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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백투더퓨처2’ 30년 후 시간여행
영화 속 2015년 vs 과학 속 2015년

  • 김상욱 |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 swkim0412@gmail.com

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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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화, 구글 글라스? 있고! 하늘 자동차? 없고! 타임머신? 글쎄…
핵융합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사람은 맑은 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된다. 태양의 에너지원이 바로 수소 핵융합이기 때문이다. 결국 핵융합 발전을 하겠다는 것은 지구에 작은 인공 태양을 만들겠다는 말이다. 태양과 같이 뜨거운 것을 담아둘 그릇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핵융합 물질을 공중에 띄우는 방법이 사용된다. 자세히 이야기하진 않겠지만, 물질을 빙빙 돌려 도넛 형태로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덕연구단지의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열한시’라는 국산 SF 영화에 거대한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로 KSTAR다. 핵융합로를 타임머신이라 했다고 당시에 과학자들끼리는 낄낄거렸는데, ‘백투더퓨쳐2’의 타임머신을 보니 그때 낄낄거린 거 취소한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과연 언제쯤 상용화되느냐고 물으면 ‘30년 후’라는 답을 듣게 될 거다. 30년 전에도 답은 같았다. 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영화에서처럼 쓰레기로 작동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음식 쓰레기를 먹은 동물이 자동차를 끌면 모를까. 그렇다면 초광속으로 움직일 수 있는 루돌프 사슴이 필요할 거다.

호버보드야, 로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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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영화에서는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아다닌다. 하늘에는 표지판들이 떠 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친숙하다. 미래 도시는 언제나 하늘을 가득 메운 비행선들로 묘사되니까. 장 마크 코테와 빌마르의 그림에도 날아다니는 수많은 비행체가 2000년의 하늘을 채우고 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첫 비행을 한지도 110년이 지났지만, 아직 개인 비행기는 갑부들만의 전유물이다. 이착륙에 거대한 활주로가 필요해 자동차같이 운용되기도 힘들다. 활주로 부속건물만한 집 한 채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활주로가 필요 없는 수직 이착륙기는 아직 군에서만 쓰이는 첨단 장비다. 헬기는 너무 비싸서 일반인은 무선조종 헬기 장난감 정도나 가질 수 있을 뿐이다. 더구나 공중비행은 육지주행보다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지금의 에너지 비용을 고려해보건대,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지금의 기술 및 경제력으로 조만간 실현될 일이 아니다. 당분간 비행 자동차보다는 무인자동차가 이슈일 듯하다.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것은 아직 먼 미래 이야기라고 해도, 영화에서 날아다니는 호버보드는 아주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2014년 그렉 핸더슨이라는 발명가가 만든 호버보드는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원리를 사용한다. 쉽게 말해서 호버보드 아래에 자석을 달고 땅바닥에도 자석을 달아, 자석 사이의 반발력으로 띄우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자기력은 영구자석이 아니라 전기를 흘려 생성되는 전자석에서 얻는다. 즉, 아무 곳에서나 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금속판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언뜻 생각하기에 공기를 분출하는 호버보드가 가능할 것 같지만, 자칫 로켓이 되기 십상이다. 더구나 그만한 분사력을 얻으려면 등에 어마어마한 장비를 짊어져야 할 것이다.

가장 잘못 예측한 미래

영화가 잘못 예측한 미래의 모습에는 기술적인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로봇은 우스개로 넣은 것이지만, 만들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이럴 바에야 뭐하러 애완견을 키우겠나. 더구나 기계가 오작동하는 날엔 그야말로 ‘개판’이 될 것이다. 비스킷만한 건조피자를 하이드레이터란 기계에 넣어 패밀리 사이즈 피자로 만드는 기계도 나오는데, 크기를 얻되 맛을 잃는다면 무용지물일 듯하다.

개그콘서트의 ‘우주라이크’는 알약 음식에 지친 우주인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알약이 실제 우주비행사들에게 지급되기는 하지만, 사람은 알약만으로 살 수 없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치아와 위장이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을 알약 몇 개로 만드는 것은 SF에 종종 등장하는 아이템이지만, 음식 씹는 기쁨을 과소평가했다는 생각이다. 삼겹살맛 나는 알약과 상추맛 나는 알약을 삼키며 소주 한잔 찾을 사람은 없을 거다. 차라리 가상현실을 이용한 음식이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

1988년 6월, 권위 있는 물리학 저널에 SF 같은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저자는 마이클 모리스, 킵 손, 울비 유어새버트, 논문 제목은 ‘웜홀, 타임머신, 작은 에너지 조건’이었다. 킵 손에 의한 그 유명한 타임머신 논문이다. ‘백투더퓨처2’가 개봉되기 9개월 전이니까, 이 논문이 ‘백투더퓨처2’에 영감을 주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논문의 아이디어는 ‘인터스텔라’에서 대박을 터뜨린다. 타임머신에 대해 심각하게 쓰인 정통 물리학 논문이 이것 말고 또 있는지 잘 모르겠다. 타임머신은 원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백투더퓨처2’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에서 결정적으로 실패한 예측은 다름 아닌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이 정말 미래에 존재한다면, 왜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날아온 시간여행자를 보지 못하는 것일까.

물리학에서 시간은 대단히 이상한 존재다. 누구나 시간을 느끼며 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지금과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지금은 분명 시간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대체 무엇이 흐른다는 것인지, 정확히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확실히 말하기는 힘들다. 1초 전과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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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 swkim04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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