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호

동물萬事

중국 돼지는 올겨울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이강원 동물칼럼니스트

    입력2018-12-12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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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직격탄 맞은 중국인 주식(主食)

    • 격이 다른 ‘러우(肉)’ 중국 돼지

    • 둥포러우(東坡肉)에 곁들인 사오싱주(紹興酒)

    • 2~5월 수확한 남반구 콩 소진될 시기

    ‘중국인은 네 발 달린 건 책상 빼고 다 먹는다’고 한다. 물론 과장 섞인 말이나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긴 어렵다.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중국 요리는 풍부한 식재료와 다양한 양념을 바탕으로 한 불과 기름의 향연이다. 보는 것도 즐겁고 맛보는 것도 즐겁다. 상상을 초월하는 다채로운 재료를 활용한 요리가 많다.


    중국인 입맛 독차지한 ‘러우(肉)’

    ‘네 발 달린 건 다 먹는’ 중국인의 사랑을 수천 년 동안 독차지한 고기가 있다. 중국인에게 일종의 솔 푸드(soul food) 같은 이것은 다름 아닌 돼지고기다. 중국인의 돼지고기 선호는 쇠고기를 특히 즐긴 유럽인과 비교된다.

    근대 유럽 부유층은 쇠고기에 대한 열망이 강해 쇠고기요리 맛을 돋우는 후추 같은 향신료를 찾고자 원양으로 나아가 새로운 항로를 개척했다. 아일랜드에선 농사를 지어 백성을 먹일 땅을 목초지로 만들어 소를 키웠다. 곡류 부족으로 굶는 사람이 등장해도 쇠고기 사랑은 식지 않았다.

    유럽과 달리 중국에서 소는 식재료보다는 ‘농기구’면서 ‘운송 수단’이었다. 짐을 나르고 밭일 같은 중노동을 하다 보니 온몸이 근육질이었다. 일만 하는 역우(役牛) 고기가 먹고 살만 찌운 비육돈(肥育豚) 육질을 따라갈 수 없었다. 맛으로 쇠고기가 돼지고기를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인에게 돼지고기는 다른 고기들과는 격이 완전히 다른 존재다. 돼지고기를 칭할 때 그냥 ‘고기(肉)’라고 한다. 다른 고기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 일컫는다. 쇠고기는 우육(牛肉), 양고기는 양육(羊肉), 개고기는 구육(狗肉)이다. 돈육(豚肉)은 한국식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음식은 세계로 뻗어나갔다.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중국 음식점에 가면 고기 종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육(肉)자만 붙은 요리를 볼 수 있다. 이런 음식은 하나같이 돼지고기 요리다.

    당(唐)·송(宋) 시대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뛰어난 문장가가 연거푸 등장해 중국 문학이 기틀을 잡은 시기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에서도 동파거사(東坡居士) 소식(蘇軾)이 탁월하다. 소동파의 시는 가볍지 않고 이지적이면서 철학적 요소가 짙다. 맛으로 치면 묵직하다. 소동파의 명성은 비단 송에만 머물지 않았다. 고려나 조선의 식자 중 소식의 시를 읽지 않은 이가 없다.


    소동파와 동파육

    둥포러우.

    둥포러우.

    소동파의 재주는 시문은 물론 그림, 글씨, 의학, 심지어 요리 연구에도 있었다. 미식(美食) 사랑이 지극해 ‘동파주경(東坡酒經)’이란 요리책까지 남겼다. 소식의 재능은 르네상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만능 재주꾼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다.

    소동파가 개발한 요리 중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극찬받는 음식이 둥포러우(東坡肉)다. 한국에서 ‘동파육’이라고 불리는 이 요리는 소동파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살 때 개발한 것이다. 잘 만든 둥포러우를 한입 베어 물면 고기가 혀에서 녹는 터라 이가 할 일이 없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주는 비계 덕분이다. 부지불식간 고기가 배 속으로 내려간다.

    술은 요리의 풍미를 더한다. 둥포러우를 더욱 맛나게 즐기려면 좋은 술을 곁들여야 한다. 찹쌀 발효주인 사오싱주(紹興酒) 한 잔을 둥포러우에 곁들여 들이켜면 금상첨화다. 사오싱(紹興)은 소동파가 산 항저우에 이웃한 도시 이름으로 둥포러우가 이 술을 만나면 이웃사촌을 만난 것과 같다. 둥포러우의 ‘러우(肉)’도 다른 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다.

    한국에 있는 중국식당에서 ‘국민 음식’으로 불리는 메뉴는 달달한 고기튀김의 대명사 탕수육(糖水肉)이다. 탕수육은 한국에 건너와 현지화한 중국 요리. 튀김옷에 몸을 숨겨 고기의 정체를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역시 돼지고기다. 탕수육의 중국 본토 친척인 궈바오러우(锅包肉)도 돼지고기 요리다.

    중국인은 돼지고기가 아닌 다른 고기를 사용해 요리한 음식은 어떤 고기로 만들었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닭고기를 녹말을 묻혀 튀긴 후 매운 양념을 입힌 라조기(辣子鷄)는 주당(酒黨)의 입을 즐겁게 하는 안주다. 라조기를 음미한 후 입이 매워지면 시원한 맥주로 씻어내 보자. 마치 작은 천국에 온 느낌이다. 라조기의 ‘기’는 닭(鷄)을 뜻한다. 중국어 표준 발음으로 라조기는 ‘라쯔지’로 읽는다. 21세기 베이징(北京)에서는 닭(鷄)을 ‘지’라고 발음한다. 한국의 중국음식점에서 라쯔지라 하지 않고, 라조기라고 일컫는 것엔 숨어 있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100여 년 전 산둥(山東)에서는 닭을 ‘지’가 아닌 ‘기’라고 읽었다.


    한국식 중화요리 고향은 山東

    1882년 무위영(武衛營), 장어영(壯禦營) 소속 구식 군인들은 조정에서 힘을 실어준 신식 군인인 별기군(別技軍)에 콤플렉스를 가졌다. 구식 군인들의 불만은 결국 임오병란(壬午軍亂)이라는 난리로 이어진다. 병란은 명성황후가 요청한 청군(淸軍)에 의해 진압되고, 배후로 의심받은 흥선대원군은 톈진(天津)으로 압송된다. 청군들은 서울의 외항인 인천으로 상륙했는데, 그 무리에 인천에서 가까운 산둥 출신 노동자, 상인이 섞여 있었다. 그중 일부가 귀국하지 않고 조선에 남아 화교의 시조가 된다. 한국식 중국음식의 뿌리가 산둥요리에 있는 까닭이다.

    21세기를 사는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조상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간단한 통계 수치만 봐도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2017년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 1억1059만t의 절반에 해당되는 5494만t을 소비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소비량보다 적어 부족한 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한다. 돼지 사육 두수도 2016년 기준 4억5113만 마리로 세계 사육 돼지 절반이 중국에 산다.

    한국인은 세끼 모두 밥을 먹으면서 살아왔다. 최근엔 경향이 바뀐 이들도 있으나 세 끼 모두 밥을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매일 쌀을 먹어치워도 1인당 쌀 소비량은 2017년 기준 61.8㎏에 불과하다. 중국인은 쌀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고칼로리 음식인 돼지고기를 1인당 연간 38.6㎏이나 먹는다. 2020년이면 1인당 소비량이 연 40㎏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중국에서 돼지고기 요리는 반찬(飯饌) 개념이 아닌 주식(主食)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중국 경제에서 돼지고기 위상은 대단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달한다. 돼지고기 관련 산업 종사자 수도 한국, 북한을 합친 인구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통제 불능 가축 전염병이 창궐하거나, 사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돼지고기 수급이 원활치 못할 경우 물가는 물론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준다. 주식 공급이 흔들리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정치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중국 돼지들은 과거처럼 잔반을 먹지 않는다. 현대 중국 돼지는 콩을 먹고 자란다. 더 자세히 말하면 콩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박(大豆粕)이라고 하는 깻묵을 가공한 사료를 먹는다. 콩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단백질 함유량 30~50%, 지방도 13~25%나 돼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릴 정도다. 콩은 좋은 품질 돼지고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중국 당국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료다.

    중국 양돈 산업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돼지에게 먹일 콩이 태부족한 게 그것이다. 세계 1위 콩 소비국인데 2017년 기준 생산량이 1420만t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9600만t을 수입해 부족한 생산량을 벌충했다. 콩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중국으로부터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얘기다. 콩이 북미에 전래된 때는 19세기 초다. 그 이전까지 미국에는 콩이 없었다. 미국이 막대한 양의 콩을 중국에 수출해온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콩을 많이 확보하면 중국을 차지할 수 있다”

    중국 광둥 ‘돼지 콘테스트’.

    중국 광둥 ‘돼지 콘테스트’.

    콩 원산지는 화베이(華北)와 둥베이(東北)로 추정된다. 화베이는 베이징을 포함한 북(北)중국 일대로 중원(中原)으로 불린 곳이다. 예부터 “중원을 차지하면 중국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비틀면 “콩을 많이 확보하면 중국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둥베이는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같은 동북3성(東北三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고조선을 시작으로 부여, 고구려, 발해가 둥베이에 터를 잡았다. 한국 식문화 특징 중 하나가 다양한 발효식품이다. 그중에서도 콩을 발효한 된장, 청국장, 간장 같은 장류는 콩의 역사가 우리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중국과 무역에서 해마다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처지에서 국부가 잠재적 적국인 중국으로 지속적으로 유출된다고 여길 수 있다. 심각한 불균형은 손해 보는 측에서 참기 어렵다. 그동안 잠복한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마침내 폭발했다.

    미·중 양국은 관세폭탄을 엄청난 규모로 서로에게 투하한다. 학계와 언론에서는 갈등 초기 ‘무역 분쟁’이라고 일컬었으나 이제는 ‘무역 전쟁’으로 확전했다. 양쪽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형태가 아니라 상대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다투리란 전망도 나온다.

    일찍이 세계가 겪지 못한 두 큰 나라의 ‘경제 전쟁’은 개전 이전부터 중국이 아닌 미국에 유리한 구도로 짜였다. 미국은 중국에 수출은 적게 하고 수입을 많이 한다. 중국은 반대다. 사정이 이러니 관세 폭탄을 각자의 수입액에 모두 부과할 경우 미국이 가진 폭탄의 양이 중국에 비해 4배가량 많다.

    미국 처지에선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류 중 상당 부분을 다른 나라에서 조달할 수 있다. 워싱턴이 베이징을 압박할수록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중국에서 철수해 다른 나라로 가라”는 시그널이 전달된다. 제조업 흥기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굴기(崛起)한 중국에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 전쟁에서 엉뚱하게 폭탄을 맞은 측은한 동물이 있다. 다시 중국 돼지로 되돌아가보자.


    中, 팜 벨트에 관세폭탄 투하

    중국에 사는 4억 마리 넘는 돼지를 지금껏 먹여 살린 건 미국의 대두 생산 농부다. 워싱턴은 7월 6일 중국산 제품 340억 달러 상당 물품에 관세 25%를 추가로 부과했다. 베이징은 미국의 조치를 부당하다고 여기고는 곧바로 같은 규모로 맞대응했다. 양국의 이러한 행동은 사실상 해당 제품의 자국 내 금수조치다.

    그런데 중국이 지정한 추가 관세 부과 제품에 뜻밖의 품목이 있다. 냉정하게 판단했다면 넣지 말아야 할 콩을 포함한 것이다. 콩은 중국인의 주식인 돼지고기 생산에 필수적이다. 중국 사람들에게도 콩은 중요하다. ‘지지고 볶는’ 중국요리를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기름의 원료도 대두가 아닌가. 매일 먹다시피 하는 두부와 간장도 콩으로 만든다.

    베이징은 사료 부족으로 양돈 농가에 큰 혼란이 생기는 동시에 소비자 물가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을 각오하고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물론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무역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려는 의도다.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중부 팜 벨트(Farm Belt) 유권자에게 타격을 입혀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 것이다.

    팜 벨트는 중부 대평원에 터를 잡은 네브래스카, 미주리, 아이오와 등 10개 주를 가리킨다.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지하수원을 갖춰 대규모 경작에 이상적인 곳이다. 팜 벨트에서 재배한 전통적 곡류는 옥수수와 밀이었으나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콩을 키우는 농가가 늘었다. 미국에서 수확하는 콩의 95%가 팜 벨트에서 경작한 것이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도시에서는 진보정당(민주당)이 강세고 농촌에서는 보수정당(공화당)이 강하다. 공화당 소속 트럼프는 곡창인 팜 벨트 농부들로부터 인기가 대단히 높다. 미국 농부들은 경제적 약자가 아니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대형 농장을 기반으로 곡물을 경작하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다. 또한 조직화가 잘돼 있어 사회적 영향력도 크다.


    “돼지가 문제다”

    중국 보복 관세 대상이 된 콩을 생산하는 미네소타주의 농원.

    중국 보복 관세 대상이 된 콩을 생산하는 미네소타주의 농원.

    2017년 미국의 대(對)중국 콩 수출 금액은 14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농업대국이라고 하더라도 140억 달러는 엄청난 액수다. 콩 수출액은 미국 농업 상징인 쇠고기 전체 수출액의 두 배다. 2017년 미국 농산물 수출 1위는 216억 달러의 콩이며, 2위는 91억 달러의 옥수수다. 견과류, 쇠고기가 그 뒤를 잇는다.

    중국은 이렇듯 자신의 팔을 자르면서 상대 급소를 공격했으나 미국은 견뎌냈다. 수출 길이 막힌 대두 생산 팜 벨트 농민에게 120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농민들은 일시적 해소책보다 무역 재개를 원할 것이나, 워싱턴은 보조금으로 농가를 달랜 후 더 큰 칼을 빼들고는 중국을 대대적으로 쳤다. 관세 폭탄을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액 전체로 늘리겠다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과 무역 전쟁이 이어지면 중국은 콩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콩기름과 돼지고기를 먹지 말자고 요구할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무능하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돼지고기 탓에 정권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 처지에서 콩을 무기로 한 무역전쟁은 타격을 심하게 입는 구도가 아니다. 농민들이 중국에 콩을 수출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재고가 쌓일 수도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공급받던 콩을 브라질에서 수입하고자 한다. 그런데 농산물은 부족하면 더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다. 밭을 새로 개간하거나 경작하는 곡물을 바꾸는 데 수년이 걸린다. 브라질 혼자 힘만으로는 미국산 콩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 중국이 세계 각국 콩을 모조리 수입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비용이 많이 든다.

    브라질은 기존 수출 가격보다 대폭 인상된 가격으로 중국에 콩을 수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국민이 먹을 콩이 고갈되면 미국 창고에 쌓인 콩을 수입하면 그만이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콩을 중국에 비싸게 팔고 미국 콩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내수용이 되는 것이다.

    중국 처지에서는 ‘콩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진 시기도 좋지 않다. 남반구 콩 수확 철은 2~5월이다. 북반구는 9~12월. 남반구 창고에 보관된 콩은 가을이 깊어지면 고갈된다. 소진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북반구 창고는 조만간 콩으로 가득 찬다. 미국이 콩 창고 문을 완전히 잠그면 중국에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 많은 중국 돼지는 올겨울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료를 옥수수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중국이 돼지 사료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무역전쟁은 ‘돼지 먹일 밥’으로 인해 베이징이 굴복하는 형식으로 종결될 수도 있다. 콩 창고가 비기 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돼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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