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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뒤집으면 후폭풍 감당 못해

‘트럼프 시대’ 3大 특징과 한국의 미래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사드 뒤집으면 후폭풍 감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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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득권과의 전쟁·新민족주의·중국 포위…
  • ● 경제민족주의로 세계 질서 재편
  • ● 한반도가 트럼프 시대 美·中 충돌 최전선
  • ● 한국 운명 좌우할 대통령 선거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에서 인종, 이념 문제 등으로 논란과 갈등이 확산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론도 난민,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트럼프의 미국과 충돌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진보에서 보수 혹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아니나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Establishment)’으로부터 미국 국민에게 권력이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기성 세력 간 갈등은 CNN 등 언론을 통해 거의 여과 없이 한국에도 전달되나 트럼프의 미국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한국 상황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는 비본질적인 것이다. 미국 내 인종 및 이념 문제와 관련한 갈등도 부차적인 사안이라고 하겠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해 미국 내 문제를 두고 논쟁할 만큼 한국의 현실이 한가롭지 않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트럼프 시대의 특징이 무엇이고 그것이 세계 질서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어떻게 바꿀지 정확히 이해한 후 대응 전략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한국의 운명은 칼날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비극적 운명을 마주할 수 있다.

트럼프 vs ‘기득권’의 전쟁

앞서 언급했듯 트럼프 시대의 첫 번째 특징은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1월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자유주의 세계경제 질서를 책임 있게 끌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다보스포럼은 그간 부자와 승자의 모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 과정의 과실을 따먹은 이들이 포럼의 주요 구성원이다. 따라서 다보스포럼의 구성원들은 트럼프의 주요 지지 기반이면서 세계화 과정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서민, 노동자의 이해와는 정반대에 서 있는 이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그들의 승리는 당신들의 승리가 아니었다(Their triumphs have not been your triumphs)”라면서 기득권 세력을 비난했다.

알려졌듯 트럼프는 워싱턴 정치의 아웃사이더로서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기득권 세력인 젭 부시와 힐러리 클린턴을 패퇴시켰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보수와 진보를 넘어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를 주도해온 기성의 정치인, 언론인, 지식인을 한 묶음의 기득권 집단으로 몰아세웠다. 트럼프의 시각에서는 다보스포럼도 기득권 집단의 모임인 것이다. 이 다보스포럼에서 시진핑이 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중국이 주도하겠다고 나선 것은 역설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사건이다.

경제민족주의의 부상

기성 질서를 주도해온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지식인은 트럼프를 올바르게 분석해내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은 기존의 사고와 선거 방법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졌는지 보여줬다. 특히 세계화의 과실을 향유한 언론의 세상에 대한 인식과 판단에 거품(Bubble)이 끼어 있음을 확인해줬다. 트럼프가 천명한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은 인종주의 등의 문제가 섞여 있는 데다 실험적인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내놓은 정책의 영향력이 지대할 것이며, 특히 한국의 운명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럼프 그룹의 사고방식과 정책 내용에 대한 깊이 있고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트럼프 시대의 두 번째 특징은 ‘경제민족주의’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국내 및 외교·안보 정책을 이해할 때 핵심 키워드 또한 경제민족주의다. 트럼프의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선임고문은 스스로를 경제민족주의자라고 칭한다. 또한 “다른 나라의 경제민족주의자들을 존중한다(I have admired nationalist movements throughout the world)”고 밝힌다. 배넌은 세계사적 흐름과 질서가 경제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바뀌어갈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형성된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형성된 G2(미국, 중국) 체제는 역사적으로 보면 과도적 단계인 것으로 평가된다. 소련과 동유럽에서 벌어진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했으며 세계화 과정을 거치면서 선진 자본주의 국가는 양극화 문제를 떠안았다. 일부 실패 국가에서 비롯한 난민 문제 등도 세계 각국에 경제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사 전개 과정에서 중국은 공산당 주도로 경제민족주의적 발전 국가의 길을 걸어왔다. 공산당 주도로 반도체, 철강, 조선 산업 등에 막대한 정부보조금을 지원했으며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 해외 IT(정보기술) 업체의 중국 시장 접근을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해왔다. 최근에는 한국이 안보 차원에서 도입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경제보복 조치 움직임을 보인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자유무역, 공정무역과는 거리가 먼 ‘경제민족주의적 패권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취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the understanding that it is the right of all nations to put their own interests first)”고 밝혔다. 이 발언은 실질적으로는 경제민족주의적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자유무역을 앞세우는 중국의 이중적 태도와는 대조적인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취할 것이며, 다른 나라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취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합리적 상호관계를 정립하자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제1 경쟁국은 중국

이 같은 트럼프의 태도를 ‘21세기 신(新)민족주의’라고 명명할 수 있다. 21세기 신민족주의는 종족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20세기의 패권적 민족주의, 저항적 민족주의와 구별된다. 물론 트럼프 그룹의 일부와 유럽 극우세력 중 일부는 20세기적 종족 민족주의, 인종주의 성향을 나타낸다. 21세기적 신민족주의가 긍정적인 것이 되려면 시민 민족주의, 포용적 민족주의 등과 결합해 자유주의적 애국주의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제1 경쟁 국가는 러시아였다. 트럼프 시대의 세 번째 특징은 제1 경쟁 국가를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바꾸려 한다는 점이다. 외교·안보 정책에서 이 같은 중대한 전환을 시도하기에 70여 년 동안 옛 소련과 러시아를 주적으로 여기고 일해온 외교안보 전문가, 기성 정치인, 언론인 등으로부터 트럼프는 격렬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세계 전략을 지지하면서 트럼프에 조언하는 인물이 1970년대 옛 소련을 견제하고자 중국과의 데탕트를 성사시킨 헨리 키신저다.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추천한 이도 키신저라고 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트럼프가 추진하는 세계 전략의 배경으로 “세계 질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Nothing is more dangerous to the US than such a close connection between Russia and China)”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1970년대 미중 데탕트를 통해 소련을 견제한 후 사회주의권 해체를 유도하는 데 성공한 전략가 키신저가 21세기 세계 질서 대변환의 조언자로 재(再)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미국의 이 같은 대외 정책 기조는 러시아가 군사적으로는 아직도 미국을 잇는 제2의 강국이지만 경제적 기초가 허약한 반면, 1980년대 이후 비약적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G2로까지 불리는 중국이 향후 군사력을 포함해 미국의 최대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트럼프의 수석전략가 배넌은 향후 수년 내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이 불가피하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세계 전략은 한반도 정세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면서 기회 요인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신호탄이자 핵심 이슈는 사드 배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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