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영미의 스포츠 ZOOM 人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때 꿈의 9초대 진입 자신”

남자 100m 한국신기록 경신한 김국영

  • 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때 꿈의 9초대 진입 자신”

2/5

인생의 단거리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때  꿈의 9초대 진입 자신”

김국영 선수가 6월 27일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는 순간.[동아 DB]

처음 한국 신기록을 달성하던 2010년, 그는 만 19세의 어린 나이였다. 단거리에서 일찍 빛을 발했지만, 그 빛은 오래가지 못했다.

개최국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육상 인생에 큰 위기를 맞닥뜨린 순간 아니었나.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악몽이었지만, 이미 대회를 준비하면서 성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 자체가 실망스럽진 않았다. 당시 대표팀에서 100m 단거리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100m는 기록 경신이 어려우니 400m계주에 전념하라는 메시지를 보낼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하는 일을 겪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 슬럼프에 빠졌고 운동을 그만둘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달리는 게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난 흥이 많은 선수다. 신이 나야 성적도 올라가는데 기록에 감흥이 없다 보니 계속 바닥으로 떨어지기만 했다.”

그러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이전 신기록을 0.07초 단축한 10초16의 신기록을 달성했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정말 많은 일을 경험했다. 기록 단축을 위해 노력하기보단 인생의 단거리를 뛰며 수차례 넘어지고 깨지고 다친 시간이었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행복보다는 불행했던 시간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내 자신이 단단해졌고, 노하우도 생겼고, 실력도 향상됐다. 그래서 10초16이란 숫자는 기록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2015년 1월 1일, 안양시청에서 광주광역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기며 세운 목표가 10초16이었다. 개인 SNS에도 10초16을 목표로 한다는 메시지를 1월 1일에 기록해뒀다. 그런데 정확히 그 숫자를 달성한 것이다. 이것은 내 노력과 실력보다는 팀의 도움과 감독님의 지도가 밑받침됐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광주시청 소속인 선수가 한국 신기록을 달성했으니 얼마나 뜻 깊었겠나.”



좌절보다 희망

2015년 여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1라운드 탈락(10초48) 후 그해 말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 대학에 들어가 훈련받은 걸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의 훈련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원 포인트 레슨도 받는 등 해외에서 소화한 개인 훈련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쓰쿠바 대학의 교수님이 일본 허들 신기록 보유자다. 육상계에선 유명한 분이라 내가 직접 연락을 드려 찾아뵙고 그분 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2015년 11월부터 리우 올림픽 전까지 교수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 나오는 기록들이 이때 배운 부분들이 실전에서 조금씩 나타나는 거라고 믿는다. 미국에서의 원 포인트 레슨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국 코치들은 내게 보폭이 큰 자세를 원했는데 키가 작은 나로선 그들의 훈련법이 잘 맞지 않았다.”

20년 만에 출전한 리우 올림픽에선 10초37을 기록(51위)하며 24명이 출전하는 준결승전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준비를 많이 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텐데.
“그 반대다. 올림픽을 통해 좌절보단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이 더 생겼다.”

어떤 연유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
“준결승전 진출엔 실패했지만 그곳에 남아서 다른 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 아침 워밍업 시간부터 선수들과 같이 움직였다. 워밍업 때 나도 나가서 몸을 풀었고 대회 장소로 옮겨 경기를 관전했다.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큰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다. 선수마다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대회를 준비하는 걸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선수가 코치와 트랙을 돌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뒤따라 뛰며 귀를 기울였다. 그 코치는 선수에게 ‘리우 스타디움은 네가 주인공이다. 네가 주연이니까 절대 긴장하지 마라’는 내용의 얘기를 반복해서 들려줬다. 굉장히 감명 깊었던 건 올림픽을 축제처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었다. 당장 경기에 나가는 선수인데도 긴장하기보단 떠들고 몸을 흔들며 여유를 보였다. 그중 우사인 볼트도 눈에 띄었다. 그의 코치가 매우 큰 목소리로 볼트에게 주문을 걸더라. ‘넌 세계 최고의 선수인데 뭐가 두렵나. 오늘 세계 신기록을 작성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겉으론 웃고 떠들면서도 결승전에 오른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무척 치열했다.”


2/5
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목록 닫기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때 꿈의 9초대 진입 자신”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