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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무인자동차 미래 보고서

  • 김건희 | 객원기자 kkh4792@hanmail.net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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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사고가 급감한다. 교통체증이 덜해진다. 배기가스 양이 줄어든다. 물류업계 생산성이 향상된다. 무인자동차 시대의 변화상이다.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기특한 무인자동차의 세계.
2020년 6월 22일 월요일. 서울 삼성동 A 원룸텔 201호. 띠띠띠띠…. 오전 7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김준원 씨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김씨는 습관처럼 스마트폰 ‘무인차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의 ‘콜(Call)’ 메뉴를 터치한다. 최근 출시된 1인용 무인차 모델이 뜬다.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블루 트윈 무인차’를 고르고 차를 받을 시간과 주소를 입력한다. 오늘 일정은 거래처 세 곳 돌기. 그가 고른 차는 1시간 후인 8시, A 원룸텔 앞에 도착한다.

그가 탄 차는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도로를 주행한다. 운전은 AEB(긴급자동제동시스템), SCC(스마트크루즈컨트롤), LKAS(차선유지보조장치), Remote SPAS(원격주차지원시스템) 등 70여 가지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김씨는 어디를 얼마나 어떻게 가는지 차내 디스플레이로 확인만 한다. 무료해서 직접 운전하고 싶으면 오토(Auto) 기능을 끄면 된다.

도로를 달리는 동안 그는 차 안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경제 기사를 챙겨 본다. 주식투자를 하는 그는 디스플레이에서 IoT(사물인터넷) 관련주 동향을 꼼꼼하게 살핀다. 전날 야근이나 과음을 했다면 잠깐 눈을 붙인다. 수면 타이머를 설정하면 목적지 도착 5분 전 알람이 울린다.

무인차에 온갖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고 이용료가 비싼 것은 아니다. 석유와 같은 연료가 필요하지도 않다. 무인차 충전소에서 일정액을 내고 배터리만 충전하면 된다. 영업맨인 그에게 차는 필수품이지만 차를 살 필요는 없다.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게 무인차의 콘셉트다. 덕분에 날마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입맛에 맞는 차를 골라 탄다.



2020년 상용화 전망

2035년의 미래를 그린 영화 ‘아이로봇’엔 사람이 차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페달에서 발을 뗀 채 도로를 누빈다. 스크린에서 튀어나와 곧 현실로 다가설 ‘미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에서 현대차, 도요타 등 10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470여 개 부품 업체가 무인차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구글, 애플을 비롯한 IT 업체들도 참가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는 “2020년부터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무인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특허가 출원된 지도 오래다. 무인차 개발 선두주자 구글은 2009년부터 비밀 연구소 ‘엑스(X)’에서 무인차를 연구했다. 2년 만인 2011년, 미국에서 무인차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2012년엔 처음으로 네바다 주에서 무인차 시험 면허를 발급받았다. 현재는 2020년 시판을 목표로 시범운행 중이다.

무인차가 업계와 학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사회 전반에 혁신을 불러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운송차를 기반으로 한 물류업계가 큰 혜택을 볼 듯하다. 인터넷 종합 쇼핑몰 기업 아마존은 물류창고 10곳에서 1만5000대 이상의 무인차가 물품을 운반한다. 아마존은 2012년 물류 시스템에 무인차를 도입해 적용한 뒤 2년 동안 약 9억 달러(약 1조400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작업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 단축됐고 생산성도 개선됐다.

무인차 시대를 반기지 않는 곳도 있다. 자동차보험회사가 대표적이다. 정교하게 제어되는 무인차가 도로를 달리면 사고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기존 보험 약관으로는 기계인 무인차에 책임을 묻기 곤란해 사고 시 배상책임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무인차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보험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무인차는 차세대 사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고수익 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스마트폰’의 부재로 시름하던 IT 업계로선 이런 호재가 없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IT 업체, 화학업체 등이 자동차-IT-전기배터리 융합기술을 추구하며 경쟁과 협력을 지속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주인 없는 황금시장’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구글 무인자동차 사고를 계기로 무인차 사고 시 법적 책임 논란이 일었다. [동아일보]

각종 신기술이 집약된 무인차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차량에 탑재된 센서로 주위 환경을 분석하고 판단해 주행하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한다는 점만 놓고 보면 ‘자급자족형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

현재 무인차 분야는 ‘주인 없는 황금시장’ 격이다. 블루오션이라는 얘기다. 아직 연구·개발 초기라 특정 기업이 기술을 장악하지 못했다. 당장은 구글이 특허와 기술 개발에 앞서 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다. 산·학·연 간의 지속적인 협력과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진다면 무인차 분야는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엔진이 될 수 있다. 나아가 한국이 글로벌 미래 무인차 시장의 패권을 거머쥘 가능성도 있다.

무인차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관련된 응용 분야도 선점할 수 있다. 무인차는 스마트시티, 도로 환경 개설 등의 분야와 융합 연구가 가능하다. 스마트카나 커넥티드카에서 구현되는 기술은 스마트시티 설계나 도로 개설에도 활용할 수 있다. 미국, 독일 등이 무인차 운행을 허용하기 위해 실증 테스트를 벌이고 관련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 정부도 무인차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무인차, 스마트 의료 등 지능정보기술 분야에 3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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