업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맞아요. 2010년 4월에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탄소제로도시’를 선포했죠. 사실, 기후변화 문제는 국가와 지역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큰 문제입니다. 구미 같은 산업도시가 이 문제에 대해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게 시와 기업이 함께 사는 길이라고 믿었어요. 시민과 기업인들에게도 많이 설명하고 설득했죠. 탄소제로도시 선포 이후 환경부와 경북도 등과 함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요.”

행시 22회인 남 시장은 구미 부시장을 거쳐 2006년 민선 4대 구미시장이 된 뒤 내리 3선(選)을 했다. 10년 장기과제를 마무리하는 등 지속적으로 시책을 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탄소제로도시 선포 이후 구미시는 2020년까지 ‘BAU(온실가스 배출 전망) 대비 35% 절감’이라는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처음 운행(4대)하는 등 친환경 대중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 시민 자전거보험 가입, 공용자전거 대여 등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했다. 2014년에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체험하는 탄소제로교육관을 세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2016년 말 환경부로부터 구미가 ‘그린시티’로 선정된 것은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린시티는 지자체의 자발적인 환경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04부터 격년제로 선정하는 환경부의 권위 있는 상으로, 구미시는 최종 평가에서 전국 1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잿빛 산업도시가 녹색환경도시로 공인받은 셈이다. 남 시장의 부연은 이렇다.

“시민이 건강해지고, 구미 전체가 아름다워지고, 친환경으로 도시 전체가 바뀌면 결국 구미시의 격이 달라진다. 멀리 보면 구미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디스카운트가 아닌 프리미엄 대접을 받는 것이고, 구민시민의 자부심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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