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K-MOOC 인기강좌

사람이 어떻게 사람답게 되었는가?

DNA로 살펴본 생물의 진화’

  • 김상욱 | 포스텍 생명과학과 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

사람이 어떻게 사람답게 되었는가?

1/2
  •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다.
  • 2012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고, 한국에선 2015년 10월 ‘K-MOOC’로 탄생했다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K-MOOC 홈페이지 : www.kmooc.kr).
  • K-MOOC 인기 강좌를 매달 한 편씩 요점을 추려 소개한다.
‘DNA로 살펴본 생물의 진화’는 DNA 증거로 살펴본 생물의 다양성과 진화에 대한 강좌다. 종간의 유전자 차이에 의해 다양한 종들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생활방식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분자 수준에서 생명현상을 만들어내는 생체 네트워크의 진화를 일반인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는 점이 묘미다.
강연 내용의 일부(1월 중순부터 진행되는 13주 강연 중 1주차)를 지면에 옮긴다.

사람이 어떻게 사람답게 되었는가?
분자진화학은 생명의 다양성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우리는 지구상에 있는 다양한 종(species)의 생물들이 어떻게 생겨났고 변화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실제로는 잘 모릅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생물들의 ‘DNA 증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들이 어떻게 다양성을 가지게 되고,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겠습니다.

분자진화학에서 다루는 주제를 크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특정한 종(species)이 변화(change)를 겪게 될 때 이 변화가 다른 종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혹은 같은 종 내에서 일어나는 변이(variation)인지에 대한 차이점을 다룰 것입니다.

우리는 진화 과정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는 DNA의 변화라고 믿고 있습니다. 진화라 하면 여러분에게 어떠한 뜻으로 다가오나요. 상식적으로 진화는 역사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에 일어난 일(event)들을 알고 그 일들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에서는 분자진화학이 역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생물의 다양성, 기능과 환경을 다루는 학문은 많습니다. 생태학, 생리학, 생화학 등의 과목들이 그 예입니다. 그중에서도 분자진화학은 각 종의 진화를 통해서 겪은 변화들이 실제 생물의 분화에 어떠한 기능을 했고 어떻게 종들의 차이점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사람의 특징을 만드는 DNA

사람들이 분자진화학을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겁니다. 제가 분자진화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사람답게 됐을까.’ ‘사람을 다른 종의 생물들과 구분을 짓는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은 우선 사람들의 행동(behavior), 사고능력 또는 사람들이 가지는 특징을 통해 풀어갈 수 있을 겁니다. 분자진화학에서는 여러 종의 DNA 서열(sequence), 즉 게놈(genome)을 비교함으로써 어떤 DNA가 사람의 어떤 특징을 만들어내게 됐는지를 살펴봅니다.

이전에는 동물의 크기, 수명, 먹는 음식이나 적응하는 환경에 대한 분류 수준에서 그쳤지만 이제는 이러한 항목들을 DNA 수준에서 이해하게 됐고 이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수명보다 더 오래 사는 동물이나 사람이 어떤 DNA 증거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면 생명현상이나 노화, 삶을 이해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축적되면 이를 이용해 미래의 질병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DNA 수준에서 질병의 원인을 알게 되면 해당 질병에 걸릴 사람과 걸리지 않을 사람을 구별할 수 있고, 걸릴 사람들은 약물 요법이나 생활 방식들의 변화를 통해 질병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분자진화에서 다루는 또 다른 큰 주제 중 하나는 고등생물, 하등생물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분류를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이러한 정의 대신 ‘단순(simple)한 생물, 복잡(complex)한 생물’이라는 분류를 씁니다.

흔히 복잡한 생물이 환경에 적응을 더 잘하고 더 발전했으며 고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분자진화학에서는 이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유전자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복잡성이 증가하면 종이 여러 가지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DNA를 다 유지(maintain)하고 그 기능을 발휘하는 데 약점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유전자가 복잡하고 많이 있는 것보다 단순한 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종이 특정 환경에 더 적응을 잘할 수도 있습니다. 화산이나 매우 추운 환경에서 발견되는 극한성 생물들을 보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오히려 불필요한 유전자들을 없애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생물이 복잡한 생물로 진화했다기보다 자연계의 여러 가지 조건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진화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진정한 삶의 모양은 무엇일까

우리가 삶(life)을 얘기할 때 그것의 모양(form)에 대해 언급하면 보통 삶의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 동물은 크기가 크다 혹은 작다, 또는 이 동물은 날아다닌다, 걸어다닌다 등 해당 동물들의 겉모습에 중심을 둡니다. 하지만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삶의 모양(form)’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다윈(Darwin)이 비글(Beagle)이라는 배를 타고 6년 동안 여행을 했습니다. 그는 마다가스카르 섬에 가서 다양한 형태의 새 부리를 관찰하면서 그 새들이 어떻게 환경, 먹이, 습성에 대해서 변하게 됐는지 말하면서 진화를 논했습니다.

그런데 그 배가 6년간 항해를 하면서 풍랑을 만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서 목재나 돛 등을 계속 바꿔야 했습니다. 들르는 항구마다 목재나 돛을 바꾸다 보니 결국 배의 대부분을 바꿨습니다. 심지어 배 표면에 바른 페인트가 낡아 다시 칠을 하면서 ‘비글’이라는 이름까지 새로 써 그 배가 다시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 이 배가 처음 배와 같은 배일까요. 아니면 재료를 바꾸었기 때문에 다른 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재료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 배가 다른 배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같은 설계도에 기반을 두고 만들었고 모양도 같고 이름도 ‘비글’로 같기 때문에 같은 배라고 말합니다.

사실 같은 설계도를 통해서 만든 고유한 배이기 때문에 그 배는 같은 배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면 사람과 같은 생명체는 어떨까요. 우리가 부모님의 DNA를 이용해 태어나 계속 성장하며 매일 무언가를 먹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먹은 음식이 몸의 구성성분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지방, 단백질들이 우리 몸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 빠르면 2~3개월 느리면 1년 내에 완전히 바뀌게(exchange) 됩니다. 어떤 사람이 10년, 20년 그리고 30년 동안 살게 되면 ‘어렸을 때의 나’와 ‘현재의 나’는 완전히 다른 구성 물질로 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다른 사람이 되는 건가요. 아니죠. 저는 같은 이름이 있고 저에게 ‘정체성(identity)을 부여하는 건 제가 가지는 물질(material)이 아닌 제가 가진 정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 제가 생각하는 것, 제 이름 등 삶을 만드는 온갖 것은 정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2
김상욱 | 포스텍 생명과학과 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
목록 닫기

사람이 어떻게 사람답게 되었는가?

댓글 창 닫기

2017/03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