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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소설’이 담아낼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국 첫 방문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글·조종엽 동아일보 기자 jjj@donga.com 사진·서울국제문학포럼

‘목소리 소설’이 담아낼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목소리 소설’이 담아낼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9)가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는 5월 19일 기자들을 만나 “세계가 평온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시리아는 내전 상태고, 아프가니스탄도 조용하지 않으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옛 소련에 속했던 벨라루스 언론인 출신 작가인 그는 5∼10년간 수백 명과 한 인터뷰를 토대로 일명 ‘목소리 소설’로 불리는 작품을 써왔다. 제2차 세계대전 회고담에서 배제된 여성들 이야기를 다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체르노빌 핵발전소 피해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인터뷰 작업이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독일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여성 빨치산을 포로로 잡으면 ‘멧돼지를 천천히 죽이듯 고통을 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지요. 그런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더군요.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해 아이들과 그 엄마들을 불에 태워 죽이는 것을 봤다면 이 정도 얘기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고요.”

알렉시예비치는 “소련이라는 ‘붉은 유토피아’의 본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목소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며 “소련 사회주의는 전쟁의 양상을 띠었기에 ‘전쟁 사회주의(war socialism)’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몇 달 전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했다는 그는 “일본 정부도 옛 소련처럼 참상의 진실을 가리려 했다. 인류는 수만 년에 걸쳐 지속될 방사능과 전쟁에 준비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라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식 때 스웨덴 왕비가 앞으로 뭘 쓸 거냐고 물어서 ‘사랑’이라고 답했더니 그 수행원이 ‘이제 아픔이 없는 글을 쓰겠군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지요. ‘사랑이 아픔이 없는 것인가요?’” 

입력 2017-06-19 17:23:18

글·조종엽 동아일보 기자 jjj@donga.com 사진·서울국제문학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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