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글로벌 인사이트

시민들 장기 집권 피로감… 아베 꺾고 첫 여성 총리?

고이케 도쿄도지사 일본 정계 태풍 되나

  • 장원재|동아일보 일본특파원

시민들 장기 집권 피로감… 아베 꺾고 첫 여성 총리?

1/4
  • 지난 7월 2일 치러진 도쿄도의원 선거 결과에 일본 정계가 경악했다. 불패가도를 달리던 자민당 아베 정권이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신생 지역정당에 참패했기 때문. 고이케는 자민당 독주를 막고 여성 최초 일본 총리에 오를 수 있을까.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어떤 인물인가.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4년 반 동안 4번의 중·참의원 선거와 3번의 보궐선거에서 연전연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후 총리 역대 3위의 재임기간을 기록했고, 올 3월에는 당규를 고쳐 2021년까지 집권할 토대를 마련했다. 정계는 이른바 ‘아베 1강(强)’ 구도로 재편됐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7월 2일 치러진 도쿄(東京) 도의원 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일본 정계는 경악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5) 도쿄도지사가 불패가도를 달리던 아베 총리에게 최악의 패배를 안겼기 때문이다.

이날 선거에서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는 자체 공천자 50명 중 49명을 당선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당선 직후 합류한 무소속 의원을 포함하면 127석 중 55석을 차지했다. 6석의 미니 지역정당이던 도민퍼스트회는 당당히 도의회 제1당이 됐다. 후보 전원이 당선된 공명당(23명) 등을 포함하면 도의회에서 고이케 지지 세력은 79석으로 과반(64석)을 훌쩍 넘어 3분의 2에 육박한다.

장기 집권 피로

반면 집권 자민당은 후보 60명을 냈지만 23명만 당선됐다. 기존 의석(57석)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도의회 의장과 자민당 간사장도 낙선했다. 기존 역대 최소 의석이던 38석(1965년, 2009년)을 크게 밑도는 대참패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요인은 명확하다. 먼저 온갖 스캔들과 실언에 휘말린 자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며 자멸했기 때문이다. 고이케 지사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자민당과의 대척점에 서서 ‘개혁적 이미지’를 선명하게 내세운 것. ‘대안 세력’을 찾은 도민들은 구태가 가득한 자민당을 미련 없이 버리고 변화를 택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선거 후 ‘THIS is(이것이) 패인’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중의원 의원,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간사장 대행의 이름 첫 자 영문 이니셜을 따면 ‘THIS’가 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도요타 의원은 아베 총리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아베 키즈’이며, 나머지 세 명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다. 이들이 무슨 짓을 했기에 신조어까지 생긴 걸까. 하나씩 살펴보면 자민당이 패배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도요타 의원은 선거 열흘 전 비서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은 녹취 파일이 공개돼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도쿄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거친 엘리트 여성 의원이 열두 살 많은 남성비서에게 ‘이 대머리야’ ‘너는 살 가치도 없다’며 소리를 지르고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는 상황이 녹음된 것을 들으며 국민은 경악했다. 압권은 마치 랩을 하는 듯 리듬에 맞춰 다음과 같은 끔찍한 말을 한 것이다. “(당신의) 딸의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고 뇌수가 튀어나와도, 차에 부딪혀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 해서 끝날 거라고 생각하면 그런 말을 계속해라.”

하기우다 부장관은 최근 아베 총리의 가케(加計) 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스캔들의 내용은 아베 총리의 40년 지기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에 52년 만에 수의학부를 신설하는 허가를 내줬는데, 이것이 특혜라는 것이다.

 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문부성 문서를 통해 하기우다 부장관이 “관저는 반드시 (수의학부를 신설)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총리는 ‘2018년 4월 개학’이라고 못 박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문부성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1/4
장원재|동아일보 일본특파원
목록 닫기

시민들 장기 집권 피로감… 아베 꺾고 첫 여성 총리?

댓글 창 닫기

2017/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