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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위기의 암호화폐

‘벤처1호’ 김진호의 ‘암호화폐 열풍’ 진단

“비트코인 ‘1층’ 이 정상, 적정가 10만 원”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벤처1호’ 김진호의 ‘암호화폐 열풍’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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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지율 연연하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의장은 최근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열풍을 존중하고 긍정적 시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뜻을 비쳤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암호화폐 관련 파생금융 규제 방침을 마련한 후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허용했다. 반면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암호화폐 선물 상장이 현행법과 규정상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런 한국과 미국 간 차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이게 미국의 힘이다. ‘대도시 내국인 카지노’가 한국에선 허용이 안 되지만 미국에서 허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미국의 힘이라 함은…. 

“한국은 암호화폐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통제하거나 감당할 여력이 없어요. 반면 미국은 ‘암호화폐는 일종의 도박이 맞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감당하고 해라. 대신 세금 내라’라고 하는 거죠.” 

암호화폐 정책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 혼선이 빚어졌죠.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방침 발표는 잘한 일이라고 봐요. 장관이 사태를 정확하게 본 겁니다.” 

그럼 밀어붙여야 했나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같은 곳에서 보기에, 20~3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워낙 높은데 이게 타격받는 것이 못내 안타까운 거죠. 그래서 제동을 걸었겠죠. 사실 대통령 지지율 70~80%는 정상적이진 않죠. 일종의 문재인 신드롬이고 신드롬은 깨져야 정상이죠. 지금의 ‘문캠’은 이게 정상이라 생각하고 즐기고 있어요.” 

아마 ‘문캠’ 사람들은 ‘6월까지 어떻게든 이 페이스를 유지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자. 몇 개월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 잘못했어요. 법무부 안대로 하고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아야 했어요. 이게 정도(正道)고, 길게 보면 정도로 가는 게 맞습니다.” 

청와대가 7시간 만에 뒤집었죠. 

“제가 이 정부의 아는 사람에게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정도로 가야지’라고 했죠. 그러자 그는 ‘지지율이 너무 흔들리고 그러면…. 이렇게 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이후에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빠져나올 시간을 준 건 잘한 일이죠.” 

야당은 거래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취지로 주장합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거예요.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비판으로 들려요. 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논거가 없어요.”


“식권보다 못해”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층’이라는 용어를 쓴다. 비트코인이 14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오를 때, 이들은 ‘14층에서 25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한다. 

요즘 비트코인이 25층에서 10층으로 내려갔다고 난리입니다. 

“저는 ‘1층’으로 떨어져야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100만 원? 

“그 아래로. 10만 원 가야죠. 사실 10만 원도 비싸요. 예전에 비트코인 1코인으로 피자 한 판 샀어요. 화폐로서의 효용 가치나 상황이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 그 1코인이 2500만 원까지 갔으니 정상이 아니죠.” 

캐나다에선 KFC에서 치킨도 사 먹을 수 있고, 비트코인을 화폐로 받아주는 업소가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아직 턱없이 적고요.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것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잘 안 하죠. 화폐라면 아무 업소에서나 받아줘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되죠. 을지로에선 회사 식권이 화폐처럼 쓰이기도 해요. 제가 골드뱅크 운영할 때 점심 용도로 직원들에게 1만 원 식권 한 장씩 줬어요. 야근 땐 두 장 줬고. 월말 부근 식당, 당구장, 편의점, 호프집 같은 데에서 총무과로 이 식권을 들고 와 현금으로 바꿔갔죠. 화폐로서의 쓰임새에서 비트코인은 이 식권보다도 못해요.”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 1000만 원대인데,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그렇게 거래되는 게 아닐까요? 

“비트코인이 처음 나올 때 가격에서 4000배나 오른 이유는 딱 하나예요. 선물을 허한 거죠. 선물은 실물이 없어도 되고 미래에 오를지 내릴지에 베팅합니다. 비트코인은 화폐니까 거래의 매개물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는 되지 않고 도박의 대상이 된 것이죠.” 

가치는 그대로인데 가격은 폭등했다? 

“일부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유동성이 없는 것에 유동성이 들어가면 시장이 커져요. 동일한 가치를 가진 두 물건이 있어요. 한쪽은 유동성이 없어요. 가격이 변하지 않죠. 다른 쪽은 유동성이 있어요. 그러면 그 유동성 자체로만 시장가치가 20배까지 커질 수 있어요. 어떤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되는 것만으로 주가가 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원래 비트코인엔 유동성이 없었는데 여기에 반복적으로 유동성이 부여되니 가격이 폭등한 거죠.” 

적정가 10만 원은 어떻게 계산된 거죠? 

“초기에 1코인에 5000원 정도 했는데 20배 유동성 효과를 주면 10만 원이죠. 비트코인이라는 화폐의 희귀성이 있으니 이 정도 유동성은 인정해주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거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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