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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향기 속으로

남자란 무엇인가 外

  • 육성철, 송홍근 기자, 황금희

남자란 무엇인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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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남자란 무엇인가  外
남자란 무엇인가
안경환 지음
홍익출판사, 304쪽, 1만4800원



● 저자는 해마다 책 한두 권을 쓴다. 일흔 살이 되기 전까지 꼭 써야 할 글이 아직 여럿인지라 서재에 머무는 시간도 길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은 대체로 나이가 들면 이래저래 남에게 민폐를 끼치게 마련인데, 혼자서 읽고 쓰는 일은 그런 염려가 없어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단다. 관심 분야도 인문학, 평전, 법학, 문학, 예술 등 다방면을 꿰뚫어 어느덧 저서가 52권에 이르렀다.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도발적 제목 아래 ‘안경환’이란 이름이 낯설다. 왠지 이런 종류의 책은 인기 절정 연예인이나 감성 만점 문화평론가의 영역처럼 보인다. 요컨대 고희를 바라보는 헌법학자, 게다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관료의 품새와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독자의 편견은 남자의 본성을 세밀하게 조명한 1장을 넘기기 전에 사라질 듯하다. 여자만큼이나 남자도 미묘하고 복잡하다.

남녀 공학 고등학교에서 남녀의 수다는 내용과 형식이 판이하다. 남학생들은 여배우 얘기를 시도 때도 없이 꺼내면서도 정작 자신의 연애담은 꼭꼭 숨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여학생들은 남자친구와의 적나라한 스토리를 거침없이 나눈다. 저자는 이것이 남녀의 공감 능력 격차에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생물학적으로는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만든다. 우뇌에 집중하는 남성이 마치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익숙하다면, 여성은 언제 어디서든 반경 10㎞ 안팎의 소리를 멀티태스킹으로 처리한다. 운전을 하면서 화장을 고치는 동시에 전화 통화에 음악 감상까지 가능한 인체공학 시스템이다. 압도적인 CPU 성능은 부부싸움에서 절대 우위를 영구히 보장한다.

저자는 남자의 결혼, 섹스, 사회, 눈물, 노화를 거침없이 파고든다. 시인과 소설가가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할 때 어떻게 다른지를 코믹하게 들려주는가 하면, 우울증을 앓아 자살까지 시도한 적이 있다는 현직 부장판사의 커밍아웃 과정도 소상하게 소개한다. 모두 저자가 곁에서 보고 듣고 때로 직접 개입해 도움까지 주었던 실제 상황이다.

이 책의 키워드를 단 하나로 뽑아낸다면 아마도 ‘사랑’일 듯하다.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 한없이 약한 남자들에게 저자는 연탄재처럼 뜨거운 ‘사랑’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남자로 태어나 남자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혼자서 잘 살 수 있어야 연애도 결혼생활도 잘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충고가 반가울 듯하다. 사실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네 살 연상인 동네 누나 손숙 씨를 보고 첫사랑을 느꼈을 만큼 조숙한 남자였다.

저자는 첫아들이 태어났을 때 기뻐하기보다 “미안하다”는 글부터 썼다고 고백한다. 1948년생, 격동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 살아온 ‘낀 세대, 경계인’이 보기에 본격적인 여성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란 무엇인가’를 다 읽었다면 가왕 조용필의 곡 ‘귀로’에 붙인 송호근 교수의 가사가 남다를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의 추억을 아파하지 말라’.                                                                   

육성철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ysreporter@hanmail.net |




남자란 무엇인가  外
그림에 나를 담다
이광표 지음, 현암사, 332쪽, 1만8000원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소개하는 글을 써온 언론인이 한국의 자화상에 천착해 집필한 책이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1950년대 초까지 이 땅의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을 들여다보면서 그림 안팎의 이야기를 전한다. 윤두서 강세황 채용신 고희동 나혜석 이쾌대 이인성 장욱진 등이 그린 한국 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화가의 굴곡진 삶에 비추어 감상해보자.



남자란 무엇인가  外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신영복 지음, 돌베개, 386쪽, 1만5000원


2016년 작고한 신영복의 유고 모음이다. ‘20대 청년 신영복’이 쓴 미발표 글 일곱 건을 포함해 각종 매체 기고문과 강연록 등 기존의 저서에 실리지 않은 글과 말을 한데 모았다. 신영복의 깊은 사유와 정갈하게 조탁된 언어를 반추하며 추억에 잠겨보자. “우리 사회를 더욱 인간적인 사회로 만들어가는 먼 길에 다들 함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신영복의 말로 책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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