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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납북자 문제 껴안아 北-日 ‘검은 거래’ 막자”

일본에 먹힐 한국의 통일전략

  • 김영림 │在日 통신원·군사평론가 c45acp@naver.com

“일본 납북자 문제 껴안아 北-日 ‘검은 거래’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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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기소의 발단이 된 박근혜 대통령 스캔들 오보 사건의 밑바닥에는 그들의 ‘최고 존엄’을 능욕한 것을 되갚고 싶다는 황색 저널리즘의 ‘관음증적 집착’이 깔린 것 같다. 박근혜 정부가 중국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일본 언론은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본의 유명 잡지인 ‘주간문춘’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하자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다’(7월10~17일자)란 제목의 특집을 게재했다. 일본 언론은 ‘친중적인’ 통일한국을 만들어주는 것보다는 한국의 ‘통일대박론’에 한 방 먹이고 싶다는 감정을 품었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강한 일본 재건’을 표방한 아베 정권이 ‘북-일수교’ 공작을 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북-일수교 시도 같은 극단적 행동을 하기 전,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2012년 말, 박근혜 정부보다 조금 먼저 탄생한 아베 내각은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바로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등 맹렬한 ‘러브콜’을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사죄 발언 소동이 있었지만, 센카쿠 문제로 대표되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차갑게 거절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함께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북한체제를 결딴내야 한다고 결심한 듯했다. 올 초 박 대통령이 내놓은 ‘통일대박론’은 그 결심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였다.

‘통일대박’을 위한 외교 구도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두 가지의 선택지에 직면했다. 하나는 기존의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 다른 하나는 미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중시하되 북한의 스폰서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분리·고립시키며 통일로 나가는 것이다. 둘은 일장일단이 있다.

전자는 기존의 외교동맹관계를 해치지 않아 ‘보수적 안정성’이 있으나, 한미일 해양세력 강화에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이 돌출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중국은 북한을 영구 장악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후자는 중국의 한반도 무력개입 가능성은 줄일 수 있으나, 중국에는 눈엣가시인 한미일 삼각체제를 파괴하고, 나아가 한미관계를 붕괴시키는 공작으로 역이용될 수 있다.

“차라리 북한과 소통”

박근혜 정부는 일단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의 콜 정부가 대소(對蘇)외교에 주력해 가장 큰 외부장애 요인을 제거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수주의자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일본과 섣불리 관계를 개선했다가 야당의 ‘친일 프레임’ 공세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것이다.

남북통일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실질적인 키를 쥐고 있으나, 일본은 그 정도는 아닌 ‘미국에 딸려 있는 종속변수’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따라서 일본과 중국을 놓고 양자택일하라면 중국에 더 기울 수밖에 없다. 아베 정권 또한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 해서 쟁점인 과거사 문제와 독도 문제에 대해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 2012년 여름 ‘강한 일본’ 재건 요구에 편승해 탄생한 아베 정권은 더더욱 그러한 양보를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한국이 일본의 정상회담 요구를 거절하고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한국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일본과 대화하지 않은 박 대통령은 타국 정상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일본의 과거사 태도를 비판했다. 노다 전 총리로 대표되는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의식해, 이를 ‘한국 토뿌(top·최고지도자)의 고자질 외교’라고 비난했다. 한국을 담당하는 일본 외교관 사이에서는 “차라리 북한과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는 자조가 흘러나왔다.

그 자조가 실천으로 바뀐 게 일본인 피랍자 문제 해결을 빌미로 한 북-일수교 공작이다. 아베 정권은 역대 일본 정권 가운데 피랍자 문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올 3월부터 피랍자 가족의 상봉을 위한 대북공작을 비밀리에 진행했다. 4월에는 일본에 온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피랍자 송환을 위해 대북접근을 하겠다는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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