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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서울 지하도상가 ‘권리금’ 불허 논란

  • 김민주 객원기자|mj7765@naver.com

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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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상인 “한 달 전 1억7000만 원 내고 입점, 밤잠 못 이뤄”
  • ● 서울시 “권리금에 대한 보상 절차 규정 없어”
  • ● 서울시의회 “상인보다 1000만 시민의 권리 더 중요”
  • ● 국회 “권리금 보호 임대차법 개정 발의”
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회원들이 6월 28일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전국지하도상가연합회]

“서울시에서 임차권 양도·양수를 전면 금지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불과 한 달 전에 1억7000만 원의 권리금을 주고 입점했거든요. 계약 전까지 아무런 이야기도 못 들었는데, 굉장히 억울합니다. 장사가 안돼서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권리금을 못 받고 나가면, 자본금이 없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가 없잖아요. 인생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업이라 부푼 꿈을 갖고 있었는데, 한마디로 망연자실입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지하도상가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 김영완 씨의 하소연이다. 6월 8일 서울시가 ‘지하도상가 임차권의 양도·양수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를 개정한다고 입법예고하자, 김씨와 같은 지하도상가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임차권 양도금지 조례 추진

이번 조례 개정 법안이 시의회에서 가결되면 점포들 간의 양도·양수는 금지되고, 계약이 만료된 점포는 서울시가 경쟁입찰을 통해 새로운 점포주와 임대차계약을 맺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점포주들은 본인들이 지급한 권리금을 받지 못하고 나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조례를 적용받는 상가는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명동, 을지로, 강남, 영등포 등 총 25개 구역 지하상가 상점 2788개 점포다.

이에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는 6월 28일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시의 조례 개정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회장은 “1970년대 지하도상가 건설 이후 현재까지 40년간 서울시가 임차권 양도·양수를 허용해온 조례를 믿고, 많은 상인이 거액의 빚을 내어 점포 임차권을 샀다”며 “점포에 거금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까지 한 소상공인들에게 서울시가 신의 성실의 원칙을 어겼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소공동 지하상가에서 40여 년 동안 대를 이어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장수형 씨 역시 같은 심정이다. 장씨는 “여기에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데 최근에 경기가 좋지 않아 장사가 안되니까 많이 힘들다”며 “조례 개정으로 권리금도 받지 못하게 되는 건 생각도 못한 청천벽력 같은 조치다”라고 말했다. 장씨네가 소공동 지하상가에서 장사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 때부터였다. 당시 장씨의 아버지는 상가 보증금 700만 원을 주고 입주했다. 당시 반포아파트 한 채 가격이 600만 원이었다고 한다.

“이곳 상가 상인 대부분은 다수의 가족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장사가 안돼 빚을 지고 있는 사람도 많죠. 그들 상당수가 1억5000만 원 내외의 권리금을 주고 이곳에 터를 잡았는데, 그 권리금을 못 받고 나가게 되면 삶에 큰 타격을 입게 되죠. 몸이 아파서 일을 그만하고 싶어도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인이 지키고 키워왔다”

서울시 “권리금은 불법” VS 지하도상가 “40년 관행 권리 인정해야”

최근 권리금 1억 7000만 원을 내고 입점한 청년사업가 김영완 씨.[김민주]

상인들의 불만이 이처럼 큰 상황에서 서울시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가 제시하는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임차권리의 양수·양도 허용은 상위법령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위반이라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2016년 4월) 때문이다. 2016년 4월 25일 서울시는 행정자치부에 “1998년에 제정 시행 중인 지하도상가 조례 제 11조 제1항에 의하면, 조례에 따라 발생한 권리나 의무를 양도하고자 하는 자는 관리인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런 공유재산 임차권 양도 허용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위반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6조에서는 누구든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공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임차권의 양도를 허용하는 것은 공유재산법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둘째, 감사원 감사에서 서울시가 조례상 임차권리의 양도·양수 개정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를 지적(2016년 10월)받은 것이 또 다른 이유다. 2016년 10월 31일 감사원은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에게 “행자부의 유권해석으로 조례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6조 및 제29조에 위배되는데도 이 조례를 재개정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고, 서울시는 “조례 개정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했다. 즉, 행자부와 감사원의 지적 등으로 지자체 처지에서 조례 개정을 더는 미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시 보도환경개선과 조례 개정담당 오성균 씨는 “이번 조례를 개정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현행 조례가 상위법에 위반된다는 행정자치부의 해석을 받았기 때문이다”며 “행정기관에서 법령에 위반되는 조례를 만들면 안 되지 않느냐. 법령을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입장에 정인대 회장은 “서울 지하도상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들이 왜 이렇게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하도상가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1970년대 방공호 대피시설 목적으로 민간이 개발한 ‘지하도상가’, 다른 하나는 시에서 지하철을 개통하면서 만든 ‘지하철상가’다. 당시 지하도상가를 건설한 민자 건설사들은 지하도상가를 분양하면서 상가 점포주들에게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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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객원기자|mj77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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