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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은 일자리’ 만들면 ‘양질의 경제’ 만들어지나”

노동 경제학 권위자 남성일 서강대 교수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좋은 일자리’ 만들면 ‘양질의 경제’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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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생산성 뒷받침 없는 정책은 ‘사상누각’
  • ● 정책 ‘의지’는 가상, 세계 추세·4차 혁명시대 逆行
  • ● 세금으로 財源 마련? “포퓰리즘…文, 50년 책임지나”
  • ● “공공기관은 ‘병장’만 가득할 것…손에 피 묻혀야”
  • ● 근로의욕 저하, 의식 하향평준화로 사회 불안 요인
  • ● “경제·기업 환경 나빠진 원인부터 파악”
“‘좋은 일자리’ 만들면   ‘양질의 경제’ 만들어지나”

[지호영 기자]

정부 주도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양질의 경제가 만들어지는가. 진심으로 일자리를 생각한다면 경제 환경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무조건 상대 문전으로 공을 차고 달려간다고 해서 골을 넣을 수 없다.”

남성일(63)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동아’와의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국민경제와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을 줄 거라는 이유였다. 남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과 국무조정실 정책평가위원,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위원 등 과거 정부에서 일자리·노동 정책에 깊숙이 참여한 국내 노동경제학 분야 대표적 학자. 학생들 사이엔 ‘명강의’로 정평이 났다. 그에게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물었다.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정 정당 지지 여부를 떠나 문재인 정부의 접근 방식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현 정부는 ‘우리가 이렇게 (일자리에 대해) 애를 쓰고 있는데 왜 말이 많아’ 하는 인상을 준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우려를 표명하자 대통령은 ‘나쁜 일자리를 만든 당사자가 책임지고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라’고 했다. 함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당사자를 죄인 취급하는데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겠나. 일자리 잘못 만들면 정부로부터 ‘나쁜 고용주’ 소리 들을 판인데…당연히 피해버리지.”

“왜 말이 많아”

김영배 경총 부회장이 5월 29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넘쳐나게 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배치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경총도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 중 한 축으로,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지극히 편협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일자리위원회가 6월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세법개정, 금융지원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모든 정책을 동원할 거 같다.   
“일자리 만들겠다는 의지는 가상하다. 문제는 일자리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내 생각과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추세와도 반대로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 엄청난 노력은 하지만 국민경제와 미래 세대에게 어마어마한 부담을 줄 거다. 그래서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누가 그걸 감당할지 제일 걱정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나는 과거 김대중(DJ) 정부에서 공기업 경영평가단 인사·조직 분야 간사를 맡는 등 여러  정부의 정책과정에 참여했다. DJ 정부는 일자리를 매우 중요시했지만 공공부문 효율화도 강조했다. 비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은 ‘평가단’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채용 인원도 줄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들어서더니 갑자기 공공부문에서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이후 어떻게 된 줄 아나?”

특정 연차 직원들만…
“1년에 직원 2~3명씩 뽑아야 하는 A기관이 대통령 지시로 10명을 뽑았다고 치자. 그럼 이 공무원들이 진급할 때는 보틀넥(인사 적체 병목현상)이 걸린다. 그런데 다음 정부 들어서 공공기관 효율화를 강조하면 A기관은 몇 년간 채용을 안 한다. 그리고 공공부문 성격상 성과에 따라서 개별 진급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대부분 한꺼번에 진급한다. 생각해보라. 군대에서 말년 병장만 우글우글하고 일병, 상병은 없고 이등병만 들어온다면 군대가 잘 돌아가겠나. 단순히 사람 숫자 문제가 아니다. 직무 배치, 숙련도 등 모든 인사·노무에 비상등이 켜지고, 공공부문 시스템이 엉망이 된다. 문재인 정부가 향후 50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질 건가. 다음 정부는 세금 문제 때문에라도 당연히 공공기관 효율화에 나설 거다. ‘잘못된 역사’는 또 반복될 거다.”
“‘좋은 일자리’ 만들면   ‘양질의 경제’ 만들어지나”

6월 1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일자리 100일 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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