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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감독은 ‘독이 든 성배’ 배구 발전 위해 기꺼이 마시겠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돌아온 ‘컴퓨터 세터’ 김호철

  • 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국가대표 감독은 ‘독이 든 성배’ 배구 발전 위해 기꺼이 마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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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어진 태극마크 자부심

“국가대표 감독은 ‘독이 든 성배’  배구 발전 위해 기꺼이 마시겠다”

김호철 감독이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박해윤 기자]

감독들 중에는 후배나 제자들도 있을 텐데.
“그래도 대표팀 감독은 프로팀 감독에게 부탁하는 입장이다. 다들 서로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도와주려 했지만 결과적으론 소득이 별로 없었다.”

김호철 감독은 소속팀에서 제자의 연을 맺은 문성민이, 그리고 대표팀에서 만난 한선수가 모두 결혼해 아이 아빠가 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그들과 비슷한 세대의 김요한은 여전히 싱글이라는 사실에 걱정(?)을 나타냈다. 처음 만났을 때 20대 초반이던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자신도 나이를 먹었음을 절감한다는 그는 김요한이 배구를 잘하려면 빨리 결혼해야 한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애정 가득 담은 질타와 함께.

선수 소집이 어느 정도 힘들었나.
“각 팀 주전급 선수들을 뽑지 못했다.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예전 같으면 그래도 대표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강조했겠지만 정규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어가는 선수들에게 대표팀으로 들어오라고 강요하기 어려웠다. 대표팀도 살아야 하지만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구단도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기량은 좀 떨어져도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 위주로 선발했다.”

‘요즘 선수들’이란 말이 있다. 혹시 지금 그 말이 확 와 닿는가.
“예전엔 선수들이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런데 프로화된 후에는 선수들이 대표팀보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걸 탓하긴 어렵다. 대표팀에서 훈련이나 경기 도중 자칫 부상이라도 입으면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니까. 선수 마인드를 탓하고 싶진 않다.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뭐라도 한 가지 이상은 가르쳐 소속팀으로 돌아가게끔 도와주고 싶다. 그래야 감독이 나중에 또 보내줄 테니까.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시키는 편이다.”



‘개인’이 아닌 ‘원팀’

월드리그 예선전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유럽 팀들과의 기량 차이가 큰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문성민, 전광인 등 주전들이 다 들어온다고 해도 거기서 살아남을까 말까다. 에이스도 없고, 부상 선수도 많아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절대 ‘대충’하진 않을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우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정신력만 강조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맞는 얘기다. 선수들의 정신력 고취를 위해 강압적으로 끌고 가는 지도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지금은 선수들 분위기도 살피고, 훈련을 재미있게 이끌면서 선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했다.”

예전보다 상당히 부드러워졌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나도 내가 변한 걸 느낀다. 지금은 큰소리칠 필요가 없다. 실력이 부족한 선수들을 상대로 소리치고 화를 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대표팀에선 선수들 기량을 만들어가기가 어렵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금은 ‘개인’이 아닌 ‘원팀’을 만들어야 하고, 팀을 위해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자꾸 호통치면 결정적일 때 그 호통이 먹히지 않는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6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출전했다.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는 올해 36개국이 참가했고, 지난해 성적에 따라 그룹별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르는 중이다. 한국은 2그룹에 속했고, 2그룹에는 한국·중국·일본·터키·포르투갈·이집트·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체코·호주·네덜란드·핀란드까지 12개국이 포함됐다. 2그룹 12개팀은 4개국씩 3조로 나뉘었는데 1주차는 한국, 2주차는 일본에서 치렀고, 네덜란드에서 3주차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은 1·2주차 6경기에서 3승 3패, 승점 7점으로 8위에 자리했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주차 3연전에서 대표팀은 체코와 핀란드를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격파했고, 일본 원정길에선 2그룹 단독 선두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선전 끝에 2-3으로 패했고, 터키한테 3-2로 승리했다. 일본에 0-3패를 당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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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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