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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카피캣? 중국판 ‘아마존+구글’!

‘대륙의 실수’ 샤오미는 누구?

  •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 estima7@gmail.com

애플 카피캣? 중국판 ‘아마존+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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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스러운 ‘미팬’들

샤오미를 애플을 베끼는 소위 ‘카피캣’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필자는 지난해 8월 베이징에 갔을 때 우연히 샤오미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2시간 남짓한 짧은 방문이었지만, 이 회사의 부상(浮上)이 단지 싼 가격 때문만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마침 방문한 시간은 직원들이 한창 출근하던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데, 누군가가 달려와 이미 꽉 찬 엘리베이터에 가까스로 끼어들어왔다. 레이 준이었다. 회사 분위기가 무척 수평적이어서 직원 누구나 그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회사 로비에는 마스코트견이 사는 개집과 방갈로 모양의 회의실, 당구대 등이 있다. 구글 캠퍼스처럼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는 미끄럼틀도 있다.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다만 ‘칼퇴근’ 하는 실리콘밸리 사람들과는 달리 샤오미 직원들은 밤 10시까지 근무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샤오미의 회사 설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들의 철저한 온라인 중심 전략과 고객 중심 철학이다. 일주일 내내 24시간 온라인을 통해 고객 대응을 하고, 전화 상담은 업무 시간 동안 주 7일 내내 이뤄진다. 전체 직원 7500명 중 고객상담(CS) 직원이 1700명인데, 아웃소싱이 아니고 모두 본사 소속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샤오미 직원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전체 직원이 1만20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고장 난 제품은 1시간 이내 수리가 원칙이고 안 되면 무조건 새것으로 교환해준다.

오프라인 판매처가 없는 샤오미는 회사 홈페이지 MI.com을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 제품 소개 등 기본적인 정보 외에 고객을 위한 커뮤니티가 마련돼 있다. 충성스러운 샤오미 팬들, 즉 ‘미팬(MIFan)’들은 홈페이지에 중국 각지에서 열리는 샤오미 팬미팅과 동호회 사진을 거의 매일 올린다. 그래서 샤오미 홈페이지는 다음 팬카페와 블로그를 합쳐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이런 열성 팬들이 있기에, 온라인에 신제품이 공개되자마자 불티나게 판매될 수 있는 것이다.

샤오미의 톱 경영진 9명은 모토롤라 출신 1명만 제외하고 모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 업계 출신이다. 창업자 레이 준은 사무용 오피스 프로그램과 안티바이러스백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킹소프트의 사장으로 재직했고, 공동창업자 빈린 사장은 구글차이나 출신이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담당 수석부사장을 맡았던 휴고 바라가 샤오미의 해외시장 담당 부사장으로 옮겨와 있다.

뛰어난 소프트웨어 능력

애플 카피캣? 중국판 ‘아마존+구글’!

전동스쿠터 ‘나인봇 미니’를 소개하는 레이 준 샤오미 CEO.

경영진의 면면에서 보듯 샤오미의 시작은 원래 소프트웨어다. 샤오미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 MIUI(미유아이)를 회사 설립 후 얼마 안 돼 내놓았다. 샤오미의 첫 스마트폰 MI1은 MIUI가 나온 지 1년 뒤인 2011년 8월에 나왔다.

MIUI는 금요일마다 업데이트판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MIUI는 샤오미폰뿐만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쓸 수 있다. 샤오미는 전 세계에 5000만 명이 넘는 MIUI 사용자가 있으며, 지금까지 200번 가까이 업데이트됐다고 밝힌다. MIUI는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와 흡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데,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보다 속도가 빠르고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오미 방문을 계기로 나는 이 회사가 단순히 ‘애플 짝퉁’을 만드는 곳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잠재력이 큰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LG전자가 갖지 못한 뛰어난 소프트웨어 능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조직 분위기에서 고객과 잘 소통하며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공동창업자 리완창 부사장이 쓴 ‘참여감’이라는 책에는 그들이 어떻게 해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게 됐는지 잘 나와 있다.

온라인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국경 없이 이뤄진다. 샤오미의 뛰어난 온라인 운영 노하우는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다. 빈린 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MI.com의 MI는 모바일 인터넷(Mobile Internet)을 뜻한다. 우리는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고 모바일 인터넷 회사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제품 기획사’

올해 들어 샤오미는 전자제품에 관한 한 거의 ‘만물상’ 회사로 변신했다. 공기정화기, 정수기, 무선공유기, 감시카메라, 액션카메라, 멀티탭, 블루투스 스피커, TV…. 안 만드는 제품이 없다. 인터넷 연결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예외 없이 파격적으로 싸게 판매한다. 이렇게 샤오미가 다양한 제품을 싸게 내놓는 것을 두고 ‘샤오미제이션’(샤오미化)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심지어 샤오미는 지난 10월 중순 파격적인 가격의 TV와 전동스쿠터를 내놓아 세상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LG전자 패널을 사용한 4K 해상도의 60인치 대형 스마트TV를 88만 원이라는 가격에 선보였고, 보통 100만 원이 넘는 전동스쿠터를 ‘나인봇 미니’라는 이름으로 단돈 35만 원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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