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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백투더퓨처2’ 30년 후 시간여행
영화 속 2015년 vs 과학 속 2015년

  • 김상욱 |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 swkim0412@gmail.com

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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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 개봉한 블록버스터 ‘백투더퓨처2’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미래가 바로 올해, 2015년이다. 입체영화, 구글 글라스, 화상전화 등 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나타난 것도 있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처럼 아직 요원한 것도 있다. 그렇다면 타임머신은? 영화에서처럼 정말 우리 앞에 나타날까?
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것이 미래에 대한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좋아하던 예쁜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도 내게 관심이 있어서 선물도 주고받는 사이였다.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지키지 못할 게 뻔한 약속이었다. 그런데 1990년 1월 우리는 우연히 연락이 닿았고, 약속대로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났다.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된 것이다.

연애 경험 없는 내가 그때 할 수 있었던 ‘이벤트’라고는 영화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2’를 같이 보러가는 거였다. 영화는 재미있다 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물론 그런 상황이라면 내 인생 최악의 영화를 봤어도 행복했을 거다.

영화가 끝나고 KFC에서 그때 인기를 끌던 크리스피 치킨을 뜯으며 약속했다. 10년 뒤 오늘 꼭 다시 만나자고. 지금 헤어졌다가 10년 뒤 다시 만나자는 게 아니라, 10년 뒤 한집에서 함께 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려는 것이었는데, 제대로 전해졌는지는 모르겠다. 2000년 1월 과연 우리가 다시 만났을까.

현실이 된 영화 속 상상

10년 뒤의 일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100년은 어떨까. 20세기의 문이 열리던 1900년대, 프랑스 화가 장 마크 코테와 빌마르는 21세기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다. 비록 100년의 시간차가 있지만,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크게 빗나간 것은 아니었다. 책을 분쇄기 같은 것에 넣어 돌리면 그 내용이 소리로 변해 학생들의 귀에 들린다든지, 날개를 단 소방관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불을 끄는 모습이 그것이다.

디테일은 다르지만 그 개념은 이미 구현됐다고 볼 수 있다. 기계장치가 이발을 해주는 그림도 있는데, 날카로운 가위와 칼을 든 기계에 자기 머리를 맡길 사람은 2050년에도 없을 거 같다. 현대의 100년은 기나긴 시간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예측이 쉬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결국 바라는 것을 이뤄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영화 ‘백투더퓨처2’에서는 30년 뒤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1985년의 30년 후, 그러니까 2015년, 바로 올해가 ‘백투더퓨처2’에서 떠난 미래의 시점이 된다. 2015년이 다가오자 SF ‘덕후’(마니아을 의미하는 인터넷 속어)들은 이미 영화 속의 예측과 실제 세계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예측이 그럭저럭 맞은 경우를 추려보면 3D영화 광고, 구글 글라스, 자동으로 끈을 묶어주는 운동화, 로봇 팔, 수백 개 채널을 갖는 TV, 화상전화 등이다.

‘미스터 퓨전’의 정체

영화에서는 길거리에 서 있는 마티(마이클 J 폭스) 앞에 거대한 죠스의 입체영상이 나타난다. 지금 3D 영화를 보려면 특별한 안경이 필요하지만, 뭐 이 정도는 봐주기로 하자. 구글 글라스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는 이제 대세다. 조만간 스마트폰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도 놀라지 않을 거 같다. 자동으로 끈을 매주는 운동화는 나이키에서 2011년 판매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 흔하지 않은 걸 보면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나는 성공한 예측보다 실패한 예측이 더 흥미롭다. 왜 그런 잘못된 생각을 했는지, 어떤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 실현되지 못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로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타임머신이다. ‘백투더퓨처’ 1편에서는 타임머신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번개에서 얻는다. 번개가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의 정확한 장소에 있기 위해 정말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진다. 2편에서는 ‘미스터 퓨전’이라 불리는 에너지원이 나오는데, 음식 쓰레기를 넣으면 작동한다. 핵융합을 영어로 ‘뉴클리어 퓨전(nuclear fusion)’이라고 하니까, 영화 속 ‘미스터 퓨전’은 핵융합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다.

핵융합 에너지는 인류가 갖게 될, 그러나 아직 갖지 못한 궁극의 에너지원이다. ‘핵’이라고 했지만 요즘 문제가 되는 원자력발전과는 다르다. 원자력은 우라늄 같이 질량이 큰 원자의 핵이 쪼개질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이때 방사능을 띤 부산물이 발생해 문제가 된다. 하지만 핵융합은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를 결합해 에너지를 얻고 그 부산물로 헬륨을 얻는다. 한 모금 마시면 목소리가 이상해지는 그 헬륨 말이다.

핵융합의 원료는 수소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얻을 수 있으니 거의 무한한 에너지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써야 하므로 주변의 아무 물이나 연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의 수소 가운데 0.0156%만이 중수소이고, 삼중수소는 0.0000000000000000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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