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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의 절대악이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역설

  • 김바비|경제칼럼니스트 breitner@naver.com

골목상권의 절대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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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비스의 평균 끌어올린다는 점에선 긍정적
  • ● 영세하다고 골목가게 무조건 존속 주장은 무리
  • ● 자본을 앞세워 경쟁력 있는 영세 업체 구축(驅逐)이 문제
  • ●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통한 영업권 보호가 핵심
골목상권의 절대악이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점령은 최근 대기업을 비판, 또는 비난하는 주요 논제다. 실제로 수많은 대형 기업이 분식 사업부터 레스토랑 사업까지 구석구석 진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비난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들이 골목상권 침투의 최선봉에 서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대형 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소문처럼 횡포만 부리고 긍정적인 요소라고는 하나도 없는 절대 악인지에 대해선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프랜차이즈 진입 배경

시간을 되돌려 20여 년 전으로 가보자. 1990년대 초중반은 대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던 시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파리바게트로 1988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본격적인 확장기를 맞이한 것이 1990년대 중반이다. 이때의 성공 덕분에 샤니가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립식품을 인수, 현재의 SPC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당시, 골목 가게들의 경쟁력은 낮았다.

분식점을 예로 들어보자. 거의 모든 분식점이 표준화한 메뉴 없이 ‘감(感)’으로 짠 레시피로 가게를 운영했다. 문제는 이 분식점들의 평균 퀄리티가 좋지 않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메뉴가 인상 깊지도 못했고, 특색 없고, 방문할 때마다 나오는 음식의 질도 들쭉날쭉했다. 당장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떡볶이만 해도 국물의 농도가 시시각각 달랐다. 떡은 불어터져 있기 일쑤였다.

동네 빵집, 동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퀄리티 낮은 빵이 범람했다. 음식점 창업은 요리 좀 한다는 주부에게 남편이 자본금을 대면서 놀지 말고 해보라는 식의, 일종의 부업 같은 일이라는 인식도 많았다. 외식으로 먹는 요리의 수준이 집밥보다 아주 좋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집에서는 쉽게 해먹을 수 없는 짜장면, 짬뽕 같은 중화요리나 고깃집 음식이 대표적 외식 메뉴로 자리 잡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것이 프랜차이즈가 골목마다 자리 잡기 전 골목상권의 양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랜차이즈가 골목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는 대량생산 수단

골목상권의 절대악이  아니다!

제품의 맛과 서비스의 표준화를 이룬 프랜차이즈는 사업 방식이라기보다 대량 생산의 한 수단이다.

사전적 의미로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자사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가맹점을 아래에 두고 운영하는 사업 방식이다. 그러나 요식업과 서비스업 프랜차이즈는 사업의 방식이라기보다 대량생산의 한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실제로 프랜차이즈의 탄생과 확장은 해당 업종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 사업체가 다른 직영점과 가맹점을 세우면서 새로운 점포에서도 본점과 동일한 브랜드를 간판에 달고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직영으로 운영하든 가맹으로 운영하든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어디서나 균일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본점이 가진 브랜드 가치를 믿고 분점을 찾게 만든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이 ‘대량생산’에 있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직영점·가맹점의 점주와 직원의 역량을 본점의 직원 수준만큼 끌어올리기 어렵다. 따라서 생산 과정을 단축하고 표준화함으로써 분점에서도 본점의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프랜차이즈가 있었기에 우리는 동네에서도 본점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전과 다른 생산의 혁신이었다.

자, 이제 다시 골목상권 얘기로 돌아오자. 골목상권의 가게들이 그다지 훌륭하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때, 해당 업종 중 가장 잘되는 가게들이 평균화와 표준화를 앞세워 골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표준화는 상품과 서비스의 변동성을 크게 줄여 소비자가 본점에 가지 않고도 본점에 준하는 만족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덕분에 프랜차이즈 가게들은 골목상권의 가게들보다 상품과 서비스 등에서 평균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소비자로 하여금 골목 가게보다 프랜차이즈를 이용하게 만들었다. 어느 분점을 가도 비슷한 품질로, 적어도 소비 결정에 실패할 일이 없게 만든 부분이 대기업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을 빠른 속도로 점령한 핵심 요인이다.

반면, 골목상권 가게들은 한국의 짧은 자본주의 역사 때문에 개인이 경쟁 역량을 갖출 만한 시간이 없었다. 그 때문에 표준화와 품질관리를 앞세운 우월한 업체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많은 골목 가게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에서 패배하며 그들의 가맹점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골목상권의 절대악이  아니다!

놀부 항아리갈비 중국 베이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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